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日 후생노동성, 미쓰비시 UFJ 리서치 앤 컨설팅

새 일자리는 늘어나는데, 근무시간은 그대로

근무시간이 길기로 소문난 일본의 오랜 전통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최근 19일 보도했다.

금년도 춘투 임금 협상에서는, 임금 인상 이외에 초과 근무 시간에 대해 노사가 얼마만큼 타협하느냐가 또 하나의 쟁점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가 공언한 ‘일하는 스타일의 개혁’의 성공 여부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모든 근로자들을 위한 근무 환경 개선을 실천하느냐 에 달려 있다.   

미쓰비시 UFI 리서치 앤 컨설팅(MURC)은 지난 1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면서 일반 근로자들의 긴 근무시간이 다소 완화됐다는 흥미 있는 조사 결과가 들어 있다.

일본에서는 오랜 기간동안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근무시간 간에 상관 관계를 보였다. 경제가 개선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업무량의 증가로 근로자의 근무시간도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경기가 침체되면, 일자리와 근무시간이 함께 감소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지난 2년 간 일자리와 근무시간 간의 이런 관계에 분명한 변화가 나타났다.

일본의 후생 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계절적 영향을 받은 일자리 지원율(하나의 일자리에 지원한 구직자 수의 비율)이 1991년 7월 이후 25년 5개월 만에 최저치인 1.43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새 일자리 창출 수는 2015년 초부터 계속 증가했다.

반면 근로자 1인당 월 평균 근로시간은 2015년 봄부터 계속 169 시간대에 머물다 2016년 4월부터 168시간으로 줄었다.

MURC는 일본의 회사들이 긴 근무시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들이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늘리기 보다는 근로자의 수를 늘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회사들이 추진하는 노력에서 변화의 증거가 확연히 나타난다.

일용품 제조 대기업인 유니참社(Unicharm Corp.)는 지난 1월, 직원들이 퇴근하고 다음 날 다시 출근할 때 지 8시간 이상 일에서 손을 떼게 하고, 밤 10시 이후 초과 근무를 금지하기 위해 1500명의 정규직원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스미토모 미츠이 신탁은행도 근무 교대 사이의 최소한 9시간을 채울 근로자를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오릭스社는 오는 4월부터 5일 연속 유급 휴가를 사용하는 직원들에게 3만엔에서 5만엔까지 지급하는 새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근로자들은 장기 휴가를 보다 쉽게 사용하고 업무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인력이나 자금 등 회사의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기업과 비교해 직원 충원도 불리해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은 직원들의 근무시간 연장에 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도쿄에 있는 직원 10여명의 한 냉난방 유지보수 회사는 초과 근무시간이 직원 1인당 월 80시간 이상을 넘는다. 이 정도면 과로사(過勞死, karoshi)하기에 딱 적당한 수준이다.

이 회사의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직원을 더 뽑을 여유가 없어서, 직원들에게 초과 근무를 요청하지 않고는 일을 마칠 수 없습니다.”

정부가 근무시간 초과에 대한 규제안을 실행하게 되면, 중소기업들에게는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근무시간이 단축돼도 동일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관한 전문기관인 일본 연구소(Japan Research Institute)의 야마다 히사시는 “자본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사업을 축소해야 할 지도 모른다.”며 중소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