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와 기업의 만남인 콜래보레이션은 서로 다른 장르가 만나 기업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시킨다는 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주곤 한다. 맥주업계 1위인 하이트맥주와 소주업계 1위인 진로가 합병해 하이트진로로 다시 태어났다. 하이트와 진로의 콜래보레이션으로 보여질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패션 산업에서 주로 진행되어왔던 ‘콜래보레이션’이 이제는 전자제품, 생활용품, 주류 분야에 적극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콜래보레이션 즉, 협업은 두 개 이상의 브랜드끼리 공동작업을 하거나 각종 예술가들과 브랜드가 일시적으로 손잡고 작업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 대비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고 서로 다른 개성의 장르가 만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시너지를 극대화시킨다는 측면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마케팅 방법이다.

최근 합병 발표를 했던 하이트진로가 이러한 마케팅 트렌드의 흐름을 반영, 국내 팝아트 작가와 협업한 ‘하이트 컬렉션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번 콜래보레이션은 단순 마케팅 트렌드를 떠나 하이트와 진로, 두 회사의 합병을 의미하는 기념행사라 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아티스트들은 이동기와 최윤정, 여동헌 작가 등 국내 유명 팝아트 작가 3인이다.

이동기와 최윤정, 여동헌 작가는 감성적이고 대중적 포용력이 있는 팝 아트 작품들로 유명하며, 이 중 이동기 작가는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결합한 캐릭터 ‘아토마우스’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하이트맥주의 ‘하이트 컬렉션 스페셜 에디션’에 참여한 각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하이트맥주 병 라벨에 인쇄되어 한정판으로 판매됐다.

이동기 작가의 라벨은 꽃이 핀 동산에 ‘아토마우스’와 ‘도기독’이 서 있는 모습으로, 최윤정 작가는 밝게 미소 짓는 푸른색 머리카락의 인물을, 여동현 작가는 수많은 동물들이 하이트 맥주를 차지하기 위해 날아다니는 모습으로 즐거운 축제의 느낌을 담았다. ‘하이트 컬렉션 스페셜 에디션’ 패키지 자체가 특별한 작품이 되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신은주 상무는 “브랜드와 작가의 작품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제3의 요소를 창출하는 것이 진정한 콜래보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이트맥주와 진로도 서로 시너지를 내는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를 담아 이번 ‘하이트 컬렉션 스페셜 에디션’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맥주의 대표강자 하이트와 소주의 지존 진로의 콜래보레이션은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연매출 2조원 육박 거인의 탄생

최근 합병 발표를 한 하이트진로가 합병 기념행사로 국내 유명 팝아트 작가와 협업해 ‘하이트 컬렉션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지난 9월 5일 국내 최대 주류기업 ‘하이트진로’가 공식 출범했다. 맥주와 소주업계의 양대산맥이란 표현도 좋고 ‘두 공룡이 만났다’는 표현도 어색하지 않다. 지난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하면서 양사의 합병은 이미 예견됐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결합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영업·마케팅 통합을 5년간 제한하며 잠시 주춤했던 합병건은 올해 초 그 제한이 풀리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미 해외사업부나 구매, 전산은 지난 5년간 통합 작업을 마쳤고 영업과 마케팅조직도 통합·재편됐다

하이트진로(주)는 스포츠·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2011 송도세계문화축제에 참여한다.

두 기업의 만남은 맥주와 소주시장 국내 1위 기업 간의 통합이며 국내 주류기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단일회사로 통합됨을 의미한다.
하이트맥주는 1933년 설립해 78년의 역사를, 진로는 1924년 설립해 87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두 회사의 역사를 합하면 무려 165년이다.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2010년 매출액 합계는 1조 7279억원(하이트맥주 1조 223억원, 진로 7056억원)이다. 하이트진로의 매출 목표는 2014년까지 2조 2049억원으로, 2008년 하이트맥주가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이후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서게 되면서 신화창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도 2010년 2259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4876억원(영업이익률 22.1%)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외형 확대와 함께 내실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통합을 통한 매출원가 및 마케팅 비용 절감, ERP시스템 정착으로 인한 업무프로세스 개선, 통합 후 일반경비 절감 등 비용 효율화로 인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사장단 역시 관리, 영업, 생산 3개 부문에 각각 사장을 임명하는 등 업무체제를 ‘삼두마차’ 체제로 조정했다. 하이트진로는 출범과 함께 사장단 인사 등을 통해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했다.

진로의 대표를 맡아온 이남수(59) 사장은 관리총괄 사장, 하이트맥주의 대표를 맡아 온 김인규(49) 사장은 영업총괄 사장, 양사의 생산을 담당해온 손봉수(53) 사장은 생산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와 함께 하이트맥주의 인사와 노사협력을 담당해 온 최광준 부사장은 합병법인의 인사와 노사협력 총괄 부사장으로, 진로의 강영재 부사장은 연구소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남수 사장은 행정고시 19회 출신으로 1989년 진로에 부장으로 입사해 2008년부터 해외사업본부장을 역임했고 지난 4월 진로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인규 사장은 1989년 입사 후 인사, 경영기획 및 영업을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2009년 하이트맥주 영업본부장을 역임했고 지난 4월 하이트맥주 사장으로 부임했다. 손봉수 사장은 1982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한 후 30년간 생산 분야에만 전념해 왔다.

김인규 영업총괄 사장.


국가대표 넘어 글로벌 주류기업 도전장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합병법인 하이트진로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업무영역별 효율성 및 전문성을 고려했다”면서 “새로운 경영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이트진로가 국내 주류시장 리더에서 글로벌 주류회사로 한 단계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해외사업을 더욱 강화해 ‘대한민국 대표 주류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월 2015년까지 글로벌 종합 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해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해외수출액 1억달러를 돌파와 글로벌 사업 규모 4352억원을 달성한 하이트진로는 2015년까지 해외수출 규모 2억달러로 해외 비중 10% 이상 확대와 함께 해외법인 매출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 규모 8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사업 규모는 연평균 17.4% 성장해 2010년 해외수출 실적은 2007년 대비 75% 증가했으며, 주종별로는 소주 11.6%, 맥주는 무려 267%가 증가하며 해외수출 1등 공신이 됐다.

하이트진로 최근 수출 실적은 일본, 중국, 몽골 등 아시아 시장의 성장을 중심으로 이라크, 호주 등으로 다변화하며 성장해왔다. 1968년 베트남에 첫 수출을 시작한 하이트진로는 현재 일본, 중국,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50여 개국에 맥주, 소주, 막걸리 등 다양한 한국 술을 수출하고 있다.

가장 비중이 큰 일본시장에서는 현지법인 ‘진로재팬’의 제품군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와 함께 을류소주(증류식소주)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기업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에는 소주, 맥주, 막걸리 등 하이트진로의 전 품목 수출과 함께 현지 유통망 제휴를 통한 시장 확대로 성장토대를 다져나갈 예정이다.

최근 새롭게 개척한 호주에는 ‘클린스킨(Cleanskin)’이라는 브랜드로 맥주를 수출하고 있는데, 2010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50%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도 개척한다. 최근 태국과 미얀마에는 현지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현지 유통망을 강화하고, 시장개척을 통한 생수 수출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기능성 주류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수출품목을 더욱 다변화할 예정이다.

손봉수 생산총괄 사장.


스포츠, 문화마케팅 통한 대중과의 소통도 활발

하이트진로는 스포츠, 문화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8월 17일에는 프로야구 5개 구단과 함께 디자인한 ‘하이트 프로야구 스페셜캔’을 선보여 야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이트진로는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가나다순) 등과 손을 잡고 스페셜캔 제품을 출시했다. ‘하이트 프로야구 스페셜캔’은 각 구단 별 한 종류씩 총 다섯 종류의 디자인으로 출시되었다. 디자인은 355ml 캔 패키지 중앙에 각 구단별 로고를 크게 삽입해 소비자들이 각자 응원하는 구단의 패키지를 쉽게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드라이피니시d’가 국내 맥주 최초로 벨기에 주류·식품경영대회인 ‘2011 몽드셀렉션’의 맥주 부문 금상수상을 기념해 대한민국 맥주의 자존심으로 오는 9월 9일까지 진행하는 '2011 송도 세계문화축제'에 참여해 축제 기간 동안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드라이피니시d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앞서 국내 팝아트 작가들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했던 하이트진로는 대형마트 내 하이트맥주 판매대를 갤러리처럼 장식하고, 팝업스토어 갤러리를 운영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갤러리의 목표는 소비자들이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의외로 쉬운 장소에서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맥주는 대중문화’라는 가치관 아래 국내 작가 후원과 ‘하이트 컬렉션’ 운영 등의 문화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다. ‘하이트 컬렉션’은 2007년 설립된 하이트 문화재단이 오랜 기간 수집해온 미술품들을 공개하기 위해 본사 건물에 개관한 문화공간이다.

마케팅실 신은주 상무는 “맥주가 예술작품이 되고 대형마트가 갤러리가 되는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소비자들과 나누며, 대중과 소통하는 문화의 한 장르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uni354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