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국제회계표준(IFRS17) 대비를 위해 생명보험사들이 소비자가 낸 보험료의 일부를 투자해 수익률을 보전하는 변액보험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부채평가 방식이 ‘시가평가’로 변경되면서 부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군을 늘려 체질개선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변액보험의 경우 보험료 전체가 아닌 일부만 투자되는데다 사업비 공제 등을 포함시키면 예상보다 수익이 저조할 수 있어 소비자 스스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생보사 변액보험 자산규모 전년대비 2.2% 증가

최근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생보사 특별계정 변액보험 자산 규모는 97조5317억원으로 전년 동기(95조4460억원)대비 2.2%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생보사는 DGB생명이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11월 기준 변액보험 자산 규모는 7조3329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5987억원) 보다 30.9% 늘었다. 푸르덴셜생명(13.2%)과 현대라이프생명(10.5%), 동부생명(10.3%) 등 역시 10%대의 증가율 보였다.

대형사들의 경우 삼성생명은 27조285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늘었으며, 같은 기간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15조6028억원, 13조7592억원을 기록해 전년 보다 1.4%, 2.2% 뛰었다.

▲ 출처=생명보험협회

이처럼 변액보험 자산이 확대되는 것은 생보사들이 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IFRS17는 부채평가방식 분야에서 현재의 시장가격(시가)으로 평가하는 ‘시가평가 방식’으로 변경된다. 현재 시장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산출하기 때문에 과거 팔았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 에 대한 역마진이 발생하게 된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저축성보험은 대표적인 금리 확정형 상품이기 때문에 많이 팔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반면 변액보험의 경우 보험료를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역마진 우려가 적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비자가 먼저 변액보험을 찾는 경우도 확산되는 추세”라며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IFRS17을 대비하고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보험료의 일부만 펀드 투자…“예상보다 수익률 낮을 수 있다”

다만 변액보험의 경우 소비자들의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만 펀드에 투자된다. 변액보험의 보험료는 크게 ‘기본보험계약금’과 ‘변동보험계약금’, ‘사업비’로 구성돼 있다.

기본보험계약금은 보험이라면 반드시 포함돼야 할 사망보험금이나 보험에서 보장해주는 비용을 적립한다. 반면 변동보험계약금은 투자하는 데 쓰이는 금액이다. ‘사업비’는 보험상품을 관리‧유지‧판매하는데 드는 부대비용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보험료가 전부 투자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변동보험계약금만 투자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적용되는 구간이 예상보다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사업비 공제마저 이뤄지면 수익률 적용범위는 더욱 작아진다.

▲ 변액보험 보험료 구성(출처=이코노믹리뷰DB)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20년간 1억원의 보험료를 납입했다고 하면, 그중 3000만원은 기본보험계약금, 4000만원은 주식형 펀드 투자, 2000만원은 주식, 1000만원은 사업비, 수수료 등으로 투자된다.

소비자들은 1억원 전체가 주식에 투자돼 수익률을 얻는다 생각하지만, 실제로 주식에 투자된 비중은 6000만원이다. 20년동안 평균 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쳐도 1억원에 대한 5%가 아니라 6000만원에 대한 5% 수익이 나타나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변액보험이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여겨졌던 것은 이런 오해에서 비롯됐다”면서 “중도에 해지할 경우 사업비 등의 공제항목 때문에 환급금이 예상보다 낮을수 있어 장기계약 유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시실 활용해 조회 사업비‧펀드수익률 확인 필요”

변액보험 가입을 통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가입 전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변액보험은 보험회사별로 사업비 수준이 다르고, 보험회사의 펀드 운용 및 관리역량에 따라 지급받는 보험금 또는 연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대부분의 변액보험 상품 사업비는 6~14% 가량 책정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업비가 적은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상품 내의 펀드상품과 펀드수익률 확인도 필수다. 변액보험의 구조는 크게 주식형과 채권형 혼합형으로 나뉜다. 주식형의 경우 주식투자의 비중이 높고, 채권형은 채권투자 위주로 진행된다.

주식형은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반면 원금손실의 위험이 크다. 반면 채권투자는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관련 상품의 구성과 수익률을 사전에 점검하고, 가입 이후에도 중간점검을 통해 펀드 구성을 소비자가 직접 바꿔야 한다.

사업비와 변액보험 펀드수익률은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공시실’을 활용하면 조회할 수 있다.

▲ 출처=금융감독원

가입 이후 장기간(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단기간 내 해지할 경우 공제액이 크기 때문에 큰 손실을 볼 수 있음에도 7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며 “기본적으로 장기상품인 만큼 가입 후에는 가급적 10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