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료기기기업 BIG3의 2017년 병원가 공략 솔루션은 무엇일까.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제33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서는 이들 기업의 새해맞이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2015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3571억달러로 추정되며 의료기기 선진국인 미국, 일본, 독일이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약 56%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내 시장은 외국 기업인 지멘스, 필립스, GE헬스케어, 도시바메디컬 등 4개 외국사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14년부터 불참하고 있는 지멘스를 제외한 3개사의 전략을 살펴봤다.

<도시바메디칼> “개원가 프리미엄 주도하겠다”

▲ 도시바메디컬 '엑사리오'

도시바메디칼의 KIMES 공략 주요 전략은 개원가 의료기기의 프리미엄화다. CT나 MRI 등 300병상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대형 의료기기가 아닌 초음파기기를 주무기로 내세워 전시했다.

도시바메디칼관계자는 “장비를 구매할 때는 물론 가격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최근 중소형병원에서는 프리미엄 장비를 병원의 홍보포인트로 둬서 구매하며 경쟁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주력제품은 초음파진단기 하이엔드 라인인 어플리오(Aplio) 시리즈와 미드엔드 라인인 엑사리오(Xario) 시리즈다.

특히 보급형 장비인 ‘엑사리오 200’은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마이크로혈관이미징기술(SMI) 적용이 가능해졌다. SMI기술은 개원가에서도 대학병원과 같은 탁월한 진단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바의 초음파 프리미엄 핵심기술이다.

‘어플리오 300·400’의 경우 도시바의 최고급 초음파진단기 ‘어플리오 500’에만 사용 가능했던 횡파탄성영상기법(SWE)을 적용했다. 해당 영상기법은 작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간섬유증과 유방병변진단에 각각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심의를 통과해 신의료기술로 등재됐다. 이에 따라 비급여진료코드 신청이 가능한 ‘인정비급여’ 대상으로 승인되면서 병원 수익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작년 도시바에서 캐논으로 매각된 이후 회사의 안정성을 걱정하는 소비자가 존재하는 것은 맹점이다.

도시바메디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비가 보통 10년을 주기로 교체되는데 그동안 회사가 없어지거나 서비스가 끊기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부분을 최대한 신경 쓰고 신뢰도를 구축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GE헬스케어> 전방위 커버 가능한 다양한 라인업

▲GE헬스케어 '볼루손'

GE헬스케어는 초음파진단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과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영상의학과, 내과, 근골격 등에 쓰이는 범용초음파 로직(LOGIQ) 시리즈, 산부인과 전용 초음파기기인 볼루손(Voluson) E시리즈, 심혈관 검사에 특화된 비비드(Vivid) 시리즈 및 휴대용 초음파기기까지 총망라했다.

GE헬스케어 관계자는 “개원가부터 대학병원까지 초음파를 사용하는 과라면 90%까지를 커버할 수 있도록 과별 특성에 맞춘 하이엔드부터 로우엔드까지 제품라인업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앰뷸런스 등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현장진료용 휴대용 초음파기기 브이스캔(Vscan)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술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브이스캔 익스탠드(Vscan Extend) DP’는 터치 스크린 형식으로 흑백 해부학적 영상과 칼라 코드 혈류 영상 사이를 실시간으로 전환할 수 있어 더욱 신속한 진단을 돕는 한편 신체 내부를 고해상의 이미지로 출력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였다. 또 저장한 이미지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 사용자간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응급현장에서 빠르게 진단을 내리는 데 유리하다. 식약처 승인은 아직 받지 못했다.

단순 제품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의료인간 네트워크도 형성해준다. GE헬스케어가 전세계적으로 운영하는 GE초음파클럽의 회원이 되면 전세계 의료진들과의 네트워크가 가능해지며 온오프라인으로 제공되는 초음파 기기 사용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필립스> 환자·병원 중심 의료가치 창출

▲ 필립스 '커넥티드 모니터링 솔루션'

필립스는 의료인의 편의성뿐 아니라 환자 중심 의료까지 고려했다. 이번 KIMES에서 필립스는 환자와 병원 중심의 토탈케어솔루션을 제시했다.

필립스가 최근 세종병원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에 도입한 커넥티드 모니터링(Connected Monitoring Solution) 솔루션은 병원내 여러 환자감시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중환자실, 응급실, 병동할 것 없이 의료진이 언제 어디서나 환자의 임상정보를 끊김 없이 모니터링할 수 있다. 태블릿과 연동이 되기 때문에 중앙 스테이션에 있지 않은 간호사가 한 환자의 임상정보에서 이상한 점을 감지했을 때 이러한 정보를 의사의 태블릿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의료진이 빠른 임상결정을 내릴 수 있어 환자가 신속한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

필립스는 의료진의 편의성을 높인 범용 초음파 신제품 어피니티30(Affiniti 30)도 새롭게 선보였다. 어피니티 라인 중에서는 로우엔드지만 고사양 장비와 동일한 플랫폼과 정밀한 빔포밍(Beam Forming) 기술이 적용돼 고해상도의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대학병원을 넘어 개원가까지 공략하겠다는 필립스의 전략이다.

어피니티30은 워크플로어도 개선했다. 워크플로어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의료진의 편의성과 관련된 개념이다. 예를 들면 환자의 이름만 입력해도 그 환자의 병변 부위에 맞춰 표본화된 이미지가 자동으로 세팅된다.

필립스관계자는 “검사를 할 때 한 부위의 검사를 위해 의료진이 일일히 여러 번 이미지를 보며 결과값을 내야 하는데 그 스탭의 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해 직관력을 높였다”며 “이를 통해 빠른 검사와 진단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Smarter, Easier, Healthier'를 주제로 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코엑스에서 개최되는 KIMES2017에는 41개국 1292개사가 출품사로 참여했다. 국가별 출품업체수는 한국이 579개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154), 미국(125), 독일(88)순이었다. 출품품목별로는 피부미용 및 건강관련기기를 내놓은 업체가 224개사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