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이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변수가 여전한 가운데 최근 블룸버그, 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3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50%이상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상반기 유럽의 선거 등 정치적 이벤트도 앞두고 있어 향후 금값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값, 작년과 유사한 흐름 보일까?

금값은 작년에 5년간의 약세에서 벗어났다. 특히 상반기에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대형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폭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하반기에도 등락을 거듭하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며 또 한 번 반등했다. 일반적으로 금값은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안전자산으로 여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된데 이어 연말 FOMC의 금리인상까지 결정되며 다시 연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미국 금리가 상승해 달러가치가 오르게 되면 반대급부로 금의 가치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단위: 온스/달러) 자료=한국거래소 

금값은 올해도 현재까지는 작년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추후 금값에 영향을 줄 이벤트도 작년과 유사한 시기에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 브렉시트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에서 대선과 총선 등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과 마찬가지로 극우세력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작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년에는 금리인상에 한 차례에 그쳤지만 올해는 미국 경기호조로 최소 3번 이상의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점이다. 

(단위: 온스/달러) 자료=한국거래소

◇2분기 까지는 안정적인 흐름 이어 갈 듯...최대 1300달러

단기적인 금값 전망에 대해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지난 12월 미 FOMC 직후 올해 3회 금리인상을 반영한 미 국채수익률과 달러의 추가 상승 동력 약화에 힘입어 금 가격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중”이라며 “미 재정정책과 유럽 정치 이슈들이 불확실성을 더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으로 인해 실질금리가 하향조정 돼 금값은 최대 온스당 13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흐름은 최소한 2분기 중반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4월 말이나 5월초 부터는 6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제금값&인플레이션 추이>

출처=한화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이상원 연구원도 “금 가격은 최근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와 기준금리 인상 전망 강화에 일시적으로 약세로 돌아선 모습”이라며 “지난 21일(현지시간)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상 지지 발언과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달 FOMC 회의록에서 "빠른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가 우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다만 “회의록에서 차기 금리인상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언급은 부재해 금 가격 하단은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금값 약세 예상

이처럼 전문가들은 올해 금값 전망에 대해 전반적으로 작년과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지만 하반기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 연구원은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이나 금리인상이 임박할 때 동반되는 실질금리 상승에는 취약하다”며 “작년에는 금리인상 1번이었지만 올해는 경기상황과 지표를 볼 때 작년보다는 더 많이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미 금리인상 경계감이 높아져 금값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실질금리가 다시 반등할 때는 지난 4분기와 같은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유의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반기 최대 변수는 '트럼프', 경제정책 실패불확실성 확대로 금값 폭등 할수도

 

한편 일각에서는 하반기 가장 큰 변수는 금리인상 보다 트럼프이며, 그의 행보에 따라 금값이 폭등할수도 폭락할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아직 트럼프의 경제정책이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어 소폭 상승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당장 내일 새벽(한국시간) 트럼프의 상하원합동연설에서 경제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을 경우 단기적으로 미국증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그럴 경우 3월에는 금리인상을 한다해도 하반기에 또 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하반기에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금리인상이 연기된다면 다시 금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