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은 특히 유제품에 대해서는 수입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조제분유의 해외직구액은 사상 최대인 2857만달러(약 323억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일반수입액 2260만달러(약 255억원)을 추월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한 소비자단체가 해외 유명 브랜드의 분유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내용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육아 커뮤니티 '맘스홀릭'의 한 네티즌은 일본 시민단체 NPO(NPO法人新宿代々木市民測定所) 가 지난 2016년 7월에 실시한 수입 분유 성분검사 결과를 게시했다. 조사에서는 분유 제품에 서 검출되는 방사능 물질(세슘-137)의 양을 분석했는데,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독일 압타밀(Aptamil), 영국 힙(HIPP), 스위스 홀레(Holle)의 분유 제품에서 각각697mBq/kg, 384mBq/kg, 345mBq/kg의 세슘이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식약처에 사실여부를 확인했다. 

▲ 분유-스킴밀크 성분 측정결과표 출처= NPO법인 신주쿠 요요기 시민 측정소

식약처는 방사능 성분의 수치는 Bq(베크렐)/kg표시가 원칙인데, 이를 일본 NPO에서는 해당 단위의 1000분의1인 mBq/kg으로 표시하며 그 수치가 1000배 부풀려졌다고 해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가장 수치가 높았던 압타밀 분유의 세슘 검출량은 0.697Bq/kg으로 안전 기준의1/143 수준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기들에게 분유를 먹여야하는 엄마 소비자들의 불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에는 이유가 있다. 공식 수입선이 없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압타밀 분유는 지난 2012년 사카자키균(장내 세균의 일종)이 검출로 문제가 됐는데, 제조국인 독일에서는 제품 회수조치가 이뤄졌지만 처음에 우리나라에는 이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식약처는 지난해 2월부터 ‘수입식품 안전관리 특별법’을 통해 수입분유처럼 주로 구매대행을 통해 반입되는 식품에 대해 안정성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조제분유의 경우는 ‘축산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구매대행업체들은 얼마든지 규제를 피하는 다른 유형으로 신고해 제품을 반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직구 수입분유가 국내에 반입될 때 미허용 원재료 사용이나 영양성분이 기준에 부적합한 제품들을 완벽하게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각 국가별 안전성 검증 비교표. 출처= 업계

모유수유가 대부분인 선진국에서는 조제분유에 대한 인식 자체가 우리나라와 다르다. 해외에서 분유는 일종의 보조식이다. 반면 모유수유율이 낮은 우리나라는 분유 섭취만으로 아기의 성장이 가능하도록 제품을 설계한다. 따라서 분유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일련의 사실들을 숙지하고 제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

국내 유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 분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맹목적 기대감이 각 브랜드의 고가(高價) 마케팅을 가능하게 했다”며 “이러한 기대감은 수입 제품보다 훨씬 엄격한 안전성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국내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