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위키미디어

아이폰8에 지문인식 대신 안면인식이 적용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문인식은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보안 방식이다. 역사가 오래된 방법이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확보돼 있다. 비용도 저렴하다. 다른 사람과 열손가락 지문이 모두 같을 확률은 640억 분의 1이다. 손가락 하나의 지문이 같을 확률은 1000만 분의 1이다.

같은 지문이 존재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보안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2016년 2월 제이슨 차이킨(Jason Chaikin) 보안업체 ‘브이칸시’(Vkansee) 대표는 MWC에서 가짜 지문으로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했다. 맥주병에서 채취한 지문을 이용해 틀을 만든 것. 그는 “본인에게 들키지 않고 지문을 채취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종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문이란게 닳아서 없어질 때도 있고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지문인식도 간편하긴 하지만 손가락을 직접 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면인식이나 홍채인식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인증이 돼 지문인식보다 편하다면서 “보안 문제는 물론 더 많은 사람에게 기술 혜택을 제공하려는 방안을 기업들이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생체보안 안면인식

차세대 생체인식 중 하나로 꼽히는 안면인식은 수십년 전 개발된 기술이다. 오래전 개발됐으나 지문인식보다 보안성이 떨어지고 안면인식률이 낮아 활용되지 않았다.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식 방식이 진보하면서 인식률과 보안성이 높아져 주목받는다. 

예전엔 2차원 사진을 패턴화해 얼굴을 구별했다. 인증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면을 바라봐야 했다. 각도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다른 사람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탐지율도 낮았다. 인식기에 사진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 인증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는 3차원 카메라를 이용, 얼굴 굴곡 및 빛과 각도로 인해 생기는 얼굴 안 그늘을 인식하는 방법이 도입됐다. 얼굴 골격이 변하는 분위를 분석해 신원을 파악한다.

▲ 딥페이스, 출처=모크샤 바르가브(Moksha Bhargav) 유튜브

애플 등 기술기업의 안면인식 연구

IT 전문매체 맥루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칼칼리스트를 인용, 애플이 이스라엘 스타트업 ‘리얼페이스’(RealFace)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리얼페이스는 안면인식 기술에 특화된 보안 및 머신러닝 기업이다. 칼칼리스트는 인수가를 200~300만달러(약 23~34억원)로 추정했다. 자세한 인수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씨넷은 리얼페이스가 2014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이라고 보도했다. 리얼페이스의 첫 애플리케이션(앱)은 ‘파키즈’(Pickeez)였다. 파키즈는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여러 플랫폼을 사용, 가장 잘 나온 사용자의 사진을 선택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 파키즈는 폐쇄됐으며 리얼페이스의 웹사이트도 닫힌 상태다.

리얼페이스는 애플이 인수되기 전까지 100만달러(약 11억5000만원)의 투자를 받았다. 직원 10명의 작은 스타트업으로 중국, 이스라엘, 유럽, 미국에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IT 전문매체 매셔블은 애플이 과거에도 리얼페이스와 비슷한 사진기술 기반 서비스 업체를 인수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해 1월 ‘이모션트’(Emotient)를 인수했다. 이모션트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해 인간의 감정을 읽는 기술을 연구했다.

구글은 2015년 안면인식 기술인 ‘페이스넷’(FaceNet)을 발표했다. 페이스넷은 99.96%의 얼굴인식률을 보였다. 연구원은 1만3000명의 사진을 이용해 실험해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면서 “인공지능 신경망 네트워크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도 안면인식 기술을 연구하는 ‘딥페이스’(DeepFace)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014년 페이스북은 딥페이스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인식률이 97.25%라고 했다. 당시 리 먼슨(Lee Munson) 페이스북 연구원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새 사진을 업로드할 때 이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인식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사용자들이 올린 영상과 사진 속 인물 및 배경을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자동으로 인식, 태그(tag) 없이 친구에게 공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이 사진인식 기술을 통해 이용자 취미 등 정보를 알아내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시 페이스북이 공개한 알고리즘은 ▲이미지의 인식 영역을 분할을 하는 기본 틀이 되는 코드 '딥마스크(DeepMask)' ▲사진 속 물체를 감지하도록 돕는 '샤프마스크(SharpMask)' ▲사진 속 물체를 구별하고 이름을 붙여 주는 '멀티패스넷(MultiPathNet)'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차세대 생체보안으로 홍채인식을 주목하는 움직임도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통해 홍채인식을 선보였다. 당시 홍채인식을 통해 각종 사이트 로그인이나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삼성패스’도 선보였다.

배터리 결함으로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자 갤럭시S8에 홍채인식이 탑재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홍채인식은 홍채패턴이나 망막의 모세혈관 분포를 인식한다. 관련 업계는 앞으로 안면인식과 홍채인식의 대립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