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vimeo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주목하며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홈 IoT를 통합 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음성 명령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기기를 아파트에 도입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스마트홈 시장은 2014년 8조5677억원 규모에서 2015년 10조4000억원으로 20% 성장했으며, 2019년에는 23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능형 스마트홈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대건설과 함께 서울 목동, 경기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 등 아파트 2000가구에 지능형 스마트홈을 처음 도입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음성인식 스마트홈 아파트’를 선보이기 위해 전문 부동산 기획·개발 기업 아시아디벨로퍼와 계약을 맺었다.

‘지능형 스마트홈’을 이용하는 거주민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불꺼’, ‘가스 잠가’, ‘창문 닫아’ 등 자연어를 활용해 말 한마디로 손쉽게 가전기기를 작동할 수 있게 된다. ‘지능형 스마트홈’은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능을 통해 고객의 위치정보·수면패턴·이동패턴 등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추천하거나 가전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다. SK텔레콤은 ‘조명 꺼’ 라고 명령을 내리면 “어느 방 조명을 꺼 드릴까요?”라고 대답하는 대화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SK텔레콤은 별도의 스마트폰이나 허브 없이도 모든 IoT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지능형 스마트홈’을 업그레이드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고객이 집 안에서 별도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나 영화 볼래” 라고 말하면 ‘스마트홈’이 개인의 영화 시청 패턴을 분석해 커튼이 닫히고 조명 조도를 조절해 주는 방식이다.

조영훈 SK텔레콤 Home 사업본부장은 “SK텔레콤의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주거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출처=KT

KT는 인공지능 기반 홈비서 서비스 기가지니(GiGA Genie)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 1월 출시한 기가지니는 스피커, 카메라 등 똑똑한 기능을 갖춘 IPTV 셋톱박스의 이름이자 AI 기반 홈 비서 서비스다. 유무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TV 및 음악 감상, 일정관리, 교통안내, 홈 IoT기기 제어, 영상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기가지니는 도어락, 홈캠, 에어닥터, 가스밸브 등 11가지 홈 IoT 기기와 연동된다. 외출에서 돌아와 초인종을 누르며 ”지니야 현관문 열어줘”라고 말하면 문이 열린다. 외출하면서 “지니야 가스밸브 잠가줘”라고 말하면 밸브가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확인 후 가스밸브를 잠가준다.
 
KT는 ‘기가 IoT 홈캠’, ‘기가 IoT 홈 피트니스’ 등 가정용 IoT 상품도 출시했다.

기가 IoT 홈캠1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홈캠 단말로 촬영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홈 CCTV상품이다.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긴급 통화 버튼을 눌러 바로 kt텔레캅에 출동을 요청할 수도 있다. 집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기가 IoT 헬스밴드·바이크·골프퍼팅 등도 있다.

KT 측은 “향후 에너지, 자동차 등 다양한 서비스에 기가지니 플랫폼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면서 “더 나아가 지능형 네트워크 인프라 및 빅데이터 등 핵심 ICT 기술과 함께 기존 5G 및 IoT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주택건설 시장에 진출해 홈 IoT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제일건설, 청일건설 등과 아파트 2만세대에 IoT시스템 구축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수도권 오피스텔에도 ‘고급형 IoT허브’, ’열림감지센서’, ‘플러그’, ‘스위치’ 등 LG유플러스의 대표적인 IoT 상품을 공급하며 건설사와 제휴를 통한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가정용 IoT 사업의 일환으로 동양건설산업의 신축 아파트 1750세대에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입주민에게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LG유플러스 홈IoT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합 제어하는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IoT@home’을 통해 조명, 난방, 가스, 대기전력차단 등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나중에 따로 구매하는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의 IoT 가전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LG유플러스 홈IoT 가입가구는 60만을 넘었다. 향후 대형 건설사들과 IoT서비스 공급계약을 추가로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신규 상품 출시를 통해 연내 100만 가입자를 달성할 계획이다. 

류창수 LG유플러스 IoT 제휴담당 상무는 “건설사, 오피스텔에 이어 주택조합 아파트에도 홈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택건설 시장에서 엘지유플러스의 홈IoT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홈IoT를 위해 더욱 다양한 분야의 제휴사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이 홈 IoT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현묵 오픈헬스데이터 이사는 “통신사의 스마트홈 서비스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통신사가 IoT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

신 이사는 “통신사가 내놓는 IoT 서비스 대부분이 폐쇄형”이라면서 “오픈API 등 개방된 서비스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폐쇄적인 생태계 조성 방식은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 이사는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중국에서 팔리는 스마트폰 센서들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이라며 “벌써 IoT 디바이스 부품들이 대량생산체제로 넘어간 상황이며, 하다못해 알리바바에서 나오는 스마트홈 관련 제품들은 엄청나게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 이름을 앞세워 IoT 제품을 파는데 집중하기보다 생태계를 열어두고 서포트 해야 한다”면서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나 아마존, MS 등을 참고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IT기업들은 플랫폼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와 SDK(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등을 외부에 공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오픈플랫폼 전략의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인공지능(AI) 알렉사의 API와 코드 샘플, 툴 등이 담긴 ‘알렉사 스킬 키트(Alexa Skills Kit)’를 공개했다. 알렉사 스킬 키트는 개발자들이 자신의 제품에 알렉사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AI 소프트웨어 개발자도구다. 아마존은 API 개방으로 다양한 개발자와 협력사가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면서 자체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