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8일 ‘국민차’ 쏘나타(LF)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이름도 ‘쏘나타 뉴 라이즈’로 변경했는데요. 신차급 대변신을 추구한 만큼 새로운 명명체계를 도입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입니다.

칼을 갈고 나온 흔적이 보입니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 규모가 날로 작아지고 있는데다, SM6·말리부 등 경쟁자들의 도전도 거센 상황이니까요. 쏘나타는 3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국민차’입니다. 왕좌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겠죠.

많은 변화가 감지됩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신형 그랜저와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일부 공유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현대차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면부 ‘캐스캐이딩 그릴’이 눈에 띕니다. 볼륨감도 꽤나 강조한 모양새고요. 이 밖에 다양한 안전·편의사양도 추가됐습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터보 모델에 힘을 실었다는 것입니다. 쏘나타는 국산차 최초로 7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추며 ‘다각화 전략’을 구사하는 모델입니다. 기존에도 1.6 가솔린 터보와 2.0 가솔린 터보 모델이 판매되고 있었어요.

▲ 현대차 쏘나타 뉴 라이즈 / 출처 = 현대자동차

부분변경을 거치며 이들의 상품성을 유난히 강조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선 터보 모델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완성했어요. 그물형 대형 그릴, 에어커튼과 연계된 LED 라이트, 18인치 전용 휠 등이 장착됐죠. 전용 시트, 스티어링 휠, 패들시프트 등도 적용됐습니다.

파워트레인도 진화했습니다. 2.0 터보 모델에는 국산 중형차 최초로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됩니다. 앞서 K7을 출시하며 개발한 현대차그룹의 변속기 기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저단영역 발진·가속 성능이 향상되고 고단영역 연비가 높아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1.6 터보 모델은 7단 DCT와 조합을 이룬 뒤 공회전 제한 시스템(ISG)을 적용해 상품성을 향상시켰습니다. 튜익스 전용으로 고강도 휠 등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가격 인상폭도 최소화했습니다. 1.6 터보의 경우 주력 트림인 모던 모델의 가격을 19만원 인하한 2853만원에 책정했습니다. 2.0 터보 역시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음에도 인상폭을 33만~63만원으로 절제해 2733만~3253만원에 묶었어요.

고성능 브랜드 'N'을 꿈꾸는 정의선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N’으로 향하는 첫 걸음으로 터보 라인업인 ‘스포츠’를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거든요.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이미 ‘아반떼 스포츠’, ‘G80 스포츠’ 등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한 바 있습니다. 신형 i30 등에 올라간 1.4 터보엔진 또한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요.

쏘나타 터보의 행방에 따라 앞으로 현대차의 전략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반응에 따라 그랜저 터보 등 파생 모델 출시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니까요. 쏘나타의 성공, 특히 터보 모델의 성공 여부가 궁금해지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