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가 22일 한국제약협회의 '바이오' 명칭 사용에 반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해 8월 '제약바이오협회'로 명칭을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명칭을 바꾸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두 부처 모두 협회 정관 개정을 승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두 부처는 한국바이오협회 의견 수렴을 진행했고, 당시 바이오협회 측에서는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달 초 식약처 에서는 명칭 변경 정관 개정을 승인한다는 공문을 보냈고, 복지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바이오협회 서정선 회장은 "명칭으로 특정 산업 영역을 점유하려는 시도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방식"이라며 "양 협회가 명칭이 아닌 기능 차별화로 상호보완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해야 할 때다"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도 미국제약협회(PHRMA), 일본제약공업협회(JPMA), 유럽제약산업연협회(EFPIA)등이 제약협회라는 명칭을 사용 중이고 미국바이오협회(Biotechnology Industry Organization·BIO), 일본바이오협회(JBA), 유럽바이오산업연합회(EuropaBio) 등이 바이오 명칭을 사용해 구분 돼 있다"며 "바이오협회가 출범하고 바이오 관련 벤처 육성이라던지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데 같은 명칭을 사용한다면 피해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 볼 때도 두 기관의 정체성을 판단하는데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제약이 바이오보다 좀 더 큰 개념으로 케미컬과 바이오 모두 포함할 수 있는데 굳이 바이오라는 단어를 쓸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바이오 시장을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명칭 변경의 취지는 협회 간 갈등을 유발하려던 것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달라는 회원사 요청이 있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200개 회원사 중 25%에 해당하는 50여개사가 바이오의약품을 개발·생산 중이다.

그러면서 "최근 셀트리온과 같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인해 '바이오'라는 단어가 이슈가 되긴 했지만, 기존 제약사들이 백신 등을 다뤄오고 있었고 이 부분도 바이오 영역이었다"며 "회원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시대 흐름에 맞게 '바이오' 명칭이 반영돼야 한다는 회원사들의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