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보복이 심해지고 있다. 비록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을 거치며 나름 숨 고르기에 나서는 장면도 연출되지만 아직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에는 크루즈를 타고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3000명이 하선하지 않고 2톤에 달하는 쓰레기만 버리고 중국으로 떠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 지점에서 '강대강' 대결을 통해 신경전을 벌이는 것을 자제하고 나름의 전략적 유연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주권 국가의 측면에서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외교적 여지를 남겨둔 상태에서 사드 보복을 일종의 '전환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다각화가 답이 될 수 있다. 대만의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2016년 1월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이 휘청이고 중국과 날을 세웠던 차이잉원 총통 당선이 유력해지자 중국은 대만을 대상으로 관광 제한 보복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장 총통 취임 직후 대만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반토막났으며, 여행업계 종사자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만은 이를 다변화의 발판으로 삼아 반전에 성공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가운데 동남아시아 및 다른 나라 관광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6년 기준 대만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69만명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중국인 관광객도 '슬쩍' 돌아오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이를 기념해 자신의 SNS에 9개 국어로 인사말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중국과 일본의 희토류 전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고 플랫폼을 다각화시키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최적의 방법이라는 뜻이다. 최근 MCN 업계가 빠르게 MPN으로 접어들며 레거시 미디어 플랫폼의 가치를 잡아가는 부분과도 일맥상통한다.

사드 보복의 '첫 타깃'은 K-뷰티도 마찬가지다.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사드 배치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지만 나름의 다각화 전략을 구사해 눈길을 끈다.

▲ 출처=실리콘투

K-뷰티 유통전문기업 실리콘투는 사업 초기부터 수출다변화 정책을 수립한 케이스다. 현재 중국 의존 비율을 낮춰 온라인 및 오프라인 판매 마케팅 채널을 통해 미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 80개국에 120여개의 국산 화장품 브랜드, 6000개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더불어 다년간 쌓아온 미국, 유럽, 중동, 남미, 동남아 등 현지 파트너들과의 안정적인 유통망과 자사 소유의 해외 역직구몰 ‘스타일코리안’(stylekorean.com)를 통해 지난해 450억원 매출을 기록한 바 있으며, 금년도에는 600억원 이상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성운 대표는 “K-뷰티가 중국 수요를 기반으로 단기간 굉장한 성장을 했다”며, ”K-뷰티 붐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K-뷰티의 품질은 다른 나라가 따라오기 쉽지 않을 만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 화장품을 대체할 제품은 전세계에서 한국산 화장품, K-뷰티 밖에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나아가 "K-팝은 중국이나 일본 뿐만 아니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미국, 남미, 유럽 등 전세계인이 가장 주목하는 문화콘텐츠 중 하나다. K-뷰티 시장도 무궁무진하다”라며, “2015년 100여개이든 해외 거래처가 2016년도 252개, 2017년도는 500개 이상으로 무려 500%이상 급증하고 있다. 단일 브랜드로 해외 공략은 힘들다. 해외 역직구몰 ‘스타일코리안’(stylekorean.com)을 K-뷰티 플랫폼으로 성공신화를 계속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내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동남아시아, 북미, 제2의 중국으로 불리는 중동 등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특히 중동이 매력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동의 화장품 시장은 2015년 규모 180억 달러에서 2020년 360억 달러로 연평균 15%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 외 시장도 전망이 좋다. 코트라 토론토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국산 화장품의 캐나다 수출은 최근 4년간 6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수출 구성은 92%가 로션과 보습크림, 마스크팩 등 스킨케어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색조화장 등 다른 시장을 개척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내년에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3년 차를 맞아 화장품 관세가 전면 철폐되는 것이 새로운 도약 기회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관 달리 동남아와 미국, 일본의 뷰티시장 진출 노력도 큰 결실을 거두고 있다. 결국, 다각화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