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자칭 타칭 야구 마니아인 A씨가 그랬다. 봄과 함께 프로야구시즌이 코앞이다. 오는 31일 개막 예정이다. 14일부터는 시범경기가 열리면서 열기가 더해질 걸로 보인다.

A씨는 개막일을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시즌에 맞춰 모바일 야구게임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에도 재미있게 했어요. 해가 거듭할수록 게임 퀄리티가 계속 높아지는 느낌이네요. 올해엔 또 어떤 신작이 나와 재미를 줄지 기대되네요.”

야구시즌과 함께 야구게임시즌도 시작된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시즌 개막시점에 맞춰 모바일 야구게임 신작을 선보여왔다. 이들은 야구팬의 높아진 관심이 신작흥행으로까지 이어지는 시너지를 도모할 생각이다. 지난해엔 신작 출시 초기 앱마켓 상위권에 야구게임 신작들이 줄줄이 오르면서 동반상승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올해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바일 새내기’ 엔씨소프트가 경쟁에 가세하는 한편 네오위즈게임즈는 카카오와 협력해 업그레이드된 야구게임을 출시 예정이기 때문이다. 야구(게임)팬들의 즐거운 고민이 시작됐다.

▲ 지난해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상위권을 석권한 야구게임들. 출처=화면캡처

컴프야 vs 이사만루, 누가 최강인가

먼저 ‘컴투스프로야구(컴프야)2017’이 대기 중이다. 컴투스의 자체 개발작으로, 모바일 야구게임 최고 흥행작으로 꼽힌다. 지난해 버전의 경우 구글플레이 매출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게임 중 최고 성적이다. 출시 초기에는 인기게임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컴투스가 매년 신작을 내는 건 아니다. 대신 프로야구 시즌에 맞춰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신작 아닌 신작인 셈이다.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3월말 대규모 콘텐츠를 추가하고 본격 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규로스터를 추가하고 그래픽에 사실감을 더하는 한편 커뮤니티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 출처=컴투스

컴투스 관계자는 “올해 KBO리그는 지난 해에 이어 또다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어 있어 그 뜨거운 열기만큼 야구게임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며 “15년 역사의 야구 게임에 대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가장 사실적인 모바일 야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컴프야2017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

컴프야 시리즈 라이벌격인 ‘이사만루2 KBO’도 진화를 앞두고 있다. 야구게임 전문 개발스튜디오 공게임즈에서 개발한 이 시리즈는 지난해 퍼블리셔가 게임빌에서 넷마블게임즈로 교체된 바 있다. 지난해 컴프야를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구글플레이 2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선전했다.

넷마블은 컴투스와 같이 대규모 업데이트 방식으로 새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프로야구 개막 시기에 맞춰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또다른 모바일 야구게임인 ‘마구마구’ 시리즈도 이같은 방식으로 유저와 만난다.

▲ 출처=넷마블게임즈

프로야구 H2와 슬러거 ‘다크호스’

‘모바일 늦깎이’인 엔씨소프트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엔씨는 지난해 12월 ‘리니지 레드나이츠’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후 첫 모바일 퍼블리싱작인 ‘파이널 블레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엔 ‘프로야구 H2’ 출시 초읽기에 나섰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개발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한 모바일 야구 메니지먼트 게임이다. 야구팀 구단주가 될 수 있는 게임으로, 실시간 리그 진행은 물론 선수 성장시스템 등을 갖췄다. 각종 데이터 인포그래픽을 제공해 유저가 구단주로서 역할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여기에 KBO리그 승부예측 시스템을 지원해 재미를 더할 걸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사전예약에 돌입했으며 3~4월 중 정식 출시 예정이다.

▲ 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프로야구 H2에 대해 “유명 온라인 야구게임 ‘프로야구 매니저’ 개발진이 만든 게임”이라며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고유의 재미를 바탕으로 승부 예측 시스템, 매니저 어드바이스, 시합 결과 기사화 등 새로운 시스템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선버인 ‘슬러거 모바일’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지난 2일부터 ‘진짜야구 슬러거 for Kakao’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이는 슬러거 모바일의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 버전으로 볼 수 있다.

PC온라인 게임인 슬러거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인 만큼 그 특징을 최대한 살려냈다. 카툰형 그래픽을 기반으로, 야구의 손맛을 최대한 살려냈다. 또 선수를 육성하는 재미도 그대로다. 최하 등급부터 W(월드) 등급선수까지 막힘없이 육성이 가능하다. 선수별 움직임과 습관 등 플레이 개성을 구현해놓은 것도 특징이다.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진짜야구 슬러거가 “실제 프로야구 10개 구단 및 선수들의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해 반영한 리얼 야구게임”이라며 “여기에 그래픽 엔진 업그레이드와 향상된 AI(인공지능)로 리얼함을 극대화한 만큼 야구 게임 이용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달 일찍 시작되는 올해 야구시즌을 '진짜야구 슬러거'와 함께하길 추천한다”고 전했다.

▲ 출처=네오위즈게임즈

한편 게임빌은 6일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의 최신작 ‘베이스볼 슈퍼스타즈(가제)’를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12편의 노하우를 총망라해 동·서양 동시 흥행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정식 출시는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메이저리그에 기반을 둔 ‘MLB 퍼펙트이닝 16’은 4월초에 신규 버전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게임빌 프로야구 시리즈’에 대해 “글로벌 누적 6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스테디셀러로 모바일게임 산업 초창기부터 게임빌을 국내·외 시장에 알린 간판 타이틀”이라며 “최신 모바일게임 트렌드에 맞춰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는 ‘베이스볼 슈퍼스타즈’가 글로벌 모바일 야구게임으로서의 명성을 재현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출처=게임빌

플레이볼…유저의 선택은

올해 모바일 야구게임은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컴투스프로야구’와 같은 플레이 기반 게임과 ‘프로야구 H2’ 형태의 매니지먼트 게임으로 말이다. 전자는 유저가 직접 공을 던지고 타격에 임하는 방식이다. 후자는 구단을 운영하면서 경기결과를 관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각각 팬층이 확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게임 영역에서 피파와 풋볼매니저 시리즈가 각각의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처럼.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한편 모바일 야구게임의 외연을 확장해나갈 걸로 보인다. 플레이 기반 야구게임은 컴투스프로야구, 이사만루 시리즈 등 실사그래픽 게임과 마구마구, 슬러거 등 카툰그래픽 게임의 대결구도도 형성될 것으로 점쳐진다.

더 큰 대결구도도 존재한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포켓몬GO’와 국산 RPG(역할수행게임)이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야구게임 진영이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유저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