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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대응이 플랜대로 되긴 할까요?[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90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7.03.14  18:48:24

[기업의 질문]

“매번 위기 때면 사전에 대응 플랜을 만들라고 하는데요. 솔직히 이전에 만들었던 대로 그냥 구색을 갖추는 것뿐입니다. 현실에서 플랜이 그대로 실행될 리 없어 보이고요. 모든 게 플랜대로 되겠나 해서 거부감이 듭니다. 대응 플랜을 세우는 것이 효과가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세계 2차 대전의 영웅이자 미국 대통령을 지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플랜(Plan)은 아무것도 아니다(Nothing). 하지만 플래닝(Planning)은 전부다(Everything).” 이 말의 뜻은 질문에서 지적한 대로 대응 플랜은 실제 상황에서 그대로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일상사와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이 기획하고 뜻한 대로만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삶이 만만하겠습니까? 플랜은 그냥 플랜일 뿐이죠. 그러나 아이젠하워는 수많은 전투 지휘의 경험을 기반으로 ‘플랜’보다는 ‘플래닝(플랜을 세우는 과정과 노력)’이라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플랜대로 현장에서 전투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해도, 그 전투를 위해 미리 여러 고민을 하고, 전략을 세우고, 인력과 장비를 준비하고, 예산을 세우고, 훈련을 하는 모든 그 과정을 ‘플래닝’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 ‘플래닝’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승리를 향한 가치죠.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과연 ‘플랜(Plan)’인가? 아니면 플래닝(Planning)인가? 두꺼운 서류 더미로서의 ‘플랜’을 생각한다면 그건 별반 소용이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 플랜을 만들기 위해 위기관리팀이 모여 고민하고, 발생 상황에 대해 함께 예측과 예상을 하는 작업(Planning)을 먼저 떠올린다면 그것은 보다 성공적인 생각입니다.

어떤 상황 시나리오들이 가능한지, 각 시나리오별로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누가 대응해야 하고, 어떤 대응을 통합적으로 펼쳐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을 먼저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예산과 관제와 평가 등에 대한 것들도 살펴보고 챙겨보는 것이 바로 플래닝입니다. 이는 분명히 성공적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대응 그 자체입니다.

CEO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플랜을 다 세웠나요?”라고 물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네, 플랜이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답변은 플랜이라는 서류가 마련되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어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네, 저희가 함께 플래닝해서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준비하고 있습니다)”가 좀 더 신뢰 가는 답변이 될 것입니다. 단순한 문서의 준비가 아닌 인력들의 준비라는 부분에 핵심이 있습니다.

일단 ‘공유되지 않는 플랜’은 진정한 의미로서의 플랜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 있어 관련 인력들의 참여가 없는 플랜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잘 만들어진 플랜이란, 모든 관련 인력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만들어 공유하고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실제는 어떻습니까? 혹시 예상되는 위기 대응 플랜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시 플랜을 예전 양식에 맞추어 문서화하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까? 혹시 외부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알아서 플랜을 짜달라고 하지는 않습니까? 플랜을 한두 명의 홍보실 담당자가 뚝딱하고 만들어 책상 위에 올려놓은 적은 없습니까? 혹시 CEO가 구두로 읊어준 대응 방식들을 버무려 플랜이라 칭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플랜보다는 ‘플래닝’에 보다 집중하기 바랍니다. 서류나 문서를 떠올리지 말고, 그 대신 같이 모여 고민하는 장면들을 떠올려 보세요. 그 처음과 끝을 모두가 함께 공유하면서 한 스텝 한 스텝 나아가는 과정의 의미로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절대로 만들어진 플랜대로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플래닝을 한 조직은 그 과정에서 얻은 역량을 기반으로 조석변개(朝夕變改)되는 상황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만약 변화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면, 바로 다시 모여 수정된 대응을 공유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종이 더미인 ‘플랜’으로는 위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플랜’을 생각하기보다는, 그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 더욱 더 주목해야 합니다. 책장 속에 전시되고 있는 매뉴얼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위기 시 아무 가치도 발휘하지 못합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플랜에 집중하기보다는 플래닝에 집중하는 성공적인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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