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과 치킨 업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치킨 업계가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자 당국이 세무조사 카드까지 빼들며 강력 대응 방침을 선언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은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다.

이 대목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계인 BBQ의 '가격 인상 당위론'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BBQ가 20일부터 가격을 인상하겠다며 그 이유로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은 물론 배달앱 수수료까지 거론했기 때문이다.

국내 배달앱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이 발끈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4일 입장자료를 통해 "우리는 이미 1년 반 전인 2015년 8월에 ‘수수료 0%’를 선언하며 바로결제 건당 수수료를 전면 폐지했다"며 "BBQ가 치킨 가격 인상 요인으로 배달앱 수수료를 거론한 것은 배달앱에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 구글 검색 개인 블로그. 출처=배달의민족

나아가 BBQ의 자가당착을 지적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BBQ측의 기존 광고 및 마케팅 행태를 볼 때 (배달앱 수수료를 치킨값 인상의 이유로 거론한 것은)모순"이라며 "BBQ는 요기요와 대대적으로 공동 프로모션을 벌이기도 했는데, 일례로 작년 12월에는 자사 치킨 상자에  ‘요기요 앱에서 주문하면 5,000원 즉시할인!’ 문구까지 새겨 광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는 지금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치킨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BBQ가 실은 본사 차원에서 ‘배달앱 수수료를 더 많이 내라고 부추긴 격’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배달의민족은 BBQ에 즉각 유감의 의사를 전하는 한편, 꼭 배달앱 수수료를 치킨값 인상의 이유로 거론하려면 수수료를 받는 업체·서비스명을 명시해서 표현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자사의 판단에 따라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자유이나 배달앱 수수료 핑계를 대며 정당화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굳이 배달앱 수수료 핑계를 대려면 실제 수수료를 받고 있는 업체를 명시해야지 이렇게 뭉뚱그려 ‘배달앱’이라고 통칭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배달의민족 입장에서는 오해를 받고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만만한 것이 스타트업'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당장 배달의민족의 경우 중기중앙회의 편파적인 보도자료로 느닷없는 '골목상권 파괴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는 등 수난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번 치킨 업계의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와는 별개로, 최소한 주장을 펼칠 경우에는 냉정하고 차분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