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와인가격이 폭등하면서 와인 소스 펀드(Wine Source Fund)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자본들이 와인 시장으로 몰리는데다 중국의 자본유출 통제로 현금을 둘 곳이 없어진 중국 투자자들이 와인 매수에 몰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주식가격이 고점에 달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와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고급 와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을 때 고급 와인은 위험 회피 투자수단으로 각광받았다고 전했다.

와인과 위스키 등에 투자하는 몰타공화국 소재의 ‘WSF 시카브 Plc(WSF Sicav Plc)’의 와인 소스 펀드(Wine Source Fund)는 2012년 투자에 나선 이후 순자산 가치를 32% 가량 불렸다.

영국 런던에 있는 ‘와인 인베스트먼트 펀드(Wine Investment Fund Ltd, WIF)’의 투자 매니저인 크리스 스미스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거시 경제 상황의 호조와 와인의 제한된 물량, 왕성한 수요 등이 (와인) 시장의 호황을 계속 부추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WIF의 수익률은 17%에 달했다. 스미스는 “대부분 투자자들에게 아직은 와인 가격이 값싸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와인 가격이 낮게 형성된 것은 와인 가격을 반영하는 ‘리벡스 100 와인지수(Liv-ex 100 Benchmark Fine Wine Index)’가 파운드화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파운드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내면서 와인 가격도 덩달아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리벡스 100 와인지수는 지난 14개월 동안 상승세를 이어왔다. 2010년 6월 이래 최장기 상승 기록이다. 리벡스 100 지수는 지난해 25%나 올랐다. 이는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의 상승률 19%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고급 와인시장의 호황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중국인 자본의 유입이다.

중국 와인·양주 수출입협회에 따르면 2016년 1~9월 동안 중국의 와인 수입량은 21% 늘어난 16억6000만 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와인 펀드에도 여러 가지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8년 1억1000만 유로의 규모의 자산을 운영하던 케이먼 군도의 빈티지 와인 펀드는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면서 2013년 문을 닫았다. 1년 뒤에는 룩셈부르크의 노블 크뤼 와인 펀드(Noble Crus Wine Fund) 역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