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래의 자동차를 지배할 것인가>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지음, 김세나 옮김, 미래의창 펴냄

‘자동차 업계의 교황’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 자동차 전문가가 새로운 모빌리티의 세계를 설명한다. 책 속 테슬라에 관한 대목이 특히 흥미롭다. 저자에 의하면, 자동차 구매 결정의 절반 이상은 감정적으로 이뤄진다. 친환경 기술수요가 높아지는 지금에도 ‘느낌’을 주지 못하는 자동차는 팔리지 않는다. 최초의 대량생산용 전기차인 미쓰비시 i-MiEV의 실패는 그 때문이었다. 저자는 자동차에 대한 정서적 연결고리를 없앤 구글 자동차에 대해 ‘소프트웨어로 꽉 채워진, 감정 없는 PC를 네 바퀴에 실은 것뿐인 황량한 차’라며 비판한다.

반면 테슬라 설립자인 엘론 머스크는 처음부터 감성에 집중해 자동차를 내놨다. 테슬라는 유일무이한 자동차이길 원한다. ‘테슬라 3원칙’, 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는 타협하지 않는다. ▲전기로 달리는 주행거리를 500㎞까지 늘린다. ▲ 20분 만에 급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며, 급속 충전 시스템을 마련한다 등은 여기에 맞춰졌다.

테슬라 모델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결제한다. 주문 시 선수금 2000유로를 내야 한다. 이후 2주일간 자동차에 대한 스펙을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판매자는 필요하지 않다. 테슬라는 광고하지 않는다. 입소문이나 언론 보도, 고객의 스토리텔링과 추천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모터쇼에도 참가하지 않는다. 제품을 혁신적이고 감성적으로 만들면, 굳이 수십개 자동차 제조사들과 함께 서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