산업용 금속의 실수요가 증가하면서 산업용 금속과 달러와의 상관관계가 낮아졌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향후에도 경기 펀더멘탈이 개선되면서 원자재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월 들어 국제 유가는 약 10% 가량 하락했다. 아울러 금과 같은 귀금속, 알루미늄·구리 등의 산업용 금속, 옥수수와 소맥 등 농산물 가격도 동반 내렸다. 이에 상품지수가 향후에도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이 기존의 예상보다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히려 시장은 이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한편, 연준의 이런 태도에 달러화 가치는 급격히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특히 금가격은 전일대비 2.2% 오르는 등 눈에 띄게 상승했다.

기본적으로 원유와 귀금속은 달러화에 예민하다. 흥미로운 점은 올해 그 상관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원자재 가격은 상품과 달러화의 관계변화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며 “달러화 대비 원유와 금은 올해 들어 그 상관관계가 높아진 반면, 알루미늄과 구리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어졌다”고 전했다.

▲ 달러와 주요 상품 상관관계 [출처:한화투자증권]

원유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로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이뤄지면서 펀더멘탈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반면, 달러화와는 별개로 움직였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감산 이행 규모가 원유시장의 수급균형을 맞추기엔 부족해 달러화와의 상관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금은 상품 중에서 달러화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데, 실물 수요로 인한 거래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으로 거래되면서 경기 펀더멘탈에 연동되기보다 달러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용 금속인 알루미늄이나 구리는 원유나 금에 비해 달러화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데 이는 산업용 금속이 인프라와 같은 실물 수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실물수요가 개선되면 달러화와의 상관성이 크지 않지만 펀더멘탈이 약할 경우에는 달러화의 상관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올해 달러화와의 상관관계가 낮아진 것은 산업용 금속에 대한 수요가 작년보다 늘어나면서 펀더멘탈이 개선됐다는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주요국 제조업 PMI [출처:한화투자증권]

이는 최근 글로벌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주요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1분기를 기점으로 상승전환했다.

미국이나 유로존과 같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역시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확장 국면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향후 원자재 등 상품 수요가 확대되고, 산업용 금속과 달러화의 상관성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원유 시추공 수와 원유재고 [출처:한화투자증권]

 

다만, 원유는 공급 조절이 시장의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예상 때문에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원유 생산 확대 역시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