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티늄(Platinum)과 팔라듐(Palladium)은 자동차와 연관이 깊은 귀금속이다. 작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가솔린 차량용 배기가스 감축 촉매제로 쓰이는 팔라듐 가격이 급등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플래티늄과 팔라듐은 백금족(PGM,Platinum Metal Group)으로 함께 묶인다. 백금이라고도 불리는 플래티늄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광물 중 하나로 독특한 물리적,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지니며 다양한 부문에서 폭넓게 이용된다.

플래티늄. 출처=wikimediacommons

◇희소금속, 매장량 금의 3분의 1

플래티늄의 전 세계 매장량은 총 1만6000톤으로 추정된다. 연간 생산량은 대략 200톤으로 금의 3분의 1 수준이다. 참고로 금의 전 세계 매장량은 약 6만톤 정도다. 그만큼 희소가치가 높은 금속이다. 플래티늄 생산은 남아프리카(75%)지역과 러시아(15%)에 편중돼 있다. 그 중에서도 앙골라 아메리칸 플래티늄, 임팔라 플래티늄 홀딩스, 론민 등 3개 회사가 세계 생산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남아프리카 지역 정세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좌우될 소지가 있다.

플래티늄은 대부분 동광, 니켈광, 금광에서 산출되며 열에 잘 견디고 다른 화학 물질에 부식되지 않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광산에서 직접 채굴하기도 하지만 다른 광물을 채굴할 때 나오는 부산물 혹은 재생으로 생산되기도 한다. 2015년에는 전체의 25% 정도인 54톤이 재생과정을 거쳐 생산됐다.

팔라듐은 백금족에 속하는 희귀원소이자 전이 금속으로, 백금과 유사한 성질을 띤다. 또한 광택이 나며 부식에 강하고, 수소와 잘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팔라듐은 자연에서 금이나 백금족 원소들과의 혼합물 형태로 발견된다. 플래티늄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주로 생산된다. 원자로에서도 생성되기는 하지만 실용적인 목적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꾸준한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 촉매제 수요

한편 플래티늄의 2015년 전체 수요는 전년 대비 3% 상승한 255.6톤을 기록, 하락세에서 벗어나 증가세로 전환됐다. 무엇보다 자동차 촉매 부문은 폭스바겐 사태에도 불구, 서유럽 및 인도 자동차시장의 판매호조로 사용량이 증가했다. 주얼리 부문은 중국 시장은 다소 감소했으나, 인도 및 북미 시장의 호전으로 소폭 늘었다. 투자 부문은 가격하락 영향으로 증가추세다.

 

플래티늄과 팔라듐은 자동차 배기가스의 유해성분을 무해하게 하는 매연감축 촉매에 활용되는 수요가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플래티늄은 디젤, 팔라듐은 가솔린 자동차에 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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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팔라듐은 작년 8월 중국의 여객용 차량 판매가 1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수요가 폭증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에는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클린디젤에 대한 실망이 더해지며 가솔린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 촉매에 쓰이는 팔라듐의 상승세는 날개를 단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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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늄도 유럽에서 2015년 9월부터 ‘Euro 6(배기가스 배출기준강화)’가 발효되며 사용량 대폭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플래티늄의 뛰어난 환원성과 전도성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분야에서 높은 효율성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차량(FCEV)은 내연엔진 차량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플래티늄이 필요해 현재 토요타, 현대, 혼다 등 메이저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FCEV를 연구 및 생산 중이다.

출처=reuters gfms platinum group metal survey 2016

◇전자제품과 반도체 및 의료용으로 사용

플래티늄과 팔라듐은 치과에서 금 대체물로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암의 화학적 치료와 의학적 응용분야에도 활발하게 이용된다.

무기화학 공업 및 유기화학 공업 관련 촉매제로서 질산비료 또는 화학 제조는 물론 자동차 배기가스 공해 방지를 위한 휘발유를 제조하는 데도 이용된다. 내화유리, 또는 타이어 재료에도 백금이 이용되고 있으며, 전화기, TV, 연료전지, 온도 조절장치 등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백금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금속(백금족)에는 팔라튬, 루테늄, 로듐, 이리듐 등이 있으며 백금과 팔라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너무 단단하고 전연성이 좋지 않아 주로 도금과 합금재료로만 사용된다.

◇향후 수요 & 가격, 자동차에 달려

이처럼 플래티늄과 팔라듐의 가격과 수요는 자동차 산업과 직결된다. 한 전문가는 “최근 소형 디젤차의 증산, 배기가스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수요가 플래티늄에 대한 총수요를 지탱하고 있다. 또 자동차 최대 수요국 중 하나인 중국에서는 대기오염 발생 문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자동차의 환경 규제를 일본이나 유럽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다. 글로별 경기에 따라 자동차 생산과 수요도 큰 폭으로 변동을 보이기 때문에 플래티늄과 팔라듐 가격도 이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