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미국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첫 연설 기회를 갖고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한번 천명했다. 미국 언론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연설이었다는 긍정평가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연설이 취임 연설때와 비교하면 차분한 편이었다고 평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이전에 비해 진지하고 부드럽게 아젠다를 확장하고 야심찬 비전을 제시했다”며 “미국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새로운 장”이라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톤'이 이전과 달라졌다”며 “포용적이고 관대한 메시지를 지향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연설의 승리자는 도널드 트럼프”라며 “정계 입문 후 행한 연설중 최고였다”고 호평했다. 

다만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연설은 지난 취임 연설과 비교하면 분명히 더 낙관적인 어조였지만 새로운 제안들은 거의 없었다”며 “오바마케어 대체 방안, 중산층에 대한 감세를 포함한 세제개혁,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국방비 대폭 증액 등 그가 내놨던 계획을 어떻게 감당할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월스트리트도 (트럼프 연설에) 감명을 받지않았다"면서 "연설전 0.3% 올랐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선물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상승폭을 줄였다”고 덧붙였다.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할 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당장 공화당 내부의 의견 불합치를 해결할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면서 "오바마케어 대체안을 마련하기까지 구체적인 단계를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연설 직후 ORC와 함께 트럼프 연설을 시청한 미국인 5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서 시청자 5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의회 연설을 시청한 시청자 70%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정책들이 미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것이며 30% 가까이는 트럼프의 우선순위가 제대로 됐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72%의 응답자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테러 관련 대응에는 70%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세제안, 이민, 헬스케어에 관한 질문에는 각각 64%, 62%, 61%의 응답자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답했다.

반면 금융시장은 기다렸던 세부 계획들이 나오지 않았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연설 당시 상승세를 타다 이후 세부안이 나오지 않자 상승분을 반납했다.

E-Mini 지수를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선물은 한국시간 기준 오후 3시44분 전날보다 0.16% 오른 2366.5를 지나고 있으며, 나스닥100선물은 0.1% 전진한 5337.5를 기록 중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트럼프 연설보다 높아진 연방준비제도의 3월 금리 인상설에 초점을 맞추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달러 인덱스지수는 0.45% 오른 101.58을 지나고 있다.

◇트럼프 "불공정 무역 바로 잡겠다"..신호보주의 천명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미국 경제의 엔진을 재가동시키겠다고 밝혔다.

먼저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중산층에 대한 대폭의 감세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경제팀은 역사적인 세제개혁안을 마련 중"이라면서 "이를 통해 법인세 세율을 낮춤으로써 우리 기업이 어디에 있건 또 누구와 함께하건 경쟁력을 갖추고 번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세제 개혁 내용에는 중산층에 대한 대폭 감세 혜택이 포함될 예정이다.

무역정책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자유무역을 믿고 있지만 동시에 공정한 무역이 돼야 한다”며 미국 경제가 불공정한 무역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8년간 새로 생긴 부채가 앞서 모든 대통령 정부에서 생긴 부채 총합보다 많다"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승인된 이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 25% 이상이 줄었고,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우리는 6만 개의 공장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해외 국가는 미국산 제품을 수입할 때 매우 높은 관세와 세금을 부과하는 데 반해, 우리는 수입품에 대해 거의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면서 "외국과 (미국이) 무역을 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미국 기업과 노동자가 더는 이용당하지 않게 할 것"이라며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다시 가져오겠다"고 역설, 보호무역주의를 강도높게 펼치겠다는 뜻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법인세를 줄여 기업들이 세계 어디에서나, 어느 상대와도 경쟁할 수 있게 만들고, 중산층을 위해 대폭적인 세금공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을 위해 동등한 경기장을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개혁에 대해서는 "일자리를 죽이는 규제를 큰 폭으로 없애는 역사적인 노력을 시작했다"면서 새로운 규제를 1개 만들때마다 기존의 규제 2개를 없애는 제도 등을 소개했다.

◇"안보동맹국들, 재정의무 공평 부담해야"..북한 언급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우리의 파트너 국가는 안보동맹과 관련된 재정 의무를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르며 파시즘을 무찌르고, 냉전을 치르며 공산주의를 패배시키면서 형성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나토는 물론 중동, 태평양 지역의 우리 동맹 파트너들이 (방위)비용을 공정하게 분담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 일은 세상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일”이라며 “미국은 새로운 친구(국가)들을 찾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기꺼이 형성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전쟁과 갈등이 아닌, 조화와 안정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작년 캠페인에서 트럼프 장관은 28개국 동맹국 중 미국과 다른 4개국이 국내 총생산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나토에 대한 미국 공약에 의문을 제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