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금값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8일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5월말 이후 최장기간 내림세를 보였으며 시간 외 거래에서는 1200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출처=네이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가 14일~15일로 예정된 가운데 금값 하락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예상과 연말까지 14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연준 ‘예상 부합 시 3월 금리인상 적절’ 시사...금값 변동 지속 예상

최근 다수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대표 비둘기파인 라엘 브레이너드, 제롬 파월까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다. 재닛 옐런 의장도 지난주 연설에서 ‘고용과 물가가 예상에 부합할 경우 금리의 추가 조정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FOMC를 앞두고 금값이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금요일에 발표될 미국의 고용 지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FOMC 위원들의 발언이나 현재 시장 전망을 봤을 때 고용지표가 연준의 정책 전망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발휘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UBS는 금값을 움직일 다른 변수가 발생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관망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CME FedWatch에 반영된 투자자들의 3월 금리인상 확률은 79.7%까지 높아졌다. 이에 미 달러와 국채수익률 변화에 민감한 귀금속 시장은 3월 중순까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수익률 상승에 동조하는 실질금리는 금과 같은 무이자 자산의 보유 매력을 저하시킨다. 같은 기간 달러 강세도 미 달러표시자산을 대표하는 금의 가치를 절하한다. 전문가들은 이미 금 가격이 80% 가까이 높아진 3월 인상 확률을 상당 부분 반영했을 수 있지만 향후 금리인상 여부는 여전한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어 단기 금 가격 약세는 연장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 실질금리(TIPS 수익률)과 역행하는 금 가격>

출처=Bloomberg, NH투자증권

◇연준 금리 점도표 주목 '17년 3회, '18년 2회, '19년 3회 금리 인상 전망 

3월 금리인상과 더불어 FOMC 직후 제공되는 연준의 금리 점도표(dot plot)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점도표는 연준 17명의 의원이 무기명으로 적정 금리 수준을 제시한 표로 향후 금리인상 정도와 횟수를 짐작할 수 있는 자료다. 

출처=federal reserve system

각 연도별 점을 세어보면 연준위원들의 머릿수인 17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기명투표 결과 가장 많은 점이 찍힌 곳이 향후 금리 수준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위원들은 2017, 2018년으로 갈 수록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금리가 1% 혹은 1.5%로 고시되지만 미국의 금리는 0.25%~0.5%와 같은 방식으로 고시된다. 따라서 작년 12월 0.5%~0.75%로 인상된 미국의 금리가 올해 1.25%~1.5%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0.25%씩 3번 인상되야 하기 때문에 2017년에 3번의 금리인상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점도표에 따르면 2017년에 3회, 2018년 2회, 2019년 3회의 회당 25bp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더 많은 횟수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다수 미 연준 위원들에 이어 재닛 옐런 의장까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암시해 달러지수의 단기 강세 연출 시 금을 비롯한 원자재시장도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며 “특히, 금 가격은 금리인상 이슈에 민감하기 때문에 3월 인상 확률이 약 80%까지 높아진 만큼 금도 상당부분 악재를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당초보다 빨라지거나 인상 횟수를 늘린다면 약세 연장 불가피할 것이다. 반면, 연준이 올해 3회 기조를 유지하면 3월 중순부터 안정적인 가격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릴린치, 불확실성 간과...금값 1400달러까지 오를 것

한편 최근의 금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는 추가적으로 200달러 이상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세계적인 금융투자회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긴축정책이 금값을 짓누르고 있지만 유럽 선거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불확실성이 가득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높기 때문에 연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11월8일 미국 대선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 뒤 자산별 자금 움직임이 컸지만 이후에는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잠재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당일 이후 금값은 7%이상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5%가량 다시 올랐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은 금리 인상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 금을 보유한다고 해서 이자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

또 "미국과 유럽의 거대한 정책 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산 클래스 사이의 변동성은 눈에 띄게 줄었다. 미국 및 영국의 정책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다가올 유럽의 여러 선거에 대한 위험을 시장이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