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의 사랑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불장난 같은 사귐도 있고, 상대방을 기만하는 유혹도 있다. 물론 진실한 사랑도 있다. 남자들의 첫사랑처럼 진실하고 순수한 사랑은 실패하더라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하지만 불장난이나 기만적인 유혹에는 상처받는 사람이 생긴다.

어느 한편의 진실하지 못함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이다.

창업에서 업종을 선정하는 일은 곧잘 배우자 선정에 비교된다. 프랜차이즈 창업에서 브랜드를 선정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앙트레프레너지가 발표한 2017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프랜차이즈 리스트 20위 안에는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1위인 던킨도넛을 비롯해 타코벨, 세븐일레븐, 맥도날드, 리맥스코리아, 메리 메이드 등이다. 대부분 사업의 본질적인 콘셉트에 집중하거나 글로벌 확장에서 성공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이 중 44년 역사를 가진 미국의 부동산 프랜차이즈 리맥스는 15위에 랭크됐다. 우리나라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유달리 외식업 비중이 높고 서비스업 비중이 낮다. 그래서 리맥스의 성공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다. 40년이 넘은 서비스 프랜차이즈가 지금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리맥스는 사업의 축을 고객, 가맹본부, 가맹점인 중개사 세 가지로 본다. 이 중 리맥스가 가장 집중하는 것은 가맹점인 부동산 중개사들의 행복이다. 리맥스는 회사를 키우기 위한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오로지 중개사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집중한다. 어설프게 고객의 행복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중개사들을 행복하게 하면 그들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것이 사업 철학이다. 이를 위해 중개사들에게 유리한 수수료 체계와 중개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 시스템과 정보 제공 시스템을 만들었다. 가맹본부가 중개사들을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중개사들이 편리하고 효율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 모든 것을 집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가맹본부를 키우려고 하지 않고 중개사들이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덕분에, 리맥스는 44년의 역사를 가지고서도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프랜차이즈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성장하는 브랜드가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브랜드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단기적인 성과의 급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본질적인 사업 콘셉트와 가치에 집중한다. 사업의 본질이란 첫째는 상품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에서는 가맹점주의 성공이다. 가맹본부는 가맹점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 점포 하나를 살리는 데 진실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농담과 거짓말에 익숙하고 진실을 외면한다. 가맹점을 늘리는 데 들이는 에너지의 3분의 1만큼도 가맹점을 살리는 데 투자하지 않는다. 어떤 가맹영업 사원들은 계약을 위해 농담을 넘어서 거짓말도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상 가맹점 하나하나는 브랜드를 알리는 거대한 광고판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농담이나 거짓말 같은 가맹점 유치로 부실한 광고판이 늘어날수록 브랜드 위상에는 흠집이 생긴다.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가맹본부가 가장 집중해야 하는 영역은 히트상품을 개발하고, 브랜드력을 키우고 가맹점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최근 한식브랜드 이바돔은 가맹점주 리더스클럽을 만들어서 집중적으로 가맹점주의 기업가 정신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가맹점주의 역량 강화가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겨내는 원동력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초 비비큐는 가맹점주 중 우수한 사업자를 선발해서 100명이 넘는 가맹점사장 멘토단을 결성했다. 이들은 매출이 부진한 가맹점을 코칭한다. 매출이 향상되면 가맹본부가 성과의 일부를 멘토에게 멘토링비로 지급한다. 최근에는 전국 11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전 가맹점 사장들에게 성공사례 교육을 실행했다. 크린토피아는 매출 부진 가맹점들을 위한 매출 활성화 교육을 연중 쉬지 않고 실행한다. 못된고양이도 대표이사가 연 1회 전국 가맹점을 순회하면서 현장에서 가맹점 사장들의 애로점을 듣고 현장에서 즉시 문제를 해결해준다. 바른치킨의 마케팅팀은 가맹점의 성공적인 정착과 매출 증진을 위해서 개설부터 단계별로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들 만들어서 개별 점포 직원인 것처럼 마케팅을 대행해준다. 얌샘김밥은 청결이 경쟁력이라는 슬로건으로 2017년부터 가맹본부 비용으로 가맹점 개선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은 가맹점주의 성공과 행복이다. 가맹점주들에게 농담을 할 것인가, 거짓말을 할 것인가, 진실할 것인가? 이것이 지속성장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