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스마트폰 빛에 노출되면 뇌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윤호경교수, 예방의학과 이은일교수, 가천의대 강승걸교수의 최근 공동연구결과 야간의 약한 빛이라도 인간의 뇌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야간의 빛 노출이 각종 동식물에 영향을 줘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킨다는 보고는 계속 이어져 왔으나 인체에 대한 연구는 최초다.

연구팀이 젊은 남성 2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수면 중 약한 빛의 노출도 뇌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을 통제한 수면검사실에서 수면을 취한 후 다음날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검사(fMRI)를 시행해 이틀은 완전히 빛이 차단된 상태에서 뇌기능의 변화를 확인했고 3일째엔 약한 빛(5 또는 10lux)에 노출된 상태에서 수면을 취한 뒤 낮 시간동안 뇌기능을 관찰했다.

그 결과 5lux 정도의 빛에서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10lux 정도의 빛에 노출될 경우 다음날 낮 시간의 뇌기능 상태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10lux는 물체를 겨우 인식할 정도의 약한 빛이지만 이번 연구로 야간의 미약한 빛도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수면 중 빛 노출은 특히 하부 전두엽의 기능에 두드러진 영향을 미쳤다. 이는 작업기억능력의 저하로 나타난다. 작업기억능력은 단기기억의 일부로서 집중력과 인지능력, 감정조절, 식욕조절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헌정 교수는 “침실 외부에서 침입광이 있는 경우에는 암막커튼 등으로 수면 중 외부의 빛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좋다”며 “야간에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빛도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등 최근 늘어나는 디스플레이장치에 의해 증가하는 빛 공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 연구를 통해 빛공해에 대한 심각성 인지와 인식변화가 이뤄지길 바라며 국가정책에의 반영을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