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한집에 사는 부부 간에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통을 한다. 과거 대가족제도에서는 집 안에 삼촌, 고모,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어 상담역이나 친구가 돼줄 사람이 주위에 늘 있었는데, 이제는 핵가족화되면서 부부 간에도 주말부부처럼 각자 떨어져 지내는 상황이 많아졌다. 그러나 휴대폰에 이런 마음의 거리를 좁혀주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져, 비록 문자로 소통을 하고 있지만 항상 곁에 ‘들창문’처럼 열려 있어 무슨 생각이든 언제나 전할 수 있다는 것은, 외롭고 삭막한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둠 속 빛과 같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의 문제는 가족이나 직장 동료 같이 부딪히며 해결해 나가는 공동체가 아니라서 언제든지 부담 없이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마음에 맞는 사람과만 통하고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은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래서 ‘소수의 진실’이 ‘보편적 진실’로 둔갑할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거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보편적이지 못한 극단적 의견과 주장이, 감성적이고 충동적 동조가 가능한 소셜 미디어에서는 순식간에 다수의 의견과 주장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반면 소셜 미디어의 자정 메커니즘이 생각보다 성공적인 기능을 하고, 그래서 문제가 있는 의견과 주장은 현실적인 오프라인에서 보다 더 효과적으로 걸러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는 결국 성향이 맞는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이 되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동종끼리의 세계를 구축하고, 이종 간의 갈등은 점점 더 깊어간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세대 간의 갈등이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세대 간 갈등이 2년 사이에 56%에서 62%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여러 세대가 각기 그 시대의 문제의식과 소통방법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데 특히 소셜 미디어는 이런 이종 간의 교류가 적기 때문에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똑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같이 있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분석해본다.

태음인들만 모이는 그룹은 항상 신중하고 절제가 있어서 복잡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집단이다. 태음인 가족은 무뚝뚝하고 말이 없어 정이 없는 사람들 같지만 마음 속에는 아주 깊은 배려가 있어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다. 특히 먹는 것에 많은 집착이 있어 만남이나 모임에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이라는 매개체가 있다면 더없이 좋은 그룹으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모두 속마음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아 서로 그릇이 크고 작은 것을 가지고 싸우다 보면 큰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소음인들만 모이는 그룹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까지는 아주 냉랭하고 말은 하지 않고 눈치만 보는 상황이 오래 갈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가볍게라도 부딪히고 마음이 통하면 죽고 못 사는 단짝들이 생겨난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사소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 알뜰한 그룹으로, 자신이 맡은 작은 일을 꼼꼼히 정확하게 해나가며, 원대한 그림은 못 그리지만 좋은 포도주만 자주 준비하면 작은 일을 차질 없이 잘 해나갈 수 있다. 다만 사소한 일로 자존심을 상하면 싸우지도 않으며 갈라져 도저히 화해를 할 수 없는 철천지원수가 될 수도 있다.

소양인들이 모인 그룹은 한마디로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일을 기획할 수 있는 기획단이다. 비록 세상의 흐름을 너무 앞서가는 엉뚱한 계획을 도모할 때도 있지만 흐름을 잘 타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문제는 항상 너무 서두르고 치밀하지 못해 계획성이 모자라다. 서로 성격이 화통해 쉽사리 만나 속마음을 바로 털어 놓기 때문에 사교의 달인이라 할 수도 있다. 영업도 잘하고 사무도 꼼꼼히 잘 보는, 관리도 잘할 수 있는 그룹인데 문제는 일을 너무 벌여서 수습을 못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양인 가족들은 밖의 일이 너무 많아 집에서의 소통이 힘들고 생각이 많아서 상대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기도 전에 자신의 주장을 먼저 펴느라 잦은 충돌이 있을 수 있다.

옛날 ‘성현(聖賢)’이라는 사람들은 남의 말을 잘 듣고(耳), 자신의 말을 조리 있게 잘해(口) 위 아래로 소통이 잘되는(王)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소셜 미디어라는 좋은 소통 기구를 통해 모든 사람이 좋은 말을 하고, 남의 말을 잘 경청한다면 세대 간의 갈등도 좁혀질 수 있는 이 좋은 세상을… 혀를 잘못 놀리고 왜곡된 마음으로 남의 말을 듣고 있으니 우리들의 가족과 사회 구성원은 점차 헬조선으로만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