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한 회장.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은 가격이 아니라 기술로 승부를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또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핵심기술, R&D라고 생각합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1990년 5월 화장품·의약품 제조전문기업인 한국콜마를 창업한 이후, 27년 동안 기술력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해왔다. 특히 윤 회장의 R&D 중심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콜마는 탄탄한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에서 잇달아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내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자체 개발한 립밤스틱으로 미 대륙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화장품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립밤스틱의 경우 지난해 누적 500만개 수출을 달성했다. 2013년 국내에서 먼저 출시된 립밤스틱은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이듬해 미국 시장에 수출됐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14년 160만개 발주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년간 약 500만개, 국내 판매량을 포함하면 700만개에 달하는 매출수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출 실적의 비결은 세계인의 기호를 만족시킨 제품력이라는 게 한국콜마 측의 설명이다. 립밤스틱은 수분증발 방지 역할이 머물던 립밤 제품에 나노 입자를 안정화시키는 기술을 적용해 즉각적인 보습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은 2014년 입술 보습용 화장품 조성물 특허로 등록됐다.

또 소비자의 사용 편의를 위해 제작된 립밤을 담는 용기만 1800만개를 수출해 제품의 인기와 우수성을 입증했다. 한국콜마는 립밤스틱의 성공적인 미국 수출에 힘입어 현재 중국,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등 각국 기업의 요청으로 신제품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의 ODM(제조자개발생산) 개척자’로 통하는 한국콜마의 이러한 성과는 창립 이후 27년간 이어져온 철저한 품질주의와 R&D 중심의 경영철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 한국콜마 연구소.

현재 한국콜마는 전 세계 5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상품의 기획, 개발부터 완제품의 생산, 품질관리, 출하에 이르기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개발은 연암 박지원의 법고창신(法古創新)처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하면 보다 편리하게 더 빨리 만들 수 있겠는가를 생각하는 일입니다. 새로운 것보다 있는 것을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를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기술력의 열쇠는 인적자원이 갖고 있는 것입니다.”

윤동한 회장의 이런 신념은 창업 초기부터 직원의 30% 이상을 연구원으로 채용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어져 왔다.

한국콜마는 2017년 대졸 신입 공채 사원을 103명 채용했는데 그중에서 40% 이상을 연구 인력으로 선발했다. 아울러 연 매출의 5% 이상을 신소재신기술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등 지속적인 R&D 투자로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력과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

한국콜마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1만5000품목이 넘는다. 하지만 이 제품 중 같은 처방으로 생산되는 것은 단 한 개도 없다. 바로 ‘1사 1처방 원칙’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특허 출원과 등록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하는 요인이다. 2017년 1월 기준 한국콜마는 특허 출원 545건, 등록 319건을 기록하고 있으며, 작년 한 해에만 출원 51건, 등록 42건으로 신기술의 지식재산권 확보에 집중했다. 이는 국내 화장품과 ODM 업계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강학희 원장은 “글로벌 R&D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콜마의 11개 연구소가 PCT(특허협력조약) 국제 특허 출원 등 국내외 특허 관리에 앞장서고 있다”며 “올해도 해외 특허출원을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27주년을 맞는 한국콜마는 앞으로도 화장품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분야별 우수한 기술력을 융복합해 글로벌 넘버원 ODM 기업으로서 위치를 굳건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연구소를 통합해 서울 내곡동에 통합기술원을 구축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통합기술원이 교통 요지인 서울 서초구에 들어서는 만큼 고객 접근성이 높아지고 기술 영업력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글로벌 퓨전테크놀로지 기업으로서의 연구 인프라를 통합하고 더욱 강화시켜나갈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