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는 갤럭시노트7 단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 지점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배터리 핸들링'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최초 갤럭시노트7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했으며, 중국에서는 ATL의 배터리를 차용했다. 하지만 삼성SDI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1차 교환에 나서는 상황에서 전 제품에 ATL의 배터리를 투입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그러나 ATL의 배터리에도 문제가 있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월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규명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양 제품 모두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으며 외부평가기관으로 갤럭시노트7 문제를 파헤친 사지브 지수다스 (Sajeev Jesudas) UL 컨슈머비즈니스 부문 사장은 "삼성SDI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위쪽 코너에 눌림 현상과 얇은 분리막에 따라 배터리 내부 단락이 발생했으며, ATL은 비정상 융착돌기, 절연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의 조합이 배터리 내부에서 단락을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사실 중국의 경우 갤럭시노트7 문제에 있어 최초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 ATL의 배터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화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거듭된 발화로 중국 ATL의 배터리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현지 구매자들은 크게 분노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해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규명 기자회견을 통해 이례적으로 "중국 구매자들에게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중국 법원에서 심리가 열리기도 했다. 갤럭시노트7 구매자인 '야오'가 자신이 구입한 갤럭시노트7이 발화되어 재산에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배상해야 한다고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 심리는 있었으나 원고와 피고가 합의해 소송 자체가 취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이슈는 수면 아래로 내려간 분위기다. 하지만 찜찜함은 남긴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제작 단계에 있어 삼성SDI의 배터리 불량을 의도적으로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기 전 삼성전자가 일부 배터리에서 외관상 문제를 발견했으나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삼성SDI의 요청을 받아 배터리 안전에 직결되는 공정상 불량 기준을 완화해줬다는 의혹이다.

삼성전자는 반박했다. 22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의 규격과 안전성은 지난해 5월 30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서 인증 받은 데 이어 국가별 순차적 승인도 완료했다"며 "모든 배터리 제조사와 협의 과정을 거쳐 갤럭시노트7엔 갤럭시S7보다 더 강화된 기준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설명된 '코너부 눌림, 불가→ 허용' 부분도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는 배터리 내부 젤리롤이 타원형 형상이어서 코너부에 빈 공간이 생기고 가스 배출로 빈 공간이 사라지면서 파우치가 변형되는 현상"이라며 "갤럭시노트7 소손 원인인 ‘젤리롤 측면부 눌림, 음극 코팅부 끝단 위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해명이 지금까지 있었던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일각의 주장도 나오는 상황에서, 아직 이 문제는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업계의 관심은 올해 상반기 출시될 갤럭시S8의 배터리로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MWC 2017 공개를 포기하고, 배터리 안정성 8단계 검사를 거쳐 더욱 철저한 검수에 나서겠다고 주장한 상태에서 '배터리의 탄생지'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일본의 무라타제작소 제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제품이 들어가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일본회사를 택한 것은 의외라는 주장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중국 ATL의 배터리로 고생을 했지만 거래처와의 관계를 고려해 고소 및 기타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등 일종의 유화책을 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시장을 고려하면 갤럭시S8에도 ATL의 배터리가 들어갈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에 있어 포괄적인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ATL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선에서 일본회사와 손을 잡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MWC 2017에서 갤럭시S8의 빈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전망되는 태블릿 갤럭시탭S3에 ATL 배터리가 차용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LG전자도 LG G6를 출시하며 정교한 배터리 핸들링에 나서는 분위기다. 풀스크린 및 디자인적 강점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의 가능성까지 타진하는 한편, 배터리 안정성을 전면에 걸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 LG G6가 LG V20에 이어 히트 파이프(Heat Pipe) 채택 등 대폭 향상된 방열성능과 국제 기준을 뛰어넘는 배터리 테스트 및 다양한 극한 조건을 동시에 적용한 ‘복합 환경 검사’로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다고 밝혔다.

히트 파이프는 열전도와 확산에 탁월한 구리소재다. 스마트폰 내부 열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주 발열 원인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온도를 약 6~10%까지 낮춰준다. 발열이 많은 부품간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열이 한 곳에 몰리지 않고 분산되도록 방열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했다.

▲ 출처-=LG전자

배터리 열 노출 시험의 경우 국제 기준 규격보다 15% 이상 높은 온도로 테스트를 실시한다는 점도 부연했다. 더불어  LG전자는 실사용 환경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제품을 테스트하는 기존 ‘가속 수명 시험’을 더욱 강화한 ‘복합 환경 시험’을 신규 도입한다고 밝혔다. 새로 추가하는 ‘복합 환경 시험’은 이런 여러 가지 극한 조건들을 동시에 적용한 실험이다.

물론 이러한 LG전자의 마케팅을 '오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히트 파이프 등의 방법론은 다른 제조사들도 이미 차용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일단 LG G6의 배터리 용량은 3200mAh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IT전문매체 '9TO5Google'에 따르면 LG G6의 배터리 용량은 3300mAh일 가능성도 있다. 국가별로 다른 배터리 용량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동일한 용량을 사용할 것이 확실한 상태에서 LG 시리즈 중 역대급 배터리 용량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