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끝에 유치한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힘을 하나로 모아도 아쉬운 이때에 광장은 반으로 갈라져 있다. 거의 내란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국정 농단 사태는 평창올림픽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비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둘러싼 문제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올림픽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비선 실세의 사익을 위해 움직인 정황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 뼈아팠다. 동계올림픽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지고, 1년을 앞두고 열린 여러 행사에서 문제점이 속출한 것도 그 여파라 할 수 있다. 일단 강원도는 물론 강릉, 평창, 정선 등 주요 개최 도시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 한계를 보인 점이 아쉽다. 강릉 위주로 펼쳐진 문화 행사를 보고 있으면 ‘평창올림픽’이란 이름이 무색해질 정도이다. 경제, 평화, 환경, 문화올림픽이 4대 목표라는데 정작 이를 구체화한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창’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한바탕 홍역을 치른 문화체육관광부는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등과 함께 '평창 관광의 밤’을 개최해 올림픽 특화 마케팅의 시동을 걸었다. 이에 앞서 한국관광공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관람하는 외국인 관광객 32만명을 유치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2월 17일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평창 관광의 밤’은 전세계 15개국 올림픽티켓 공식판매대행사(ATR) 관계자와 해외 언론인을 초청해 올해 겨울이 가기 전에 평창동계올림픽의 개최지를 보여주는 유의미한 자리가 되었다. 이튿날에는 평창돔에서 ‘K-드라마 페스타 인 평창’이 열렸다. 이영애부터 엑소까지 신구 한류 스타들이 총동원되어 국정 농단 사태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 이번 행사에 초청된 인사들은 이밖에도 테스트 이벤트(스키점프 대회, 스노보드 월드컵대회, 4대륙 피겨스케이팅 대회) 관람, 평창 및 강릉의 주요 관광지(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 선교장, 오죽헌 등) 방문, 월정사 템플 스테이 등 전통 문화 체험 일정을 두루 소화하고 돌아갔다. 참고로 2월 9일부터 정식 예매가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 관람 티켓은 총 117만장이다. 이 중 국내에 82만장, 해외에 35만장이 배정되어 있다. 해외 티켓 35만장 중 약 18만장은 각국의 올림픽 위원회와 올림픽 공식후원사의 몫이고, 나머지 17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승인한 국가별 1개의 올림픽 티켓 공식판매대행사(ATR)가 판매를 책임진다.

좌고우면하던 ‘국대’ 기업들도 이미 예약한 평창행 기차에 올라타고 있다. 공식 스폰서 및 공식 ‘마스터 라이선스 업체’로 선정된 롯데백화점이 대표 주자다. 특검의 대기업 수사와 면세점 추가 선정 논란 등의 이슈에 가려져 있긴 했지만 롯데백화점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마스터 라이선스 업체로 선정되어 작년 12월부터 남성패션, 여성패션, 잡화, 식품, 리빙 상품군 바이어로 구성된 ‘상품본부 라이선싱팀’을 구성하고 상품 개발 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이에 앞서 롯데백화점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직접 개발한 상품의 일부를 먼저 공개하는 특설 매장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본점 1층 특설 매장에서는 올림픽 엠블럼과 마스코트를 활용한 인형, 문구, 잡화 상품 등 롯데백화점 단독 상품과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에서 만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의류를 직접 볼 수 있다. 동계올림픽과 테스트 이벤트에 500억원 이상을 후원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올림픽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는 롯데지만, 특검과 검찰 수사에서 삼성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변수라면 변수다.

 

▲ 2,018점 한정판 모델인 오메가의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평창 2018 리미티드 에디션. 출처=오메가

차갑게 식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이뿐이 아니다. 공식 타임키퍼로 올림픽 무대의 터줏대감이 된 오메가에서도 한정판 모델을 출시해 힘을 보태고 있다. 오메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바로 그날,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평창 2018 리미티드 에디션 타임피스를 공개했다. 이 시계는 그 흔한 기념품 시계가 아니다. 2018개 한정판인 이 시계는 태극기를 상징하는 선명한 블루와 레드 컬러가 어우러져 의미가 남다를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완성도가 높다.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가 한국에서 처음 열리고,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를 만큼 귀한 동계올림픽의 의미를 담은 기념비적인 시계로 보는 것이 맞다. 보면 볼수록 (요즘 장안의 화제인) 태극기를 참 많이 닮았다. 스테인레스스틸 케이스에 광택이 나는 블루 세라믹 다이얼과 로듐이 도금되고 화이트 수퍼 루미노바 코팅된 인덱스가 잘 어울린다. 하이라이트는 단방향 회전 방지 다이빙 베젤이다. 고무 소재가 결합된 블루 세라믹 링이 적용되었고, 리퀴드 메탈의 다이빙 눈금은 12시부터 15분까지 레드 컬러의 고무로 되어 있다. 3시 방향 날짜 창 바로 오른쪽에는 용두가, 10시 방향에는 헬륨가스 방출 밸브(잠수 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때 압력이 줄면서 시계 내부의 공기가 급격히 팽창해 시계가 파손되는 걸 막는 장치)가 있다. 돔 형태인 시계 전면부에는 긁힘 방지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사용되었다. 물결 패턴의 스크류인 케이스백에는 한정판 넘버와 ‘PyeongChang 2018’ 명칭, 동계올림픽 로고 등이 새겨져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처음 제출한 것이 2003년 7월의 일이니 15년의 긴 기다림이 있었다. 당시에도 국민적 무관심 속에 분루를 삼키며 재수, 삼수를 거쳐야 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평창동계올림픽이 비선 실세들이 누대에 걸쳐 먹을거리가 될 뻔한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우리 앞에 ‘훅’ 다가왔다. 이제 유재석의 말처럼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할 차례다. 광장을 가득 메운 이 열기로 평창동계올릭픽의 주인은 강원도민이자 국민들이라는 것을 증명할 때이다. 이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창’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진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