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징악’ 스토리텔링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장 선호되는 전개다. 선한 주인공(들)은 온갖 역경을 견뎌내 결국 악한 세력들을 이기고 값진 승리를 쟁취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뻔한 듯 하면서도 관객들에게 언제나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많은 이들의 염원이 빛을 발한 역사적인 날, 조금은 시간이 지난 영화지만 다시 찾아보면 이전보다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소개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레 미제라블 (Les Miserables, 2012)

영화의 세부적인 내용보다 극중에 나오는 OST로 더 많이 알려진 영화다. 사실상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프랑스 혁명의 분위기를 고조시킨 노래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은 왕정의 폭압에 맞선 시민 혁명군의 눈물겨운 투쟁을 잘 담아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본 영화의 원작은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장편 소설 <장 발장(Jean Valjean)>이다.

영화는 주인공 장발장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끔찍한 감옥 생활을 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이를 통해 프랑스 혁명 당시 왕정 및 귀족들의 사치와 향락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일상이 단적으로 표현된다. 장발장의 딸 코제트와 시민 혁명군 청년 리더 마리우스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절망적 상황 가운데서의 한 자락 희망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절정인 프랑스 혁명은 결국 시민 혁명군의 승리로 끝이 나고 장발장은 온갖 어려움 끝에 사랑의 결실을 이룬 딸 코제트의 가장 행복한 미소를 보게 된다.     

뮤지컬 영화를 표방하기 때문에 다소 생소하고 지루할 수 있는 영화지만, 프랑스 혁명 장면에서 시민들이 목 놓아 부르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가 울려 퍼지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OST 속의 가사는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한다.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그대는 들리는가! 성난 민중들이 부르는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지 않겠다는 다짐!)

 

▲ 출처= 네이버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3연작 중 가장 마지막 작품이다. 이전의 작품들인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에서는 영웅 배트맨의 탄생과 고뇌를 다뤘다면, 이 작품은 악당 ‘베인’에게 일격을 당한 배트맨이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재기해 베인에게 승리를 거두고, 무질서상태에 빠진 고담시를 구해내는 과정들을 담았다.

이전까지의 악당들이 고담시에 대한 테러 정도로 끝났다면 본 작품의 악당 베인은 아예 도시의 행정권, 군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자신들만의 나라를 만든다. 배트맨을 한 번 이긴 베인은 고담시 감옥에 갇힌 모든 범죄자들을 풀어주고, 그들을 구속했던 경찰들을 잔혹하게 숙청하며 공포로 통치한다. 이 때 구사일생으로 재기에 성공한 배트맨은 고담시에 숨어서 저항운동을 펼치던 경찰들과 힘을 합치고 결국 베인을 포함한 악의 잔당들을 모두 제거한다.  

극중에서 배트맨이 고든 형사에게 전하는 대사 한 마디는 이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Anyone can be a hero, Even a Man who coat around young boy's shoulder's to let him know the world hadn't ended"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어요. 어린아이의 어깨에 코트를 걸쳐주며, 아직 세상이 끝나지 않았다고 얘기해주는 사람도 영웅이죠)    
            

▲ 출처= 네이버 영화

원피스 극장판 8기 - 사막의 공주와 해적들(砂漠の王女と海賊たち, 2007)

1999년 처음 출시돼 약 20여년의 시간 동안 전 세계에 수많은 ‘덕후’들을 양산하고 있는 만화 ‘원피스’의 9번째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원피스 tv판 애니메이션 <알라바스타 편> 92화~130화의 내용을 한편으로 축약했다. 본 작품은 어둠의 조직 바로크워크스의 협박에 농락당하면서 혼란에 빠진 사막의 왕국 알라바스타의 이야기를 다룬다. 대대로 알라바스타를 다스려 온 네펠타리 왕가는 훌륭한 정치를 통해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해적 ‘크로커다일’이 이끄는 조직 바로크워크스가 등장해 왕가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성장한다. 크로커다일은 왕을 협박해 정치에 개입하며 ‘국정을 농단’하고 나라의 모든 재화를 바로크 워크스의 손아귀에 넣고자 한다. 이 때 알라바스타를 방문한 주인공 루피 해적단은 홀로 외로운 저항운동을 하고 있던 왕국의 공주 ‘비비’를 도와 바로크워크스의 간부들과 크로커다일을 물리치고 왕국의 평화를 되찾는다. 

크로커다일의 농간으로 나라가 두 세력으로 갈려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는 알라바스타 국민들을 향해 울부짖는 공주 비비의 절규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사욕을 채우기 위해 국가를 장악하고 혼란에 빠트린 악의 세력을 몰아내는 본 작품의 스토리텔링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