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지무브는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임팩트투자의 한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임팩트 투자는 경제적 수익은 물론, 긍정적인 사회 영향력까지 고려하는 투자 형태다. 사회·환경적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나 기관을 투자처로 조명한다. 그러나 아직은 해외 선진시장과 비교했을 때 국내 임팩트 투자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투자처로서 이렇다 할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기존과 다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지무브 ‘대기업 투자 모델’ 추구

이지무브는 국내 최초 보조기구 분야 사회적 기업이다. 장애인 활동보조기구, 슬로프형 복지차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기업 투자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출자한 뒤 지분 70%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10개 공익법인에 기부해 설립됐다. 현대차그룹을 대주주로 두고 있는 셈이다. 이 기업은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고 독자경영을 이어왔다. 현대차그룹은 설립 후 50억원가량을 지원했다.

금융권에서도 이지무브에 관심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2년 이지무브 투자 협약을 현대차그룹과 맺었다. 12억원 규모 투자계획이 주요 골자다. 이지무브는 지난 2015년 외환은행의 15억원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두 은행은 투자액만큼 이지무브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양사는 새로운 사회적 기업 육성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이 같은 투자를 기반으로 이지무브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출범 6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회사 규모가 커지는 만큼 경제적 지표도 한층 건강해질 것으로 이지무브 측은 기대하고 있다. 2018년 매출 100억원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부연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임팩트 투자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임팩트 투자는 재무·사회적 가치의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사회문제 해결을 우선하면서 재무적 수익성을 동시에 중시하는 투자 기법이다. 다양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익성을 기반한 소셜벤처도 투자를 지원받기는 쉽지 않다. 소셜벤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가가 설립한 기업이나 조직을 지칭한다. 임팩트 투자 전문기관이 주목받고 있는 배경이다. 사회 문제 해결을 비즈니스로 풀어가고자 하는 소셜벤처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실행한다.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 에이치지아이(HGI) 등이 대표적이다.

카셰어링 기업 '쏘카'를 떠올릴 수 있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시간에,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일종의 공유 경제 모델이다. 자동차가 여러 대 필요한 제주도민의 생활에서 착안했다. 쏘카에 초기 자금을 지원했던 곳은 임팩트 투자기관인 에스오피오오엔지였다.

소셜벤처 마리몬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액세서리로 이목을 끌었다.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에서 착안한 플라워 패턴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수익 일부를 위안부 문제 해결 사업에 재투자한다. 마리몬드 역시 에이치지아이의 임팩트 투자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임팩트 투자가 낯선 국내 투자시장과 달리 해외에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2011년 대략 2200건 44억달러 규모의 임팩트 투자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2015년 기준 122억달러인 임팩트 투자 시장이 10년 동안 4000억~1조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부금이나 공공예산만으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개발도상국 빈곤, 에너지 부족, 환경문제 등이 불거지며 이 같은 인식은 두드러지고 있다.

록펠러, 빌앤드멀린다게이츠 등 유수 재단이 초기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투자은행이나 자산운용사도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기금, 보험사 투자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가 임팩트 투자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시장 상황은 한참 뒤처져 있다. 연간 투자 금액은 100억~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소셜벤처 붐이 임팩트 투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지만 역부족인 실정이다. 소셜벤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가가 설립한 기업이나 조직을 지칭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임팩트 투자 행태가 여전히 기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임팩트 투자는 자선과 기부를 하던 조직이 실질적인 성과에 집중하면서 등장했다”며 “국내 기부자들은 기부금을 주는 것만으로 책무를 마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소셜벤처는 예뻐 보이는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아니다”며 “실질적으로 어떤 성과를 냈는지 평가하는 척도와 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