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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인사이드] “귀를 즐겁게” 소닉 브랜딩(Sonic Branding)CF 로고송부터 ASMR까지
▲ 드라마 <보이스> 이미지. 출처= CJ E&M

“듣기만 해도 볼 수 있어. 그 소리, 반드시 잡을 거야”

범행 현장의 소리를 추적해 범인을 잡는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화제가 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OCN의 드라마 <보이스>의 대사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드라마는 소리, 그리고 청각기억력이 가진 힘에 대해 줄곧 이야기한다. 극적 효과를 위해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겠지만 청각은 시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외부 정보를 습득하는 인간의 주요 감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광고 마케팅 영역에서는 소비자들의 청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를 각인시켜 왔다. 소리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소닉 브랜딩’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소닉 브랜딩?

소리는 시각에 비해 전달하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그러나 반복적 노출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 정보는 이미지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비교적 오랫동안 기억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청각의 잔상효과(殘像效果)’라고 한다. 소닉 브랜딩(Sonic Branding)은 ‘소리의’라는 의미의 영단어 ‘Sonic’과 ‘브랜드화 작업’을 뜻하는 ‘Branding’이 합쳐진 단어다. 뜻인 즉, 소리나 음악 등 청각적 요소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소닉 브랜딩의 활용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업 광고에서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특정 의성어 혹은 의태어로 표현된 소리나 멜로디로 표현한 CM송 혹은 드라마의 OST(Original Sound Track)도 가장 전형적인 소닉 브랜딩이다.

소닉 브랜딩의 성공적 적용

각인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이들이 특정 브랜드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기여한 소닉 브랜딩의 성공 사례들은 수없이 많다. 특히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창작된 노래인 CM송은 소비자들의 입을 통해 수시로 흥얼거리게 되어 광고를 통한 제품 홍보 효과와 더불어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 소닉 브랜딩을 활용한 최초의 기업은 제약기업 종근당이다. 종(鐘)을 기업의 심벌로 삼고 있는 종근당은 1961년부터 모든 제품 광고의 마지막에 종소리 효과음을 넣었는데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면서 종소리=종근당 처럼 여겨지고 있다. 참고로 이 소리의 아이디어는 헐리우드 영화 제작사 MGM의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사자의 포효 소리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출처= 동아오츠카

한편 동아오츠카의 음료 제품 ‘포카리스웨트’의 CF 배경음악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약 17년 동안 공개된 모든 CF에 사용됐는데 이 노래는 소비자들에게 마치 제품의 상징처럼 각인됐다. 아울러 드링크 음료 ‘오로나민C’의 광고 속 노래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재미를 선사하며 많은 소비자들에게 회자됐다. 또한 인기 가수와 작곡가들을 동원해 공개하는 드라마의 콘셉트 음원인 OST도 시청자들의 작품 몰입도를 높임과 동시에, 드라마에 대한 강한 여운을 남기는 소닉 브랜딩이다.

한편, 굳이 멜로디로 된 음악적 구성이 아니라도 특정 ‘소리’를 강조한 소닉 브랜딩 사례도 있다. OB맥주의 브랜드 ‘카스’ 광고에서는 병맥주를 개봉할 때 나는 ‘톡’ 소리를 강조해 제품의 광고 카피도 ‘톡 쏘는 맛’의 맥주라는 설명을 덧붙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의 모든 라면 CF에서 연기자가 라면을 먹는 ‘후루룩’ 소리가 유난히 강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일기획의 한 관계자는 “소닉 브랜딩은 구전(口傳) 효과가 크고, 리메이크나 패러디의 소재로 활용되는 등 확산성도 좋다”며 “통신사업체에서는 벨소리나 통화 연결음 등 별도의 비즈니스로 발전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내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ASMR, 소닉 브랜딩의 진화된 형태?

최근 페이스북·유튜브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영상이 있다. 영상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한 사람이 연필을 깎거나 야채를 썰거나 하는 등으로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 영상들의 특징은 ‘소리’에 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극도로 미세한 소리까지 잡아내 선명하게 들려준다.

여기에 반영된 개념이 바로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감각 쾌락반응)이다. ASMR은 오감 혹은 인지적 자극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심리적 안정이나 쾌감 따위의 감각적 경험을 의미한다. 즉, 선명한 소리들을 들으면 뇌가 반응해 마음이 안정된다는 논리인데 사실 이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과는 없다. 그러나 다수의 네티즌들에게서 ASMR로 기분이 좋아졌다거나, 신기한(오르가즘이라 표현될 정도) 경험을 했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마케팅에서도 ASMR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 출처= 풀무원 페이스북

실례로, 국내 식품기업 풀무원은 자사의 생라면 브랜드 ‘자연은 맛있다’의 CF를 ASMR 버전으로 공개했으며 동서식품은 자사의 크래커 브랜드 '리츠' 광고에 ASMR을 적용한 영상을 공개했고 이는 온라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리의 힘

듣는 자극의 힘은 때때로 보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대중음악평론가 성기완은 저서 <소리예술과 매체미학(2013)>을 통해 “음악(소리)은 실체는 없지만 어디선가 듣는 이에게로 다가와 마음의 물결에 파장을 일으키는 하나의 물리적인 현상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보이지는 않지만 내게 ‘와 닿는다’는 의미에서 매우 체험적이고 리얼하다. 스크린(영상)은 저기 서 있는 반면, 소리는 내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인 마케팅에서 ‘소리’는 매우 중요한 활용 수단으로 작용한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점점 다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소닉 브랜딩은 더 다양한, 더 발전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7.02.23  10: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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