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일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하고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인 김종호 사장을 실장에 위촉해 눈길을 끈다. 미래전략실 해체 후 첫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가 자사가 아닌 삼성중공업 김종호 부문장을, 그것도 위촉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김종호 사장에 대해 "제조분야 최고 전문가"라며 "삼성전자 세트사업 전반에 걸친 품질과 제조 혁신활동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김종호 사장. 출처=삼성전자

이번 인사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먼저 미래전략실 해체 후 첫 단행된 사장단 인사라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삼성SDI는 제47기 정기주총소집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의한 단종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 조남성 사장의 후임이다.

그리고 전영현 삼성SDI 사장 내정이 확정되며 삼성전자는 당일 신임 DS부문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 사업부장에 D램개발실장인 진교영 부사장을 내정한 바 있다.

당시 미래전략실 해체 발표가 나오기 직전인 관계로 삼성SDI와 삼성전자의 인적교류는 삼성전자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평이 정설이었다. 같은 전자계열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삼성중공업에 소속된 김종호 사장을 삼성전자가 위촉한 것은, 일각에서 제기하던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삼성의 변화전망과 다소 괴리감이 있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사라지기 때문에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대 주력 계열사가 힘의 균형을 이룰 것이라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여니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삼성전자가 미래전략실이 수행하던 컨트롤 타워를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만 김종호 사장이 장기간 삼성전자에 소속되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이례적으로 위촉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이유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룹 개념이 소멸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로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고있다.

한편 김종호 사장은 숭실대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1983년 삼성전자 생산관리 2과로 입사했다. 이후 삼성전자 생산관리팀(DATA) 담당차장, 무선사업부 제조센터장, 글로벌기술센터장을 역임하고 2016년 3월부터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