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플리커

애플 음성비서 시리가 상하이 방언을 배우기로 했다. 음성비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의도라는게 업계 진단이다. 현재 음성비서 시장에서는 구글의 구글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 애플 시리 등 기술 기업의 경쟁이 뜨겁다. 음성비서 시장에서 선두에 나서려면 다양한 언어가 필수다.

기기가 언어를 말하는건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영국 발음으로 축구 점수를 물어봤다. 음성비서는 미국식 표현인 ‘투-낫띵’(two-nothing) 대신 ‘투-닐’(two-nil)이라고 말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시리가 중국 상하이 방언을 배운다고 보도했다. 시리는 현재 36개국에 사용되는 21가지 언어를 할 수 있다. 아마존 알렉사는 영어와 독일어만 알아듣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는 13개국에 쓰이는 8개 언어를 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픽셀'에만 적용됐으나 현재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에도 적용된다.

애플은 시리에 새로운 언어의 악센트와 방언을 가르치기 위해 대본 읽어주는 사람을 두고 있다. 알렉사 아세로(Alex Acero) 애플 스피치 팀장은 “고용된 사람이 대본을 읽어준다”면서 “컴퓨터는 대본에 적혀있는 언어의 표현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다양한 목소리와 음성 대역도 연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세로는 애플이 ‘딕테이션 모드’(dictation mode)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딕테이션 모드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이용자가 딕테이션 모드를 선택할 경우 애플은 음성 기록을 수집한다. 수집한 기록은 익명으로 처리된다. 배경 소음과 웅성거리는 소리가 포함된 이 기록에서 사람이 직접 대화를 찾아 받아 적는다. 이런 과정은 음성 인식 오류를 반으로 줄여준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가 충분해져야 시리의 새로운 언어에서 이용될 수 있다. 애플은 이용자가 가장 많이 물어본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답을 입력해 시리를 내보낸다. 시리가 세상에 나오면 이용자의 질문과 실제 생활에서 언어를 배운다. 새로운 정보는 2주에 한번씩 업데이트된다.

한편, 지난 2일(현지시간)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구글 어시스턴트를 공식 출시했다. 음성비서 전쟁이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MS에는 29명으로 구성된 코타나 언어 현지화 팀이 있다. 코타나에 멕시코어를 가르치기 위해 멕시코 동화책 작가를 고용, 코타나에 들어갈 멕시코 어구를 작성했다. 다른 스페니시 나라의 말과 다른 멕시코만의 언어를 가르치려는 시도다.

조나단 포스터(Jonathan Foster) MS 언어 현지화 팀장은 “코타나는 멕시코 말을 이해하고 현명하고 재밌는 대답을 내놓는다”고 말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자사 음성비서에 더 많은 언어를 가르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