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습社의 직원들이 CEO를 두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BBC캡처

스웨덴의 소프트웨어 컨설팅 회사인 크리습(Crisp)에 가서 대표를 만나겠다고 요청해 보라. 그러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 회사에는 CEO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 회사에서는 리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회사의 직원 40명이, CEO의 의무가 너무 많은 사람들의 업무와 겹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3년 전이다. 그 이후로 이 회사는 리더를 두지 않기로 했다.

사실 이 회사는 지난 3년 동안, 전통적인 CEO를 두는 것부터 시작해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CEO를 맡는 방식까지 여러가지 경영 구조를 시도해 봤다. 결국 그 모든 방식이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고 대표자를 아예 두지 않기로 한 것이다.

“’CEO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를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곧바로 시험에 들어갔습니다. CEO가 하는 일의 목록을 적었지요.”

대신 회사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4일간의 회의를 1년에 두 세차례 갖고 여기에서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한다. BBC 취재에 따르면 이 회사의 모든 결정은 직원들에게 맡겨진다. (스웨덴 법에 따라) 이사회는 있지만, 필요한 경우 중재하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경영 구조는 썩 잘 돌아가고 있다. 조직 컨설턴트 헨릭 크니버그는 BBC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프로젝트나 예산에 관해 결정을 물어 볼 보스가 없다는 것은 회사가 보다 빠르게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런 구조 하에서 직원들은 동기 부여가 보다 잘 되고 의사 결정은 더 빨리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군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당신이 직접 나서 그것을 추진하면 됩니다.”

그러나 허락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그 문제에 대해 다른 직원과 토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한다.  

사소한 문제는 직원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다른 직원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누군가 한 직원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면, 회사는 그에 대해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하냐고?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가정에서처럼, 직원들은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지요. 적어도 그 시점에서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행했을 겁니다. 만일 실수가 발생했더라도, 자신은 당시 상황에서는 그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고, 실제로 다른 사람이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출처= startupsmart.com.au

불필요한 요식이 줄어들고, 의사 결정이 빨라지고, 그 외에 보다 친밀한 문화가 구축되는 등, 이회사는 확실히 흥미로운 기업 모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리더가 없는 접근 방법은 그 자체로 비평의 소지도 있다.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의 휴렛패커드의 맥 휘트먼 CEO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회사에는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회사 직원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모르면 그것이 고객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결국 문제로부터 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직원 만족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지난 번 측정에서는 5점 만점에 4.1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