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동영상 시장이 커지며 국내 양대 포털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네이버TV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TV를 통해 기존 동영상 경쟁력을 하나로 모으는 방법으로 이를 통한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그 방법론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

▲ 출처=네이버TV

“모바일 동영상을 잡아라”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동영상은 중요한 화두로 수렴되고 있다. 통신사의 데이터 요금제 개편과 더불어 사용자 경험의 핵심이 동영상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1인 평균 동영상 시청은 평균 16시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3월 7.3시간에서 무려 119% 증가한 수치다.

사업자별로는 유튜브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월간 이용자수는 2457만명, 총 이용시간은 203억분에 달한다. 뒤를 이어 네이버TV가 월간 이용자수 524만명, 총 이용시간은 5억277만시간을 기록했다.

재미있는 점은 통신사 주도의 판이 커지고 있다는 대목이다. LG유플러스의 비디오 포털은 월간 이용자수 353만명, 총 이용시간은 4억8713만분을 기록했고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는 월간 이용자수 305만명, 총 이용시간 4억3931만분을 기록했다. KT의 올레TV 모바일은 월간 이용자수 121만명, 총 이용시간은 2억2633만분이다.

유튜브가 사실상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네이버TV가 막강한 포털 영향력을 바탕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아래로는 통신3사의 N-스크린 존재감이 뒤를 추격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제로레이팅에 이은 망 중립성 논쟁이 터지면서 통신사 주도의 IPTV 전략이 모바일과 OTT를 빠르게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가능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바로 아프리카TV다. 월간 이용자수 250만명을 기록한 상태에서 총 이용시간은 무려 17억분에 달한다. ‘넘을 수 없는 벽’인 유튜브를 제외하면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 이용시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성장한 아프리카TV가 국내 업체중 압도적인 이용시간을 무기로 나름의 성적을 내는 점은, 향후 모바일 동영상 시장의 방향성에도 의미심장한 인사이트를 남긴다는 후문이다.

여기서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으나,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 1인 크리에이터 중심의 ‘거친 콘텐츠’가 나름의 생명력을 보이는 지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출처=카카오TV

네이버와 카카오의 수단...다르다?

모바일 동영상 시장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네이버와 카카오의 전략적 행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는 통합 네이버TV를 출범하며 완성도 높은 콘텐츠 확보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방송 클립의 제공을 넘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수급하는 방식으로 주제형 카테고리를 구축하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사용자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뉘앙스다.

네이버는 “기존의 네이버 동영상 사용자 경험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라며 “어떤 플랫폼에서도 네이버의 동영상 사용자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TV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하며 플랫폼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방법론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의 비전을 끌어당기겠다는 의도와도 연결된다.

18일 출범한 카카오TV도 일차적 목표는 동일하다. 다음tv팟과 카카오TV의 플랫폼을 합쳐 외연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당면과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TV PC웹과 모바일웹을 넘어 카카오톡에서도 라이브 방송과 VOD 영상을 볼 수 있는 점도 핵심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카카오TV의 라이브 기능이다. 이용자는 카카오톡에서 동영상 채널을 플러스친구로 추가하면 간편하게 해당 채널의 라이브 방송과 업데이트된 영상을 카카오톡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라이브가 시작되면 카카오톡 채팅탭의 채팅방 이름 옆에 ‘LIVE’ 뱃지가 표시되고 이용자는 채팅방에서 바로 라이브 방송을 즐길 수 있다. VOD 영상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받거나 플러스 친구 소식을 통해 바로 확인하고 재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TV PD들은 카카오TV와 연결된 ‘비디오 스테이션’을 통해 동영상들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다. '비디오 스테이션'은 팟플레이어와도 연결되어 라이브 방송 히스토리를 관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콘텐츠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양사의 수단적 방법론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네이버는 브이의 등장으로 셀럽 중심의 모바일 동영상 시장 개척을 추구했던 장면이 네이버TV에도 비슷하게 재연되는 분위기다. 1인 크리에이터의 확장보다 셀럽 중심의 고품질 동영상 콘텐츠를 수급받아 모바일 등 플랫폼 접근성에 중심을 두고 있다.

스몰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으나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시장 접근법은 철저한 B2B적 뉘앙스가 강하다.

네이버는 “우리가 MCN(멀티채널네트워크)과 관련된 사업에 나설 계획은 없다”며 “협력은 타진하지만 콘텐츠 강화와 플랫폼 접근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카카오는 사실상 아프리카TV의 방식과 닮아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라이브의 전략과 비슷한 ‘풀뿌리 이용자 중심의 사용자 경험’을 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일정정도 MCN 트렌드를 체화시켜 MPN(멀티플랫폼네트워크)으로 흐르는 멀티 플랫폼의 특정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되기도 한다. 생활밀착형 O2O 플랫폼을 추구하는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의 강점으로 MCN 후방사업 인프라 지원에 나서는 셈이다. 별도의 결제툴을 제공하는 것도 MCN 영역적 측면에서 이해되기도 한다.

카카오TV에 대도서관, 윰댕, 도티, 잠뜰, 밴쯔, 허팝, 김이브, 디바제시카, 이사배, 조섭, 유준호, 안재억, 소프, 울산큰고래 등 국내 정상급 크리에이터들이 카카오TV PD로 참여하고 박성광, 박영진, 정태호 등 개그맨들이 주축이 된 개라방(개그맨들의 라이브 방송국)도 적을 두는 배경이다.

▲ 출처=픽사베이

확장성에 접근하는 두 가지 행보

네이버와 카카오는 유튜브가 장악한 국내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사와 협력, SMR(스마트미디어랩)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한 바 있다. 유튜브에서 지상파 콘텐츠를 모두 후퇴시키고 이를 포털에 적용하는 방식을 추구하면서, 그 권한은 지상파의 대리인인 SMR이 쥐는 방식이다.

하지만 유튜브의 아성은 여전히 공고하며, SMR 주도의 포털 동영상 콘텐츠 시장은 탄탄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으나 그와 비례해 광고시간 등의 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동영상 시장이 각광받으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ICT 플랫폼 기업의 공세까지 겹친 상황이다.

결국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플랫폼 접근성을 다변화하고 고품질 콘텐츠 확보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목표는 동일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철저하게 셀럽 중심의 고품질 콘텐츠 확보에 치중한다면 카카오는 비슷한 방식을 추구하면서도 아프리카TV와 닮은 1인 크리에이터의 확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