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도적인 인상의 RM 50-03 맥라렌 F1. 출처=리차드 밀

리차드 밀의 시계는 남다르다. 토노형 케이스, 듣도 보도 못한 신소재, 고도화된 기술력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리차드 밀은 기존의 것을 거부하고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결과 20년이 채 안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명품 시계’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한 리차드 밀의 시계는 비싸다. 비싸도 보통 비싼 게 아니다. 엔트리 가격이 8천만원을 호가하고 수억을 넘는 시계가 태반이다. ‘명품 시계’하면 흔히 떠올리는 롤렉스의 엔트리 모델이 1000만원 미만이란 점, 시계의 제왕이라는 파텍필립의 가격 문턱이 2000만원대인 점 등을 감안하면 리차드 밀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리차드 밀의 독특한 시계들은 전 세계 유명인들에게 사랑받으며 부의 상징이자 성공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국내에서는 지드래곤과 양현석의 시계로 유명하며, 퍼렐 윌리엄스와 폴 포그바 또한 리차드 밀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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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M 50-03 맥라렌 F1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크로노그래프 워치다. 출처=리차드 밀

리차드 밀의 시계는 실로 기상천외하다. 지난해엔 에어버스와 함께 항공 소재를 사용한 시계를 선보이더니 올해는 F1 레이싱 팀인 맥라렌과 협업해 새로운 시계를 내놓았다. RM 50-03 맥라렌 F1이 그것인데, 묵직하고 강인해 보이는 얼굴 뒤엔 반전이 숨어 있다. 스트랩을 포함한 시계 전체 무게가 40g을 넘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무브먼트 무게는 단 7g이다. 리차드 밀은 RM 50-03 맥라렌 F1을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크로노그래프’라 자신했다. 이토록 가벼운 시계가 탄생한 데엔 신소재의 공이 컸다. 이 시계에 들어간 신소재를 나열해 보자면 티타늄, 카본 TPT, 그래프 TPT 등이다. 익숙한 건 티타늄 하나. 나머지 둘은 영 생소하다. 리차드 밀의 설명에 의하면 카본 TPT는 평행 필라멘트가 600개가 넘는 층으로 구성된 물질로 뛰어난 강도는 물론 고온 저항성, 높은 전자파 투시도를 자랑한다. 그래프 TPT는 올해 리차드 밀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소재인데, 카본 TPT에 그래핀(흑연을 가장 얇게 한 겹 떼어낸 것)을 주입한 물질이라 생각하면 쉽다. 이렇게 탄생한 RM 50-03 맥라렌 F1의 케이스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비교해 6배 이상 가볍고 200배 이상의 내구성을 보장한다.

 

▲ 신소재 연구에 여념이 없는 영국국립그래핀연구소의 연구원들. 출처=리차드 밀

리차드 밀의 엔지니어들은 이 놀랍도록 가볍고 단단한 시계를 완성하기 위해 과학자들과 힘을 합쳤다. 특히 그래프 TPT 소재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국립 그래핀 연구소의 연구 과정에서 제안된 것이다. 2004년 세계 최초로 그래핀 분리에 성공한 맨체스터 대학교의 안드레 젬 교수는 6년 뒤 공동 연구자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렇다. RM 50-03 맥라렌 F1을 만드는 데 무려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팀이 투입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뿐 아니라 리차드 밀의 파트너 사인 신소재 기업 NTPT(North Thin Ply Technology)와 맥라렌의 계열사인 맥라렌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McLaren Applied Technologies)가 RM 50-03 맥라렌 F1의 연구, 개발, 테스트에 참여했다.

RM 50-03 맥라렌 F1의 주요 기능인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는 시간을 나눠서 측정할 수 있는 기능으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두 개의 초침이 함께 돌아가다가 스톱 버튼을 누르면 한 초침은 멈추고 다른 한 초침은 계속 움직이면서 두 개의 기록을 재는 방식이다. 전 세계 75점 한정 생산하며 각 시계에는 페르난도 알론조와 스토펠 반도른이 몰았던 멕라렌-혼다 머신의 1:5 모형이 함께 제공된다.

 

무브먼트 RM 50-03 칼리버  기능 시, 분, 초,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옹,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토크 인디케이터, 기능 인디케이터  케이스 그래프 TPT  스트랩 그래핀 주입 러버 스트랩  가격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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