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그대로 남성을 위한 시계, 무슈 드 샤넬. 출처=샤넬

1년 전, 정확하게는 2016 바젤월드 기간이었다. 샤넬이 역사상 첫 남성 시계 컬렉션을 론칭한다는 소식에 구름 같은 인파를 뚫고 샤넬 부스로 향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마주한 샤넬의 남성 시계, 무슈 드 샤넬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날 샤넬의 남자(무슈 드 샤넬은 프랑스어로 사넬의 남자라는 뜻)를 바라보던 여자들의 반짝이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무슈 드 샤넬은 첫인상만으로 여자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한 시계다. 물론 그가 사로잡은 건 여심뿐이 아니다. 기계식 시계 애호가들 역시도 샤넬의 첫 번째 인하우스 무브먼트, 칼리버 1을 탑재한 무슈 드 샤넬에 연신 엄지를 추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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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5년의 개발 기간 끝에 탄생한 샤넬 첫 인하우스 무브먼트. 출처=샤넬

한 장의 드로잉에서 출발한 칼리버 1은 정통 시계 브랜드들과 다른 샤넬만의 접근법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시 말해 샤넬은 칼리버 1의 디자인을 먼저 완성한 뒤 그에 맞춰 수백 개의 부품을 배열한 것이다. 총 5년의 개발 기간 끝에 탄생한 칼리버 1은 지나치게 복잡하지도 그렇다고 지루하게 단조롭지도 않은 모습이다. 두 개의 원형 스켈레톤 브리지가 특징인 칼리버 1은 패션 하우스 샤넬 고유의 디자인 코드를 여러 곳에 차용하고 있다. 우선 입체적인 디자인과 샤넬이 사랑하는 블랙 컬러를 전체적으로 사용했고 일련의 부품들은 방돔 광장의 팔각형 형태를 연상시킨다. 칼리버 1 한 편에 자리하고 있는 사자 모티브는 샤넬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나타내는 일종의 징표로, 사자는 샤넬의 가장 남성적인 아이콘이자 힘과 파워를 상징한다.

 

▲ 블랙 에나멜 다이얼과 플래티넘 케이스를 장착한 2017년 판 무슈 드 샤넬. 출처=샤넬

무슈 드 샤넬은 시, 분, 초 기능을 제공한다. 평범한 기능이지만 그 표현 방식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우선 시각은 다이얼 6시 방향의 점핑 아워 창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보여주며, 분은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카운터(240°의 분 표시 창)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초를 측정하는 스몰 세컨즈는 다이얼 중앙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샤넬은 단 300점의 무슈 드 샤넬을 판매했다. 실버 다이얼을 장착한 150점의 베이지 골드 케이스 모델과 150점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 모델로 가격은 각각 4000만원대였다. 그리고 올해 샤넬이 블랙 에나멜 다이얼과 플래티넘 케이스를 장착한 무슈 드 샤넬을 공개해 또다시 시계 컬렉터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해외 시계 매체들은 올 블랙 옷을 입고 돌아온 무슈 드 샤넬에게 한층 더 ‘샤넬스러워’졌다는 평과 함께 ‘사실 파텍필립보다 샤넬 시계를 찬 남자에게 눈길을 보내는 여성이 더 많을 것’이라는 위트 있는 호평도 아끼지 않았다. 2017년 판 무슈 드 샤넬은 100점 한정 제작하며, 가격은 대략 70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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