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통신업계 2,3위 사업자가 손을 잡고 상생·협력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위 통신사업자 SK텔레콤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2등과 3등은 협조하면서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게 필요하다”면서 “KT와의 관계는 계속 더 유지·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LG유플러스는 3등이니까 다른 회사보다 좀 더 타율을 높여야 성공율을 높일 수 있다”며 “3등이 1등과 똑같이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15일 KT뮤직에 267억원 투자해 지분 15%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KT뮤직은 KT그룹의 음악서비스 및 음악유통 전문 그룹사로, KT가 지분 49.99%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투자로 KT뮤직 이사회 총 9석 중 1석을 확보했다.

더불어 ‘KT뮤직’은 사명을 '지니뮤직'으로 바꾸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법인명 변경은 3월 30일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상생? 알고 보면 1위 업체 견제 위한 2·3위 협동작전

KT와 LG유플러스의 협력은 이로써 벌쩌 세 번째다. 이번 협력은 단순 사업협력을 넘어 공동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양사는 “경쟁 통신사 간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단순 사업협력을 넘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투자에 대해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통신사간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국내외 뮤직 사업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심 끝에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LG유플러스 고객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음악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4차 산업 혁명의 초입에서는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역량을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양사가 갖고 있는 최고의 IoT(사물인터넷) 기술과 KT의 기가지니 등 AI 역량 등을 결합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월부터 내비게이션 사업에서 각 사가 따로 수집하던 이용자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IoT 기술 방식 중 하나인 NB(협대역)-IoT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NB-IoT는 SK텔레콤이 내세우는 로라(LoRa)망과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향후에도 국내외에서 협력할 회사가 있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누구라도 손잡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회장. 출처=KT, LG유플러스

‘음악 플랫폼’ 통신사에게 매력적인 시장···지니뮤직 1등 목표

출처=지니뮤직

KT-LG유플러스-KT뮤직 3사는 음악콘텐츠 수급·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을 추진해 ‘지니뮤직’ 1등 기업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SM·YG·JYP 등 기존 주주기획사들과 함께 음악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음악서비스 플랫폼은 독립적 서비스로 제공되기보다는 통신사와 연계돼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향후 AI서비스와 연동해 생태계를 넓히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가 음원 서비스를 노리는 이유다.

현재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 점유율 1위는 50% 점유율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 차지하고 있다. KT뮤직은 20% 점유율로 2위다. KT뮤직에서 사명을 변경할 지니뮤직이 LG유플러스의 참여로 경쟁구도를 바꿀수 있을지 주목된다.

콘텐츠 업계관계자는 “이번 협력으로 거의 50대 50 균형이 맞춰진 상황”이라면서 “누가 더 우수한 콘텐츠를 갖고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KT는 이번 협력으로 음악사업을 비롯한 미디어 플랫폼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지분투자를 통해 올해 상반기 내로 ‘지니’를 포함한 다양한 신규 음악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자체 음악 플랫폼이 없었던 LG유플러스는 CJ E&M의 엠넷닷컴 제휴해 음원 콘텐츠를 사용했었다.

또한 지니VR,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 등 기존 서비스 고도화 진행도 기대된다.

AI 관련 서비스 고도화에 대해 KT 관계자는 “아직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언젠가는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업 논의는 4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