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서울시

‘차가 떠난 자동차 길에 사람을 모으자’라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시작된 ‘서울로7017’ 프로젝트가 4월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서울로7017’ 프로젝트는 1970년에 준공된 산업화 시대의 상징적 구조물인 서울역 고가 도로를 17개의 ‘사람길’로 연결되는 도보관광 네트워크로 재생하는 도시재생 사업이다. 단절된 서울역 일대를 통합 재생해 지역 활성화와 서울시의 중심부인 도심 활력 확산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17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서울역 고가 도로는 1960년대 급격한 인구증가와 함께 발생한 교통난 해결을 위해 서울역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형태로 설계돼 1970년 주공된 서울의 상징적 구조물이다. 서울역 주위를 휘감아 도는 고가 도로의 자태는 서울역을 통해 지방에서 상경한 이들이 마주하는 첫 얼굴이었으며 서울시민들에게는 지난 45년 동안 함께한 추억이 담긴 서울의 대표 길 중 하나였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서울역 고가 도로는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매년 정기적인 안전점검과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보수공사를 진행해왔다. 심각한 안전문제가 제기된 것은 2006년으로 차량운행을 전면 통제하고 철거 수순을 밟게 됐다.

철거 수순을 밟았던 지난 8년 동안 서울시는 노후한 건축물에 대한 ‘철거’라는 획일적인 자세 대신 잠시 멈춤을 선택했고 서울역 고가 도로의 안전성 문제가 하중 때문이라면 자동차가 다니는 길 대신 사람이 다니는 길로 바꿔보는 정책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서울의 관문이자 통일시대 유라시아 철도의 시작점인 서울역 주변의 활기를 불어넣고 남대문시장을 비롯해 명동, 남산, 서울역 서쪽을 사람길로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지난 2006년 12월 정밀안전진단 안전성 평가에서 ‘D’ 판정을 받으면서 철거 결정이 내려졌다. 정밀안전진단은 시설물의 구조적 안전성과 결함의 원인 등을 조사 및 측정, 평가해 보수나 보강 등의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완공된 지 10년이 경과된 시설물은 5년 이내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 차량이 통행하던 서울역 고가도로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출처=서울시

2015년 5월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하고 같은 해 12월 서울역 고가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교량 바닥판 철거 공사와 교량 보수, 보강, 조경공사에 착수했고 지난해 6월 사람길로 재탄생하기 위한 전면적인 건축공사가 시작됐다. 내달 새롭게 탈바꿈한 서울역 고가도로가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고가도로의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난 후 시민들의 가장 큰 우려는 주변 지역의 교통대란이었다. 일일 교통량 4만6000대 중 단순히 해당 교량을 통과하는 교통량이 약 60%에 달했다. 서울역 고가 도로를 대체하게 되는 칠패로의 교통량은 27% 증가, 서소문로 6% 증가, 퇴계로 16% 감소 등이 예측된 상황으로 서울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근거리우회경로와 대중교통 노선 추가 등의 교통개선 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서울로7017 프로젝트로 인해 침체된 남대문시장의 상권이 활성화되고 서울역 북부역세권 일대가 개발될 것으로 나타났다. 남대문시장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침체가 지속되면서 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뜸해져 상인들의 우려가 깊어졌다.

지난 2003년 방문선호도 1위에서 2014년 7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차보다 사람이 오고 가는 ‘사람길’로 탈바꿈하면서 시장 상권의 불씨를 되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08년 12월 개발착수 이후 제자리걸음 상태에 머물러 있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에 대해서도 서울시 관계자는 “사람길 조성 이후 코레일과 협의안을 빠른 시일 내에 도출해 시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역 고가도로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A 씨는 “처음 고가도로를 폐쇄하고는 교통대란과 함께 드나드는 발길이 줄어들 것을 걱정했다”며 “하지만 서울시가 내민 정책들을 일일이 살펴본 결과 상권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 상권을 회복시켜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교육지원을 통한 상권 트렌드와 외국인 접객, 경영컨설팅을 도와주는 ▲상인 교육지원 및 컨설팅 ▲통합적 지역홍보 강화 ▲상업가로 정비 및 유도 등의 정책을 실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