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유튜브 키즈채널인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초대 캐리 언니(강혜진)가 떠났다. 당장 캐리 언니에 열광하던 유튜브 키즈들은 난리가 났다. 익숙한 얼굴인 캐리 언니가 떠나고 새로운 캐리 언니가 등장하자 학부모들이 유튜브 채널로 몰려와 강하게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 원조 캐리 언니 강혜진(오른쪽에서 두 번째)씨. 출처=유튜브

캐리소프트가 서비스하는 ‘캐리앤토이즈’는 지난 17일 개편소식을 알리며 캐리 언니의 교체사실을 알렸다. 강혜진 씨가 직접 등장해 “그동안 행복했다”며 “새로운 캐리가 친구들에게 많은 장난감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스튜디오 공개와 캐릭터 소개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잡코리아를 통해 공개된 연기자 모집란을 보면 외국어 사용자 우대란도 보이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며 캐릭터 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고 있다는 말도 나오지만, 계약 기간 만료 등의 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 출처=스크린샷

그렇다면 일반의 반응은 어떨까? 고무적이지 못하다. 지금까지 강혜진 씨가 연기하던 캐리 언니에 익숙한 아이들이 충격을 받았다는 댓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구독자는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원조 캐리 언니가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전했으며 다른 구독자는 “다시는 캐리 언니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1대 케빈(캐리 언니의 파트너)의 교체 후 원조 캐리 언니까지 교체하다니, 실망했다”는 글도 보인다.

캐리소프트는 NHN엔터테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50억원의 투자를 받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MCN 기업이다. 2014년에 설립되었으며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 제공업으로 등록되어 있다. 사원수는 35명 수준이며 매출액은 3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장난감을 소재로 활용해 아이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었으며 20일 현재 142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대형 플레이어다. 강혜진 씨는 초대 캐리 언니를 맡아 2014년부터 함께했다.

업계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명의 크리에이터가 회사를 떠나는 일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추후 크리에이터와 MCN 사업에 있어 시사하는 바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리 언니의 교체는 아이들에게 최순실 사태 만큼의 충격일 것”이라며 “크리에이터를 중심에 두고 사업을 전개하는 MCN 업계는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논하기 전, 지속성에 대한 고민을 먼저해야 한다는 점도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의 역량에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좌우되는 상황에서 ‘산업으로의 MCN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1인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MCN은 친근함과 친숙함을 무기로 사업의 최초불꽃이 튀기에, 변수에 대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1인 크리에이터의 강력한 무기인 친숙함이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양날의 칼이라는 뜻이다.

캐리소프트의 미숙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분이 약간 넘는 영상을 통해 2대 캐리 언니의 등장을 알렸지만 그 배경에 대한 설명과, 소통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캐리소프트는 놀라워하는 구독자들을 위해 동영상 외 별다른 부연설명을 하지 않는 상태다. 물론 동영상만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즉각적 소통의 힘을 강점으로 삼는 MCN 플레이어로서는 낙제점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번 캐리소프트 이슈가 MCN 업계의 새로운 방향성이 될 소지는 충분해 보인다.

캐리 언니로 활동한 강혜진 씨는 자신이 캐리 캐릭터를 고안한 것이 아니라, 캐리소프트가 정교하게 구축한 시스템의 일부다. 캐리라는 캐릭터 자체가 캐리소프트의 대표 딸 이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즉, 캐리 언니는 크리에이터지만 철저한 시스템의 일부로 육성됐다는 뜻이다. 다른 MCN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정리하자면 캐리소프트는 완벽하고 정교하게 구축한 시스템의 일부로 캐리 언니라는 캐릭터를 육성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제2의, 제3의 캐리 언니 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진희 사단법인 MCNA 사무국장은 “키즈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캐리소프트가 뽀미 언니처럼 캐리라는 캐릭터의 연속성을 키울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