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프렌즈 김창원 대표는 현재 한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

스타트업 ‘펫프렌즈’를 찾았다. 펫프렌즈는 반려동물용 사료와 간식, 패드 등 반려동물 용품을 주문 1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으로 주문하면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배달해준다. 펫 IT 시장을 대변할 스타트업 중 하나다.

문을 열자 하얀 말라뮤트가 펄쩍 뛰어올랐다. 펫프렌즈는 핑크빛 오토바이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을 누빈다. 이용자가 입력해둔 반려동물 신상정보를 활용한다. 빅데이터와 생애주기별 패턴 분석을 통한 맞춤 서비스를 앞세워 애견인, 애묘인 등을 공략하고 있다.

펫프렌즈 앱, 카카오톡, 전화 등 3가지 주문 방법을 통해 사료와 수제간식을 주문할 수 있다. 새벽 3시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반려동물 전문 MD와 상담을 통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손수 오토바이를 타고 반려동물 간식을 배달하는 김창원 대표를 만나 펫 IT 스타트업 시장 전반의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내내 김 대표는 반려동물을 ‘아이’라고 표현했다.

펫프렌즈는 2016년 8월 론칭했다. 3월 현재 제휴 업체는 3000여개에 달한다. 김 대표는 “판매 상품 중 80%는 배달, 20%는 오프라인 상점에서 거래된다”며 “수의사 3명이 카카오톡으로 반려동물에 맞는 사료를 추천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펫 IT 시장에 대해 그는 “7~8년 전까지는 키우는 개에게 남은 밥을 줬다. 매우 빠른 속도로 비싸고 품질이 좋은 프리미엄 사료까지 시장이 확대됐다. 2015~2016년 프리미엄 사료 전환율이 2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에게 좋은 것을 골라 먹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셈이다.

▲ 펫프렌즈 김창원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초기 단계 펫 IT “꼭 필요한 서비스로 접근해야”

펫프렌즈는 처음에 오프라인 매장과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데이터를 모아 정보를 주고받는 플랫폼을 추구했으나 수요가 적었다. 펫 IT 시장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가 뭘까 고민하던 차에 ‘반려동물 제품 배달 서비스’로 노선을 바꿨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중 한 번쯤 밥이 떨어져서 놀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조사해보니 70%는 이런 경험이 있었다”며 “펫프렌즈는 동물이 가족이 된 시대에 깜빡한 가족 밥을 챙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알려진 것보다 작다. 반려동물을 다루는 8000개의 사업이 있으면 동물병원이 4000개, 2000개는 축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며 나머지 2000개는 미용 및 기타 사업을 한다. 그는 “이 중 동물병원이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다”며 “반면 펫 IT는 매우 초기 단계다. 최근 미국에서만 있던 펫시터(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사람)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됐다. 이용자들을 펫시터와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많이 생겼다. 다만 마당이 넓은 미국과 한국 시장의 특성이 매우 달라 이것도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여행 등은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며 “펫프렌즈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빠른 배송속도 등 현재 한국 상황에서 잘 통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펫프렌즈는 론칭 3개월 만에 월평균 주문 건수 1500건을 달성했다. 온오프라인에서 각각 유통되는 사료를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 플랫폼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동물병원에만 유통되는 사료가 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유통되는 사료가 각각 다르다. 김 대표는 “앱 구매율이 높은 상태다. 25세에서 35세 사이의 여성 고객이 가장 많고 80% 이상의 주문이 여성으로부터 온다”며 “늦은 시간에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니 안심하고 이용한다. 이들을 위해 손편지로 감사를 전하고 혼자 살다 보면 잘 안 챙겨 먹기 마련인 과일도 선물로 보낸다”고 강조했다.

▲ 펫프렌즈.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국내 펫 IT 시장, 사회 인식 변하며 “점점 좋아질 것”

국내 반려동물 시장 확산이 빠르고 뛰어든 스타트업들도 많다. 업계 관계자의 시각에서 전망은 어떨까. 김 대표는 “인식 개선이 되고 나면 펫 IT 산업도 날개를 펼 것”이라며 “현재는 밥을 배달해주는 것, 이동서비스 등 꼭 필요한 서비스만 사업이 되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이 커지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식 개선에 대해선 “반려동물 등록제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분양 단계에서부터 칩을 삽입해 분양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버려지는 동물이 줄어들 것”이라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에 집중된 사회다. 인식 변화와 제도의 변화가 펫 IT 분야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과 펫 IT 산업 전망에 대해 “앞으로 1~2년 버티고 나면 그 후부터 나아질 것이다. 성장은 매우 빠르나 지금 의식주 부분 사업에 머무는 단계고 그 후 엔터테인먼트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호전세라면 훨씬 더 사업이 잘될 것”이라며 “벌써 대기업들에게 러브콜이 많이 온다. 앞으로 반려동물 포털 사이트, 사물인터넷, 서비스업 등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펫프렌즈가 꿈꾸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펫 IT 시장에 뛰어들려는 사업가들에게 “반려동물 시장의 장래성이 좋다고 무작정 뛰어들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매달 한 번씩 모이는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들이 있는데 한 달에 한 기업씩 사라진다”며 “실제 들어와 보니 개 시장보다 고양이 시장이 훨씬 무궁무진했다. 통계는 편향된 오차가 너무 크니 믿지 말아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분명히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더 빠르게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