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업계의 축제. MWC 2017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다. 자연스럽게 모바일 혁명의 시작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한편, 올해에는 구체적인 윤곽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의미심장한 7개 포인트를 찾아보자.

▲ 출처=삼성전자

1. "스마트폰 2인자 경쟁" 애플은 MWC에 참석하지 않으며,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공개는 3월로 미룬 상태다. 글로벌 1위와 2위 사업자가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2인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LG전자는 LG G6를 내세웠다. 18대9 화면비에 5.7인치 QHD+ (2880X1440) 해상도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HDR(High Dynamic Range) 규격인 돌비 비전(Dolby Vision)과 HDR 10을 모두 지원하며 최고 등급(IP68) 방수방진 기능도 시선을 끈다.

카메라도 후면 광각과 일반각 듀얼 카메라 모두 동일하게 13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했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실었다. 스냅드래곤821을 지원해 모바일AP 경쟁에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지만 LG G5에서 학습한 '과도한 혁신의 함정'을 제대로 피하는 분위기다. 일체형 배터리도 채용해 프리미엄 본연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 출처=LG전자

화웨이도 P10을 공개했다. 26일(현지시간)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P10과 P10 플러스를 공개했다. 라이카는 물론 미국 색상전문업체 팬톤과도 협력해 눈길을 끈다.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보인다. P10 시리즈의 색상은 그리너리, 대즐링 블루, 그래파이트 블랙, 로즈 골드, 대즐링 골드, 프레스티지 골드, 세라믹 화이트, 미스틱 실버 등이다.

카메라 성능이 한층 강화됐다. P9과 같이 후면에는 듀얼카메라를 채용했다. 흑백 센서 카메라는 2000만화소, RGB 카메라는 1200만화소다. 전면에는 800만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모바일AP는 자체제작한 기린960이며 P10은 5.1인치 풀HD 디스플레이(1920×1080)를 갖췄고, P10 플러스는 이보다 큰 5.5인치에 QHD 화면(2560×1140)을 지원한다. 홍채인식기술은 없다.

▲ 출처=화웨이

노키아도 돌아왔다. 지난해 5월 노키아 전 직원들이 설립한 회사인 HMD글로벌오이가 노키아의 이름으로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노키아3310의 리디자인 버전과 노키아3, 노키아5다. 블랙베리는 키원을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간) 일찌감치 베일을 벗은 키원은 ‘허브플러스’(Hub+)를 포함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날로그 감성을 살린 뉘앙스가 강하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4종을 모두 공개했다. 엑스페리아 X 시리즈를 강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및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 4종을 새롭게 공개했다.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Xperia XZ Premium)은 세계 최초 4K HDR 디스플레이(5.5형)가 적용됐으며 루미너스 크롬(Luminous Chrome) 및 딥씨 블랙(Deepsea Black)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엑스페리아 XZs(Xperia XZs)는  5.2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모델이며 색상은 아이스 블루(Ice Blue) 웜 실버(Warm Silver) 및 블랙(Black) 세 가지다. 두 모델 모두 모션아이 기능을 지원한다.

엑스페리아 XA(Xperia XA)의 후속작인 엑스페리아 XA1(Xperia XA1)과 6형 대형 스크린을 탑재한 XA1 울트라(XA1 Ultra)도 출격했다. 저조도 촬영 기능 및 2300만 화소 센서를 지원하며 안드로이드7.0이 들어갔다. 엑스페리아 XA1 및 XA1 울트라는 올 봄 출시 예정이며, 색상은 화이트(White), 블랙(Black), 핑크(Pink), 골드(Gold) 4가지다.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촘촘하게 배치하는 분위기다.

▲ 출처=소니

ZTE는 스피드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다운로드 속도가 최대 1Gbps에 달하는 기가비트(Gigabit Phone)다. 5G를 선도하기 위해 다운로드 속도에 방점을 찍었다. 스냅드래곤 X16 LTE 모뎀이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TM) 835 모바일 플랫폼으로 구동되며 CA(carrier aggregation) 기술, 4x4 MIMO 안테나 기술, 256-QAM 변조 등을 모두 합쳤다.

2. "스마트워치, 귀한 몸"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은 침체되어 있다. 특히 고가의 스마트워치가 아닌, 저가의 스마트밴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우려감이 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웨어러블 시장의 1위는 23%의 점유율을 가진 핏비트며 2위가 16.5%의 샤오미며 3위가 5.7%의 가민이다. 4위는 4.9%의 애플이고 5위는 4.5%의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최근 많은 회사들이 스마트워치로 시선을 돌리고 있지만 1위부터 3위 회사의 주력 아이템이 스마트밴드라는 점은 시장의 외형적 한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 출처=IDC

하지만 포스트 아이폰은 플랫폼적 성격이 있어야 하며, 당연히 복잡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의 존재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MWC 2017의 경우 스마트폰 1위, 2위 사업자가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스마트워치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LG전자와 화웨이다. 먼저 LG전자의 경우 MWC 2017에서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LG 워치 스포츠(LG Watch Sport)와 LG 워치 스타일(LG Watch Style)이 눈길을 끈다. LG 워치 스포츠는 1.38인치 원형 플라스틱 OLED(P-OLED) 디스플레이와 퀄컴의 최신 웨어러블 전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웨어 2100을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LG 워치 스타일은 1.2인치 P-OLED 디스플레이와 IP67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과 더불어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지원한다. 두 제품 모두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며 안드로이드웨어 2.0을 기본으로 한다.

▲ 출처=LG전자

화웨이 스마트워치2도 공개됐다. 26일(현지시간) 현장에서 P10과 동시에 출격했으며 듀얼 크라운 디자인을 기반으로 클래식함과 스포티함을 모두 추구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후문이다. 자체적인 모바일 연결성 및 내장된 GPS 칩이 내장되어 있으며 VoLTE 지원 및 듀얼 마이크 잡음 제거 기능도 제공한다. 듀얼 4G, GPS, Wi-Fi, 블루투스 및 NFC를 위한 워치 케이스 상단의 안테나 통합도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피트니스적 특성도 살렸다. 퀵 스타트 작동 모드인 ‘fat-burning run’과 ‘cardio run’이 대표적이다. GPS와 심박수 감지 시스템을 지원하며 운동 경로를 추적하는 내장 GPS도 있다. 안드로이드 2.0을 지원한다.

3. "5G에 대한 각자의 도전" 통신의 축제답게, 5G에 대한 담론도 구체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27일(현지시간) '5G, 미래를 앞당기다(5G & Beyond, Accelerating the Future)'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2019년 5G 상용화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5G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속도와 연결성, 용량을 제시했으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주요 수단으로 지능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위치정보와 네트워크 보안, 통제역량 등 다양한 방법론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 출처=KT

KT는 표준화에 대한 공세도 늦추지 않고 있다. 5G 및 LTE 망을 융합하는 NSA(Non Standalone) 표준을 올해 12월까지 완료해 달라는 제안을 3GPP에 전한 것으로 확인된다. 2019년 5G 상용화를 위한 포석이자, 자사 중심의 생태계 구축을 이루기 위한 야망으로 읽힌다.

SK텔레콤도 5G에 나섰다. LTE 진화의 마지막 단계인 LTE-A 프로(LTE-Advanced Pro) 기술 상용망 테스트에 성공하며 나름의 길을 걷는 분위기다. 에릭슨과 이동통신용 LTE 주파수와 Wi-Fi용 주파수를 묶어 LTE 신호로 전송하는 비면허대역 주파수 집성기술(LAA: Licensed Assisted Access)을 통해 1Gbps 속도 시연에도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세계 최초로 5개 주파수 대역을 묶어 하나의 주파수처럼 사용하는 5밴드 CA(주파수 집성) 기술을 상용망에서 시연하는 것에 성공했으며  3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는 3밴드 CA 기술과 4x4 다중안테나 기술을 결합해 상용망에서 최대 900Mbps의 다운로드 속도까지 구현했다.

노키아와 양자암호통신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존하는 어떤 해킹 기술로도 뚫을 수 없는 가장 완벽한 통신 보안 체계인 양자암호통신의 경우, 국내 기술연구의 역사는 외국보다 몇 년 늦었지만 현재 나름의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그 중심에 SK텔레콤이 있다.

▲ 출처=SK텔레콤

박동수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은 “이번 SK텔레콤과의 LTE-A 프로 기술 시연을 통해 LTE에서 꿈의 숫자였던 1Gbps 통신서비스 상용화가 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LTE 기술의 최종단계까지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5G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ZTE는 5G mmWave와 Sub6GHz 상용화 전(pre-commercial) 기지국 전체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3세대 파트너십 프로젝트(3GPP) 5G 뉴 라디오(new radio, NR) 뉴 에어(new air) 인터페이스와 주류 5G 주파스 대역에 대한 지원이 핵심이다. 스마트폰 기가비트를 통해 1Gbps 다운로드 시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편, 제조사의 역량과 통신 네트워크 사업자의 기술력을 연결한 지점이 눈길을 끈다.

이견의 여지는 있지만, 기가비트는 ZTE의 Pre 5G 솔루션을 책임지는 첨병역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과 협력하기도 했던 에릭슨은 자사 부스에 5G 체험장을 마련하며 눈길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전시장에서 멀리 떨어진 자동차를 5G로 연결한 네트워크로 운전하는 체험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에릭슨의 부스는 전체 컨셉이 '5G 거리'로 꾸며졌다.

이 외에도 다양한 통신 사업자의 5G 실험이 MWC 2017에서 있을 전망이다.

4. "5G로 가능한 것들" 5G가 깔리면 커넥티드카 및 가상과 증강현실 등 다양한 ICT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최근 민간드론시장을 석권한 DJI가 MWC 2017에서 새로운 기업용 드론을 선보이며 5G의 미래에 찬사를 보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최근 벤츠와의 협력사례를 밝히며 커넥티드카의 비전을 정조준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자동차 전장업체들이 다수 MWC 2017에 들어선 지점도 이러한 현상과 일맥상통한다. 폭스바겐 및 포드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 전장업체를 비롯해 지도업체들도 스페인에 나타난 이유다.

가상 및 증강현실은 연결의 플랫폼적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역시 대용량 정보를 취급한다는 점에서 5G의 발전과 보폭을 맞출 수 밖에 없다. MWC 2017에서 삼성전자 및 KT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은 일제히 가상현실 중심의 체험부스를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UH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초고화질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플레이어들도 많아졌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팅스 CEO가 기조연설에 등장한 대목이 상징적인 이유다. 5G는 기본 인프라며, 초연결의 시작이다. 당연히 넷플릭스와 같은 OTT 업체도 5G의 미래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이 부분은 망 중립성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망 중립성 강화에서 약화로 돌아선 미국 FCC의 결정과 더불어, 통신 사업자와 ICT 기업의 미묘한 긴장감은 올해 MWC 2017에서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5. "인공지능...뜨거운 감자" 인공지능의 강점도 강조될 전망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기술력이 추상적인 솔루션으로 여겨졌다면, MWC 2017에서는 실제 기기와의 결합을 전제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LG G6와 자사의 스마트워치 2종에 이미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상태다.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들은 사용하기 어렵지만, 빠르면 올해 한국어 지원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황창규 KT 회장도 빅데이터와 더불어 인공지능의 기술력을 강조한 바 있다. 5G의 2019년 상용화를 주장하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지능화 솔루션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기반의 로봇을 공개하며 음성과 영상의 콜라보를 메인으로 내세운 상태다. 장난감, 반려동물 및 점원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로봇이 등장했다.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의 스펙트럼 확장이다. LG전자는 LG G6를 통해 인공지능 AS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7일(현지시간) 기조연설에 나서며 슈퍼 인텔리전스의 강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30년 내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할 것"이라며 "초연결에 바탕을 둔 사물인터넷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의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는 2035년이 되면 스마트폰의 80%는 인공지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의 역기능인 '인류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는 "인류문명을 위협하는 12가지 위험요소 중 하나"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슈퍼지능)이 나머지 11개의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초연결 및 인텔리전스 기술의 순기능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MWC 2017에서는 인공지능이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삽입되며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귀추가 주목된다.

6. "중국의 돌풍, 화웨이" 최근 MWC를 비롯해 CES, IFA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은 중국의 황색돌풍이다. 거대 기업인 화웨이를 중심으로 글로벌 ICT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P10과 화웨이워치2를 공격적으로 공개하며 초반 기선잡기에 나서고 있다.

사실 올해 MWC 2017은 중국 기업들에게 절호의 기회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박람회의 꽃인 스마트폰 갤럭시S8을 공개하지 않고 갤럭시탭 S3와 갤럭시북 등을 공개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중국 기업들이 MWC 2017 현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 전망이다.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7. "올드보이의 귀환" MWC 2017는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더욱 반갑다. 먼저 블랙베리. 키원을 공개했다.  물리 자판을 전면에 세워 블랙베리의 향수가 남은 이용자들을 노리는 분위기다.

노키아는 더욱 노골적이다. HMD글로벌오이가 노키아의 이름으로 스마트폰을 공개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의 감성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노키아3310의 리디자인 버전과 노키아3, 노키아5는 외형으로 보면 완전한 피처폰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며 구글 어시스턴트까지 차용한 인공지능 스마트폰이지만, 외형은 아날로그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드보이의 정의가 어울리지는 않지만, 명가재건을 위한 소니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엑스페리아 4종으로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모두 노리고 있다.

올해 MWC 2017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향수와 함께 돌아온 올드보이의 성적이다.

▲ 출처=노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