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광명21세기병원

허리디스크와 함께 3대 허리질환으로 꼽히는 척추관 협착증은 젊은층보다 중장년층에서 발생률이 훨씬 높은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2008년 64만 명에서 2012년 114만 명으로 연평균 15.6%씩 증가하였으며, 연령대별로 살펴본 결과 50대부터 발생률이 급증하기 시작하여 70대에 가장 많은 진료인원을 차지하고 있었다.

척추관 협착증이 이렇게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척추관 협착증이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주변 신경이 눌려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척추관이 좁아지는 원인의 대부분은 퇴행성 변화로 인한 후관절, 황색인대 등의 척추관절 변화 때문이다. 그래서 퇴행성 변화가 주로 시작되는 40대부터 서서히 나타나 50~60대에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척추관 협착증의 주요 증상으로는 엉치 주변의 통증, 다리의 감각저하나 저림 증상으로 인한 보행의 불편함, 요통 등이 있다. 이러한 통증은 허리디스크의 증상과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분명히 있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허리를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펴면 통증이 완화되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반대로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완화된다. 또한 허리디스크는 잘못된 자세로 인해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층의 환자가 있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로 인한 근육과 인대의 퇴행이 원인이 되므로 중장년층에 환자가 집중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남성 환자보다 여성 환자가 약 2배정도 더 많고 여성 환자 중 50세 이상이 9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년 여성의 허리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중의 하나이다.

중장년층 여성에게서 척추관 협착증이 더 많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폐경이후에 나타나는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폐경기와 관련 있는 호르몬 변화 중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뼈를 생성시키는 세포를 손상시키고 근육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근육량의 감소는 척추관절을 지탱하는 힘이 떨어져 다양한 척추질환에 노출되기 쉬워지고 인대가 늘어나면서 위 척추 뼈가 아래 척추 뼈보다 배 쪽으로 밀려나는 척추 전방전위증이 척추관 협착증과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생기는 무력함과 통증 등은 운동량 감소로 이어져 뼈의 소실과 근육량 감소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남성보다 조금 더 이른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되고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그 변화가 더 빠르게 일어나면서 여성의 척추관 협착증 발생률이 점점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급성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서서히 증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에 따라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효과가 없을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로는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어 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하는 감압술을 시행할 수 있다. 퇴행성 변화가 심한 경우에는 뼈와 인대뿐만 아니라 척추관절을 함께 제거해야 하는데 이때 척추가 불안정해질 수 있어 척추 마디를 나사못으로 고정하고 뼈를 이식하는 유합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수술적 치료가 고령의 환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에는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 연구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내시경을 통한 시술 방법으로 피부에 5mm 정도의 작은 2개의 구멍을 통해 한쪽으로는 내시경으로 직접 병소를 확인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기구를 이용해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원인을 제거하는 시술로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척추 불안정과 같은 후유증이 드물다는 장점이 있다. 척추관 협착증을 수술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증상이 악화되거나 마비, 대소변 장애 같은 증상이 급성으로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므로 충분한 기간을 두고 보존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평소 생활습관 개선으로 허리의 부담을 줄이면서 근력운동을 병행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퇴행성 변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현상이다. 안타깝게도 퇴행성 변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있는 방법은 없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조금은 더 천천히 찾아오게 만들 수는 있다. 배우자를 위해 자식을 위해 내 몸 돌볼 틈 없이 살아온 우리 어머니들이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건강을 위한 삶을 살아가며, 다양한 퇴행성 질환으로부터 멀어지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