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좌석 증후군‘이란 병이 있을 정도로 이코노미 좌석에 앉아 장거리 비행을 한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좌석이나 퍼스트 좌석을 선택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이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좌석‘은 외국 항공사에서는 약 12년 전부터 도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기존 클래스의 품질을 높이는 하이엔드(최고급) 마케팅 전략과 함께 수익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도입하지 않고 있다. 한국 직항으로 외국항공사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서비스를 시행한지 약 7년이 됐다.

항공사들은 소위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비율)‘가 좋다고 소비자들에게 광고한다. 인터넷에선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대한 광고성 후기와 진짜 이용 후기들로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들은 무엇을 믿어야 할지 의심스럽고 고민이 많다.

얼마나 좌석은 넓어질까?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이코노미석 보다 넓은 좌석이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좌석은 이코노미석보다 얼마나 넓고, 비즈니스보다는 얼마나 좁은 것일까?

항공권 구매 및 좌석 정보 사이트인 시트 구루(Seat guru)에서 얻은 좌석정보로 비교해봤다.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캐세이퍼시픽, 영국항공, 에어캐나다 5개의 항공사를 임의로 선정해 이코노미, 프리미엄 이코노미, 비즈니스 세 클래스의 평균 넓이와 간격을 비교해 보았다.

 

비즈니스와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좌석의 차이는 간격에서 크게 났다. 이는 좌석 배치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루프트한자 이코노미석의 경우 2-4-2 (양쪽 창가에 각각 좌석 2개, 가운데 좌석 4개) 배치된 곳도 있지만 보통 이코노미석은 3-4-3(양쪽 창가에 각각 3개, 가운데 좌석 4개 형태)으로 배치되어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경우 이코노미와 크게 다르지 않은 2-4-2로 배치되어있다. 그에 비해 비즈니스는 2-2-2로 좌석 수가 확 줄어들기 때문에 더 넓은 간격을 확보할 수 있다.

다리를 뻗느냐 뻗지 못하느냐의 문제는 좌석 넓이 보다는 간격이 중요하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간격은 이코노미보다는 약 16cm 넓고, 비즈니스보다는 약 98cm 좁았다. 인터넷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던 신장 178cm 한 남성은 의자에 앉았을 때 앞 좌석과 무릎 사이에 주먹 한 개가 여유 있게 들어간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국 남자의 평균키가 178cm가 안되는 만큼 이보다 더 여유가 있을 듯하다.

가격, 차별화된 서비스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선택하는 중요한 또 하나는 가격이다. 통상적으로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가격 차이는 약 2.5배가 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이코노미석에 평균 30% 정도의 금액을 추가하면 된다. 비즈니스 클래스와 비교해선 약 30~50% 저렴하다.

항공권 가격은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제시할 수 없다. 우선은 노선별, 경유하는 횟수, 시기 등에 따라 정해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다음은 신용카드 할인, 항공권 예약사이트별 이벤트, 항공사별 프로모션 등 다양한 할인 방법 때문이다.

항공사들의 공통적인 이코노미와 차별화된 서비스는 이런 것들이다. ▲수하물: 23kg 2개까지 무료로 가능 ▲ 스카이 프리올리티 서비스(Sky priority service): 전용 게이트로 우선 탑승권, 수화물 우선 처리 ▲좌석: 머리 쪽 높이 조절, 발받침, 폭 넓어진 의자 각도 ▲ 기내식: 2가지 이상의 코스요리 ▲ 어메니티 키트(Amenity kit): 칫솔, 안대, 실내화 제공.

프리미엄 이코노미, 고객 만족도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서비스를 시작하고 외국항공사의 매출은 증가세이다.  루프트 한자는 첫 도입 1년 후인 2015년에 예상보다 높은 판매 이익을 거뒀다. 현재도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에어캐나다 관계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판매가 2015년보다 2016년에 64%나 늘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찾는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영국항공은 현장에서 고객 만족도를 조사했고 프리미엄 이코노미에 대한 승객들의 만족도 높게 나왔다. 또한 기존의 이코노미를 이용했던 승객이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졌다.

인천~파리 구간의 에어프랑스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이용한 한 이용자는 “비즈니스만큼 넓진 않지만 긴 비행 동안 이코노미보다 편하고 저렴하게 편하게 갈 수 있었다”라고 만족했다.

만족하는 승객이 있다면 불만족하는 승객도 있었다. 여행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이용자는 “이코노미는 이코노미 일 뿐입니다”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선택하는 큰 이유는 좌석인데 이코노미와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했다. 부수적인 서비스에만 신경 쓴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