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봄이면 생각나는 쑥을 색다르게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시청역 인근에 있는 푸짐하고 정갈한 쑥국수전골집. 쑥국수가 가장 맛있는 집 하면 떠오르는 곳이 바로 이화고려정이다.

서울시 순화동에 위치한 이화고려정은 기업들이 많이 밀집한 지역인만큼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맛집으로 통한다. 김명우 이화고려정 사장은 쑥국수전골을 대중화시키고자 지난 1994년부터 20여 년간 한가지 메뉴에 주력해왔다. 김사장은 과거 샤브샤브라는 음식이 고급스럽고 비싼 음식이었지만 대중화하고 싶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샤브샤브를 친숙하게 먹을 수 있도록 메뉴를 개발한 끝에 쑥국수전골이 만들어지게 됐다. 김사장을 이어 지금은 2대로 내려와 아들이 전적으로 맡고 있는 가게이기도 하다. 아들 내외가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부지런히 가게를 운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국물맛이 개운하고, 향긋한 쑥 내음이 가득한 쑥국수전골을 맛보고 싶다면 이화고려정을 추천한다.

1. 음식 종류

이화고려정은 쑥국수전골 전문점이다.

2. 위치

▲ 출처=네이버지도

·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9길 10

· 영업시간: 평일 11:00~22:00, 매주 일요일과 법정공휴일 휴무

· 가격: 쑥국수전골 1만3000원, 샤브샤브 2만원, 곱창전골 1만5000원, 생불고기전골 1만4000 원, 고려정식 2만원, 이화정식 2만5000원, 표고탕수이 2만3000원, 해물파전 1만3000원

· 연락처: 02-777-3857

3. 상호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기자

김 사장은 1994년 개업을 할 당시 ‘고려정’이라는 상호로 장사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발음하기 쉽고 정갈한 느낌이 들어서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가게를 시작할 때 ‘고려정’이라는 상호를 사용했지만 충정로에 같은 상호를 사용하는 한식집이 생겨 소송이 생겼다고 한다. 당시 충정로에 위치한 고려정은 상호권을 얻고 가게를 운영했기 때문에 김사장은 상호를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2006년부터 ‘이화고려정’이라는 상호를 걸고 있다. 이화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김사장의 자녀들 중 세명이 이화여자고등학교를 나와서 애착이 컸다고 밝혔다. 김사장이 이화여자고등학교 담장 옆에서 오랫동안 거주했는데 백꽃무늬도 마음에 들어 상호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 경영철학

이화고려정은 쑥국수전골 하나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에 있어서다. 샤브샤브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 김사장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푸짐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쑥국수전골을 연구했다. 손님들이 국수만 먹기에는 다소 가벼울 수 있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밥으로 마지막 전골 육수에 죽을 끓여 제공한다. 청결하고 깔끔한 가게 운영과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돋보인다.

김사장은 “밑반찬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만드는 이유는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해서다”라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 식재료도 엄선해 직접 구입한다고 한다. 20년간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비결은 다름 아닌 손님을 위한 변함없는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5. 주메뉴

 

이화고려정의 주메뉴는 쑥국수전골이다. 쑥국수전골은 가게 수입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사장은 “점심에는 간단하게 쑥국수를 찾으러 오시는 손님들이 많고 저녁에는 오피스 지역이다 보니까 회식 메뉴인 고기가 잘 팔린다”고 말했다.

이 집은 세트메뉴인 고려정식과 이화정식도 있다. 이 메뉴도 쑥국수전골이 기본으로 제공되는데, 기업인들이 사람들과 식사를 할 때 쑥국수전골만 먹기에는 다소 간단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고 한다. 정식에는 해물파전과 표고버섯탕수이가 추가로 들어간다.

쑥국수전골에는 기본 육수와 육우 양지, 대파, 쑥갓, 깻잎, 느타리버섯, 고기만두, 쑥국수가 들어간다. 육수가 보글보글 끓으면 양지와 대파, 쑥갓, 깻잎, 느타리버섯을 넣고 고기와 채소향이 어우러질 때까지 끓인다. 어느 정도 육수맛이 깊어졌다 싶으면 직원이 국수와 만두를 넣어준다. 만두와 국수가 익으면 직원이 다시 와서 일인 분씩 덜어준다.

푸짐한 전골을 직접 접시에 담아 주니 먹기가 편했다. 멸치육수와 고기 맛이 어우러져 국물맛이 진하고 개운했다. 국수도 쑥이 들어가다보니 향긋한 맛이 일품이었다. 쑥국수와 양지, 고기만두를 먹다보니 어느새 국물밖에 보이지 않았다. 국물을 연신 마시고 있을 때쯤 종업원이 다시 와서 죽을 만들어줬다. 죽에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기자

잘게 썬 새송이버섯과 당근이 죽의 기본재료다. 육수를 끊이기 위해 다시 불을 켜고 밥, 새송이버섯, 당근을 넣고 밥이 퍼질때까지 끓이다가 달걀과 참기름을 넣고 볶아준다. 단순한 죽일것 같으면서도 맛을 보면 육수의 진한 맛이 어우러져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어린아이를 둔 가족이 와서 식사해도 부담이 없을 정도다. 이 집은 밑반찬도 정갈하게 나온다. 기본적으로 김치 깍두기가 제공되고 낙지젓갈, 샐러드가 있다. 그중에서도 짭짤한 낙지젓갈에 계속 손이 갔다. 마지막으로 죽과 함께 김치와 깍두기를 먹다 보면 어느새 한 그릇 뚝딱 해치워진다.

6. 맛의 비결은?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기자

쑥국수전골 맛의 비법은 육수에 있다. 육수의 기본재료는 다시마와 멸치가 들어간다. 김 사장은 매년 가을 직접 여수에서 일년치 멸치를 한꺼번에 산다고 한다. 김사장은 육수에 대해 “전날 미리 찬물에 담가둔 다시마 물을 다음날 새벽에 멸치를 넣고 1시간 반가량 끓인다”고 밝혔다. 이어 “육수에 표고버섯을 담가둔 간장을 넣어 같이 끓인다”고 설명했다. 표고버섯을 넣은 간장 맛은 특유의 감칠맛이 있어 육수에 항상 사용한다고 밝혔다.

쑥국수 전골에 양지를 먼저 넣는 이유는 고기 육수의 깊은 맛을 내기 위함이라고 한다. 육수 못지않게 쑥국수의 반죽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쑥국수에 들어가는 재료는 쑥가루와 계란, 밀가루가 전부다. 쑥가루는 강원도 인제 농협에서 구입한다고 전했다. 김사장은 “반죽에 보존료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하루에 소진되는 양만큼 반죽을 제면한다”면서 “반죽의 숙성도 40분에서 1시간 정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면을 제면할 때 중력분과 강력분을 사용하는데 강력분을 조금 더 넣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사장은 “면에 방부제를 넣지 않기 때문에 쉽게 부서질 우려가 있다”며 “단단한 국수의 식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강력분을 조금 더 넣는다”고 설명했다. 김사장은 “쑥가루가 분말 형태로 들어가 냄새가 진하지 않아 외국 분들도 선호할 정도로 거부감이 없다”고 덧붙였다.

7. 특별한 서비스

이화고려정은 손님이 식사를 할 때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들도록 종업원이 쑥국수를 일인 분씩 덜어준다. 김사장은 “아무래도 기업이 밀집한 곳이니까 손님들이 비즈니스 자리로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이 손님을 모시고 와서 직접 덜어 드시기에는 어수선해지고 대화가 안 되다 보니까 직접 하게됐다”고 전했다. 김사장은 밑반찬에도 특별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직원이 총 12명인데 한 달에 한번 다같이 모여 김치와 깍두기를 담근다고 밝혔다.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것도 원칙이라고 전했다. 김사장의 아들은 "앞으로 가게 운영을 기존에 해왔던 대로 변함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는지

김사장은 가장 좋은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중매인을 두지 않고 새벽 시장에서 재료를 직접 구입한다고 전했다. 김사장은 “채소는 가락시장과 영등포시장에서 구입하고 고기는 마장동에서 구입한다”고 밝혔다. 해산물은 구리 수산물센터에서 다시마와 멸치는 각각 완도산과 여수산을 구입한다고 전했다. 재료 선정의 원칙은 신선함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8. 고객이 전하는 ‘이화고려정’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기자

김사장은 주로 30대에서 50대 사이 손님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직장인들이 먹어보고 가족들을 데리고 온 경우도 많다고 한다. 쑥국수전골을 먹는 손님들의 반응은 “별미다”, “국물맛이 깔끔하다”, “몸보신이 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한다. 식사한 손님 중 한 명은 “음식이 정갈하고 깔끔하다”며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식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