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일어났던 흥미로운 사건을 하나를 보도했다. 지역 점포에서 한 가정으로 아기 옷과 침대 등 유아용품 쿠폰을 발송하면서 시작된 일이었다. 이 집엔 고등학생 딸이 있었는데, 출산 관련 제품 쿠폰이 배송되자 이를 본 아버지는 ‘내 딸에게 임신을 부추기는 거냐’며 흥분했고, 항의하기 위해 매장에 직접 방문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며칠 뒤 그 아버지는 딸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부모조차 몰랐던 딸의 임신 소식을 마트 마케팅팀은 어떻게 알아챘을까?

마트의 빅데이터 팀은 고객의 25가지 구매 행태를 분석하면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갑자기 로션을 무향 제품으로 바꾸거나, 평소 사지 않던 미네랄 영양제를 사들이면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임신 추정 고객으로 가려내 관련 할인쿠폰을 보내는 것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면서 자주 인용되는 빅데이터를 통한 마케팅 사례다.

18세기 증기기관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은 2차 전기, 3차 컴퓨터로 변화를 거듭하면서 생산성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사람이 해오던 단순, 반복 업무들은 새로운 동력원 및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자동화돼 왔고, 소품종 대량생산은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에 기반한 생산 효율 증대의 기준이 됐다. 상품 마케팅 광고에서는 모든 회사가 고객의 기호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사실 3차 산업혁명 시대까지는 고객보다는 생산자 측면에서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이냐가 더 중요했다. 전자 및 기계 장치의 제어가 가능한 수준의 표준화와 이를 통한 대량생산으로 유사한 제품을 경쟁사보다 더 저렴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은 기업이 돈을 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지능화(AI)’와 ‘연결’이라는 소프트파워의 도래는 더 이상 생산자 위주의 시대가 아니라 소비자의 시대가 활짝 열릴 것임을 의미한다. 기계가 지능을 갖추면서 복잡한 업무들을 스스로 해내고,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정보에 대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지면서 다품종 적량 생산 시대로의 전환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거대 공장 라인이 아닌 1인 제조업 혹은 소비자가 생산에 관여하는 새로운 생산 형태로도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설계도만 있으면 어떤 제품이든 공장 없이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고, 자율 차량은 고객이 원하는 장소가 어디든 사람의 개입이 전혀 없이 스스로 이동시켜줄 수 있다.

3차 산업혁명까지 우리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올리는 데 집중해왔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는 사람이 개입하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사람의 역할은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고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결국 소통과 연결이다. 소통과 연결의 최적접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만나는 공간으로, 숙박 O2O 업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야놀자는 이러한 4차산업혁명의 변화의 핵심을 온오프라인 영역 모두 ‘공간혁신’이라는 키워드에서 찾고 있다. 온라인의 경우, 고객이 짜여 있는 틀대로 검색을 하게 만드는 현재의 방식이 아니라, AI(인공지능)에 기반한 챗봇과 직접 소통하면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상의 공간혁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 또한 정해진 숙박의 틀을 과감하게 깨면서 새로운 공간혁신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다. 우선 깨끗하고 안전해야 한다는 오프라인 숙박공간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단순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을 넘어 놀이공간으로의 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키를 통해 별도의 카드 키 없이도(Keyless) 객실에 입퇴실할 수 있고, 모바일 컨시어지 기능을 통해 클릭 한 번으로 객실 상태를 조절하거나 원하는 룸서비스도 편리하게 요청할 수 있다.

야놀자는 숙박공간을 통해 고객들이 놀러간 지역 특성에 맞는 로컬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만나고 새롭게 만난 친구들과도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믿음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숙박공간이라는 틀에 고객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개별 고객의 목소리가 소중하게 반영될 수 있는 진정한 공간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