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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의 법정관리 전략] 채무 속에 회생 기회 숨어있다
   
 

“과도한 빚 고통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대부업체 광고를 통해 접하는 이 문구는 과도하게 빚을 지는 사람이 많고, 그 빚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많다는 현상을 보여준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이 문구는 과도하게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외부적인 사정이 있을 것이고, 빚이 과도하게 될 수밖에 없는 원인도 있을 것이며, 그 고통을 알면서도 빚을 지게 되는 이유도 있다는 것을 은연중 내포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도 정부 정책이나 제도 문제로 과도한 빚을 지기도 한다. 금융기관 등 채권자들이 과도한 대출금리와 변제기 이전의 변제 독촉으로 갑작스런 재무적 문제를 안게 된다. 기업도 적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상황이 반복돼 결국엔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을 올려도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상황에 이르게 될 때, 한계기업이 대처해야 하는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일까.

한계기업은 우선 채무 증대 경위와 채무의 성격이나 규모에 대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 진단 결과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받아 미리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무 증대 경위가 정부 인허가나 제도 변경, 또는 주요 거래선의 불가역적인 이탈이나 상당한 기간 실적악화로 인한 채무 누적 때문인 경우는 채무를 더 일으키더라도 기업 영업활동이 어렵다. 이럴 때는 M&A(영업양도, 자산양도 등을 포함)나 청산 또는 법인파산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  물론 M&A나 청산을 예정한 법인회생절차의 진행도 가능하다.   

이렇게 진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채무 증대 경위가 특정 프로젝트의 실패, 투자사기, 직원 횡령 등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인한 경우일 때다. 이는 유동성 위기가 줄어들면 기업이 사업상 어려움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는 금융기관 주도의 워크아웃이나 법원 주도의 법인회생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워크아웃은 금융채권자들의 기업 채무를 조정하는 절차로서, 금융기관과의 협약에 따라 금융기관 지원과 통제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채무를 조정해 주고 신규 대출도 해주는 대신에, 기업 경영에 상당부분 관여해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하기도 한다.  

반면, 법인회생 절차는 법원주도의 채무 조정 절차다. 기업의 채무자 전체에 대한 채무를 조정하는 것으로서, 법원 주도라고는 하지만 기업 대표자가 관리인이라는 지위에서 실질적으로 회생 절차 진행을 주도한다. 또 관리인이 자체적으로 회생계획안이라는 자구안을 작성해 채권자들의 동의후 법원의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워크아웃 절차보다 채무자의 자율성이 약하다고 볼 순 없다.  

특히 기업이 채권자들의 가압류, 소송 등에 시달리거나 시달릴 위험이 있거나, 영업활동을 할수록 적자가 나는 계약으로 어려움에 처했거나, 구조조정 절차 진행으로 중요 계약이 해제∙해지될 위험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에 있을 경우 법인회생 절차가 채무자인 기업을 보호하는 장치를 두고 있어 유리하다. 이 때는 법인회생 절차 진행이 더욱 권장되기도 한다.  

즉, 법인회생의 경우 법원이 기업의 채무 변제를 금지시키고, 채권자들의 가압류, 소송, 경매 등의 법적 절차를 중지 또는 금지시키는 등 기업을 상당 부분 보호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그리고 관리인은 영업실적에 부담이 되는 적자가 나는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고, 거래처가 구조조정 사유 발생때 계약조항에 근거해 중요 계약을 해제∙해지하려 할 경우 계약의 해제∙해지에 대해 무효를 주장할 수도 있다.  

최근 법원은 법인회생 절차를 6개월 안에 신속히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통상 회생계획에 따라 최초의 변제가 시작되면 회생절차가 조기에 종결되기 때문에, 기업은 1~2년안에 법원의 통제를 벗어나 자율 경영을 할 기회를 가진다는 것도 법인 회생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유인이 된다.  

기업은 발생한 채무 자체의 성격이나 규모도 면밀한 분석과 진단을 받아, 대처방안을 미리 마련하는 것 역시 반드시 챙겨야할 일이다.   

먼저 기업의 회생을 예정하고 있다면 채무 리스트를 꼼꼼히 작성해 기업의 영업활동에 꼭 필요한상거래채무 등을 우선 변제한후 일정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채무의 원금과 이자를 구분, 이자가 이자제한법이나 대부업법의 이율한도를 초과한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이율한도를 넘는 이자는 지급할 필요가 없고, 만약 지급했더라도 무효인 만큼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또 채무가 오래된 것이거나 채권자의 변경이 예정된 채무인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채무 금액을 조정하는 협의 기회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 대표이사가 기업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 구조조정절차에서 기업 채무가 조정되더라도 연대보증인인 대표이사의 채무는 별도로 회생 또는 파산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법인회생 절차의 경우 기업의 채무 일부를 면제하는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기업의 면제 채무만큼 대표이사도 면제받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채무는 법인회생 절차에서 조정되는 범위 내에서 대표이사의 채무도 조정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는 점도 알아둘만하다.  

물론 채무의 규모와 관련, 기업의 재산을 당장 팔아서 얻는 가치(청산가치)와 10년간 영업활동을 해서 얻는 수익의 가치(계속기업가치)를 비교해 계속기업가치가 큰 경우에는 법인회생 절차를 이용하고, 청산가치가 큰 경우에는 청산이나 파산 절차로 가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도 M&A나 청산을 예정한 법인회생 절차의 진행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채무 규모가 30억원 이하인 법인이나 자영업자는 간이회생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법인회생 절차의 일종으로서 시간, 비용, 절차 등에서 간소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행 제도 틀 안에서 이같은 제도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한계기업이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그러나 경제적 자원의 효율적 재분배라는 면에서 본다면, 한계기업이 투자나 M&A를 통해 사전에 투자를 받거나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현재는 이런 기업에 대한 투자는 민간 영역에 맡겨져 있고, 그나마 기업재무안정PEF 제도 등에 따른 투자 펀드에 연기금 등 투자자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다. 이 투자 펀드를 운용하는 주체에게 별다른 혜택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기업이 한계상황이 이르기 전에 공공 부문에서 투자할 수 있는 제도를 고민할 때다.

안창현 법무법인 대율 대표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03.06  15: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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