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지난달 20일 기준 지역 인구(외국인 포함)가 25만178명을 기록하면서 25만 시대를 열었다. 2012년 7월 전국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할 당시 10만751명에 비해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시는 올해 입주 가구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4만2000여명이 증가해 3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윤희기자

‘허허벌판’이던 세종시에 속속 생활 인프라가 갖추어지면서 ‘단신 부임’했던 공무원들의 가족도 하나둘 세종시로 들어왔다. 국토교통부 산하 연구기관의 직원 L씨도 몇 년 전 홀로 세종시에 와 생활을 하다가 공무원 대상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았다. 공무원 특별공급은 신규 분양 아파트의 50%를 공무원과 이전기관 종사자들에게 우선공급해주고 입주 시 부과되는 취득세도 감면해주는 제도다.

그는 “처음에는 수도권에 가족을 두고 혼자 내려온 사람들이 만아 ‘세종기러기’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는데 지난 2년 동안 공무원 가족 이주가 본격화됐다”며 “지금은 중·고등학교 수험생 자녀를 둔 사람들 말고는 거의 다 가족과 생활하고 신도시 생활에 대한 가족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2017년 2월 현재 세종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평)당 871만2000원으로 2015년 1분기 623만70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39% 상승했다. 이는 지난 2년간 시장 호황기를 지난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웃도는 수치다. 세종시 최초 민간분양 대우푸르지오는 3.3㎡당 750만원대에 분양했지만 현재 910만원대에 거래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윤희기자

세종시 정부청사 인근 도담동 주민인 강민영(가명) 씨는 “아파트 값이 자고 일어나면 오를 정도였다. 세종시 초기에 불안하다는 뉴스가 많이 나올 때 아파트를 구입했던 사람 중에는 돈을 꽤 벌어 상가나 추가적인 아파트를 더 구입해 세종시 부동산 부자가 된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인근 Y 중개업체 대표는 “신도시라 상가는 많이 지어지고 있지만 아직 비어있는 곳도 많다. 도로변 상가의 경우 주차가 안되는 상가는 특히 피하라”고 전했다.

세종시에는 2010년 1582가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모두 8만5885가구의 공동주택이 공급됐다. 올해에도 연말까지 1만6095가구가 입주한다. 때문에 가격이 조정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들어 세종시 부동산 거래도 줄고 있다. 지난달 세종시 부동산 거래관리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 건수가 276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12월에 비해 24.6%나 줄어들었다. 분양권 거래량도 28.5% 감소했다. 

세종시는 11.3 부동산대책에 의한 청약조정지역에 포함돼 1순위 청약 강화, 2주택 소유자 청약 대상 제외, 재당첨 제한 등의 규제를 받는 지역이다. 

이에 도담동 A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공무원이나 정부출연기관 직원들의 입주가 거의 마무리돼 인구 유입이 더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종시는 정부청사 뿐만 아니라 중앙행정, 문화·국제교류, 도시행정, 대학·연구, 의료·복지, 첨단지식기반 등 6개 주요 지구로 나눠 개발하고 있는 도시로 여전히 상승여력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안전처, 인사처 등 4단계 이전을 끝으로 중앙부처의 이전은 대부분 완료했으나 정부는 2030년까지 세종시 인구 5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윤희기자

세종시의 6개 지구는 23㎞의 순환도로로 연결돼 있다. 도시 중심엔 시가지가 없고 80만 평에 달하는 중앙공원 녹지가 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주변지역인 조치원이나 대전 등의 지자체에서 소위 말하는 ‘빨대효과’를 두려워할 만큼 세종시는 인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이주하고 싶은 도시가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시역 전체 중에서도 금강 남쪽에 새롭게 대규모로 지어질 아파트들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변 지역 인구도 어느 정도는 이미 유입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 유치 등이 시의적절하게 따라주지 않으면 단기적으로는 어려워진다. 지정학적 요인을 보더라도 인의적인 행정수도라는 세종시의 특성상 남북통일이라는 변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