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BMW코리아

국내 수입차 시장 발전을 진두지휘했던 BMW 5시리즈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5시리즈는 1972년 탄생 이후 전 세계에서 800만대 가까이 팔린 베스트셀링 세단이다. 520d 등을 필두로 한국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BMW코리아는 2월21일 뉴 5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풀체인지로 돌아온 7세대 모델이다. 약 3주 만에 2000대가 넘는 사전 계약이 몰렸을 만큼 기대감이 상당한 차다. 5시리즈의 가솔린 모델인 530i x드라이브를 시승했다.

명실상부 ‘스마트 세단’

시승은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인천 중구 BMW드라이빙센터를 왕복하는 약 130㎞ 구간에서 진행됐다. 신형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전 라인업에 M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 적용됐다는 점, 앞서 7시리즈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제스처 컨트롤을 갖췄다는 점, 각종 반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했다는 점 등이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똑똑해졌다. 출발 전,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벨트를 안 했다는 경고가 계속됐다. 경고음이 몇 번 울리다 멈춰버리는 다른 차종들과는 달랐다. 끊임없이 소리를 내며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주차장을 빠져나오기 전 디스플레이 화면에 긴급안내 메시지가 나타났다. 눈길로 도로가 혼잡하니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실제 이날은 서울 시내에 눈·비가 많이 내렸다.

▲ 5시리즈 헤드업 디스플레이 화면 / 출처 = BMW코리아

제스처컨트롤 기능을 실행해 봤다. 센터페시아 앞에서 손을 휘저으면 볼륨이 저절로 올라가고 내려갔다. 공조장치 버튼은 모두 터치 형식으로 바뀌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다. 정전기 방식으로 지원해 정확도가 높았다. 내비게이션 화면에도 터치 기능을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도심 정체 구간에서 반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했다. 액티브크루즈컨트롤을 중심으로 차선변경 보조, 조향 보조, 측면충돌 보호 기능 등이 담겼다. 이론상으로는 (직진만 한다면) 운전자의 개입 없이 목적지까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

기존 다른 차종에서도 접해본 기술들이다. BMW는 이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 비가 오는 날이었음에도 차선을 인식하는 수준이 상당했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개입하는 방식도 훨씬 부드러웠다. 크루즈 속도를 30㎞/h로 설정해두고, 막히는 올림픽대로 구간을 10㎞ 넘게 달렸다. 발로 페달을 밟거나 손으로 핸들을 조작할 필요가 없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단점을 찾기 힘든 주행감”

차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운전의 재미를 놓칠 수는 없는 법. 530i의 진가를 경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시트가 몸을 강하게 조여주는 게 인상적이다. 전체적인 시트 착좌감도 수준급이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530i는 2.0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를 품었다. 5200~6500rpm에서 최고출력인 252마력, 1450~4800rpm에서 35.7㎏·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0초다. 복합연비는 10.4㎞/ℓ를 기록했다.

출발부터 토크감이 발 끝에 전달됐다. 가솔린차에 디젤차의 치고 나가는 맛을 입혔다. 신형 엔진의 특징으로 분석된다. 브레이크 답력도 흠잡을 데가 없다. 하체가 상당히 단단해져 마음에 들었는데, 과속방지턱은 나름대로 부드럽게 넘어갔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드라이빙센터 내 서킷으로 차량을 이끌어봤다. 속도에 대한 한계는 경험해볼 수 없었다. 200㎞/h까지는 신음소리 하나 없이 달릴 수 있을 듯하다. 이 차의 최고속도는 250㎞/h로 제한돼 있다. 코너를 파고드는 감각은 보다 날카로워졌다. 헤어핀 구간에 무리하게 진입해도 허둥대는 모습이 없었다. 비에 젖은 노면이었음에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이전 세대 모델의 정체성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기본기를 한껏 끌어올려 상품성을 높인 차다. 차에 주도권을 줘 편리한 운전을 추구할 수도,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재미를 추구할 수도 있다. 기본기 측면에서는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신형 5시리즈는 520d, 530i이 각각 출시됐다. 향후 530d 라인업도 추가될 예정이다. 가격은 520d가 6630만~7120만원, 530i가 6990만~7480만원, 530d가 87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