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의 스마트홈 시대,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많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역량을 비롯해 센싱 기술부터 클라우드, 가상 및 증간현실을 아우르는 소통의 플랫폼과 사용자 경험의 확장 여부. 비즈니스 모델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시작'은 어디일까? 초연결의 똑똑한 스마트홈을 구성할 수 있는 최초의 불꽃. 컨트롤 타워는 스마트홈 전체의 정체성을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스마트홈이나 TV, 냉장고, 스마트폰 등 다양한 후보군이 있습니다. 심지어 라우터도 가능성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해요.

재미있는 것은 스마트홈 시대의 통신사 역할입니다. NB-IoT와 로라의 싸움 등 원초적인 5G 경쟁은 당연히 이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스마트홈 접근법은 통신사의 미래 가치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통신사들은 제조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네트워크의 강점을 중심으로 동맹군을 끌어 모은다는 것을 전제한 상태에서, 컨트롤 타워의 여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SK텔레콤.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상황에서 영어 대화 기능이 추가될 전망입니다. 22일에는 로봇 경쟁력도 보여줬어요. 유아용 로봇 시제품입니다. MWC 2017에서 정식으로 공개하며 카메라 및 화면이 장착된 헤드부분이 이색적입니다.

외부 개발사의 인공지능 로봇 시제품 2개를 추가로 공개한 점을 보면, SK텔레콤은 외부 생태계 확충에도 관심이 많아 보입니다.

스마트홈 입장에서 보면 누구, 즉 음성인식 스피커가 컨트롤 타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스마트홈을 짜며 외부 제조 동맹군을 모아 누구로 서비스의 집중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구글의 구글홈과 아마존의 에코와 비슷한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물론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와 같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없지만. 누구는 IBM 왓슨 기반입니다. SK C&C는 IBM 왓슨의 국내 리셀러로 활동하기도 하죠.

▲ 출처=SKT

정리하자면 SK텔레콤은 기존 ICT 기업의 방식을 충실하게 따릅니다. 자체적인 인공지능 기술력은 없지만 패러다임 자체가 유사합니다. 음성인식 스피커는 자연스럽게 메인으로 부상할 수 있는 여지도 있어요. 기본적으로 음성은 인간의 기본적인 피드백 방식. 생활밀착형에 가장 가까운 수단을 이용합니다.

여기에서 KT도 볼 필요가 있습니다. KT 기가 지니입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붙이더니 요즘 그렇지 않네요.(LTE 당시에도 마케팅으로 신경전을 벌이더니...)

기가 지니는 지난 1월 공개됐습니다. 색상은 ‘블랙’, ‘레드’, ‘화이트’ 3가지며 올레TV 가입자는 기존 셋톱박스를 기가 지니로 교체 가입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비용은 약간 더 들어갑니다.

서비스는 크게 4가지 분야입니다. 올레TV, 지니뮤직 등과 연동되는 미디어 서비스와 일정관리와 일상생활을 돕는 AI 홈 비서 서비스, 각종 홈 IoT 기기를 제어하는 홈 IoT 허브 서비스,  음성 및 영상통화 기능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분류됩니다.

▲ 출처=KT

기가 지니도 스피커가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TV에요. SK텔레콤이 음성인식 스피커에 집중했다면 기가 지니는 IPTV에 역량을 모으는 분위기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허브를 TV로 잡았다는 뜻입니다. "음성에 영상을 더하면 좋다"는 판단입니다.

KT의 진일보한 방식은 두 가지 고려사항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먼저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IPTV가 케이블을 압도하며 유료방송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KT의 올레TV가 IPTV 1위 사업자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미 깔려있는 셋톱박스에 부가 서비스 설치하듯 연결하면 생태게 확장을 빠르게 추구할 수 있습니다. 또 음성과 영상의 시너지를 통해 입체적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KT의 방식은 지나치게 미디어에 집중, 오히려 확장성의 한계에 직면할 리스크도 있습니다. TV라는 패러다임이 붙어버려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최악의 경우 기가 지니가 역사속으로 사라진 '음성 명령 기능이 탑재된 TV 리모컨'의 역사를 밟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LG 유플러스. 최근 실적발표에서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 서비스사업부 중심으로 해당 사업을 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인공지능으로 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어요.

문제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것. LG유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의미있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만 합니다. 경쟁사에 비해 너무 늦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약간 늦었지만 그 만큼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네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LG전자의 행보입니다. CES 2017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가능성을 보여준 상태에서 다양한 생태계 전략을 펼치고 있거든요. SK텔레콤과 KT가 보여주는 비전을 LG전자가 하고 있네요.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 전략이 현재 시장에서 나름 각광을 받는 상황에서 LG전자와의 시너지에도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통신사는 스마트홈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5G의 비전을 잡아내기 위한 '굵직한 존재감'에도 좋고, 실제적인 수익 다각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허브의 위치는 인공지능 기술력으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음성인식 스피커를 중심에 두고 빠른 생태계 구성을, KT는 IPTV 경쟁력을 중심에 둔 TV 방법론으로 풀어가는 중입니다.

LG유플러스는...아직은 조용합니다. 다만 초연결과 인공지능 자체가 스마트홈의 일차적 하위단에 위치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선택지는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IT여담은 취재과정에서 알게된 소소한 현실, 그리고 생각을 모으고 정리하는 자유로운 코너입니다. 기사로 쓰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번은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를 편안하게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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