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자동차가 선택재가 아닌 필수재로 자리매김한 시대다. 국내 차량 등록대수는 2000만대를 넘겼고 해마다 180만여대의 신차가 팔려나간다. 대부분 사람들이 운전대를 잡는다.

차를 모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오른쪽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가고, 왼쪽 페달을 밟으면 멈춘다.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만 돌리면 된다.

자동차는 어렵다. 2만개가 넘는 부품이 들어간다. 온갖 전문용어가 난무하고 다양한 배경지식이 요구된다. 카센터라도 한 번 찾는 날이면 ‘멘붕’에 빠지기 일쑤다. 스스로가 ‘호갱’이 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기술이 발달하며 자동차의 수명이 늘었다. 일정 수준 내 차를 스스로 관리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우선 내 차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먼저다. 차에 대해 이해하고 나면, 간단한 정비 요령 등도 터득할 수 있다.

<이코노믹리뷰>는 ‘내 車 사용설명서’라는 기사를 연재한다. 자동차 관련 상식부터 간단한 차량 정비 요령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독자들이 차를 200%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다.

▲ 자료사진 (체어맨 카이저 사륜구동 시스템) / 출처 = 쌍용자동차

다양한 모델의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많은 사람이 똑같은 차종을 선택했던 시절이 지나간 것이다. ‘국민차’라는 이름도 어느덧 그 의미가 희미해졌다. 수입차 시장이 팽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국산차 업체들도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시대다.

내 차도 다르지 않다. 차를 움직이게 해주는 구동축(바퀴)은 네 개지만 이들이 모두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앞에 두 녀석만 일을 하는 차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알 필요가 없는 상식이라고? 눈길·빗길 등에서 당신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다.

자동차의 구동 방식이 바뀌는 것은 흔히 차량의 용도, 파워트레인(동력을 생산·전달하는 부품들)의 배치 등에 따라 바뀐다.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FF방식

‘Front engine Front wheel drive’로 풀어 쓴다. 엔진이 앞에 있고 앞바퀴 구동방식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전륜구동(앞바퀴 굴림) 차량’이라고 이해해도 좋다. 브랜드별로 격차가 있긴 하지만, 승용차의 대부분이 이 형식을 기본을 한다.

앞쪽 보닛을 열었을 때 엔진룸이 있는 장면을 상상하면 쉽다. 엔진이 앞에 있다는 얘기다. 엔진이 앞쪽에 있고, 구동축도 앞쪽에 있기 때문에 변속기 등을 간결하게 배치할 수 있다. 부품 간 구성이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무게, 실내 공간 활용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가격 상승 요인도 적다.

엔진룸 쪽에 대부분 부품들이 몰린 것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중량이 앞쪽으로 지나치게 쏠리기 때문이다. 구동을 위해 힘을 쓰는 곳도 앞바퀴기 때문에, 뒷바퀴에 비해 타이어 마모도 빠르다.

뒷바퀴 굴림 차량보다 눈길이나 언덕길 등에서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구동축이 앞바퀴기 때문에, 눈길 등에서 바퀴가 헛돌 때는 앞쪽 바퀴 아래에 박스 등을 깔고 탈출하면 된다.

FR방식

‘Front engine Rear wheel drive’다. 엔진은 앞에 있는데 뒷바퀴를 구동축으로 활용한다. ‘후륜구동(뒷바퀴 굴림) 차량’으로도 불린다. 뒤쪽으로 동력을 배분하기 위해 중간에 구동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차량이 무거워지고, 가격이 비싸지기도 한다. 실내 공간 확보에도 불리하다.

앞·뒤 무게 배분이 잘 돼 안정적이 주행이 가능하다. 대부분 고급차·스포츠카가 후륜을 기반으로 구동축을 삼는 이유기도 하다. 과거(1970년대 이전)에는 FR 방식이 FF방식보다 주류인 적도 있었다. 앞바퀴가 조타 기능을 하고 뒷바퀴가 구동을 담당해 자연스러운 운전 감각을 느낄 수 있다.

AWD·4WD

사륜구동(네 바퀴 굴림) 방식이다. 네 바퀴에 구동력을 모두 전달할 수 있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미끄러운 길에서도 다른 구동방식보다 효율적이다. 과거에는 험로 등을 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승용차에도 탑재되는 분위기다. 구동축 전달장치가 있어 유지보수에 비용이 많이 들고 연비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이 밖에도 경주차·스포츠카 등에 사용되는 중앙엔진 뒷바퀴 구동방식(MR), 과거 포르쉐 차량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었던 뒷엔진 뒷바퀴 구동방식(RR) 등이 있으나 일상생활에서 접하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