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위키미디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정치적 분노가 분출하는 트럼프 시대’를 위해 자신의 플랫폼을 다시 짜고 있다고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긴 편지에서 저커버그는 고립주의의 등장과 글로벌화의 쇠퇴에 대해 한탄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처음 출범했던 2004년만 해도 우리 서로가 보다 연결되는 글로벌 커뮤니티가 전혀 논쟁거리가 아니었다고 썼다.

"그런데 이제는, 글로벌화를 외치는 사람은 뒤쳐지고 글로벌 연결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판을 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글로벌 커뮤니티를 우리가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회의가 들고, 우리 앞에 놓여진 길이 우리를 서로 더 연결하는 길인지 거꾸로 가는 길인지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부터 페이스북과 그가 추구하는 더 넓은 기술 공동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트럼프의 당선은 실리콘 밸리가 그 동안 나머지 미국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보호주의를 강조하고 새 기술보다는 옛 기술을 선호하는 트럼프 정책이 기술 회사들에게는 커다란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 글로벌화 움직임은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이나, 마린 르 펜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 되는 프랑스에서도 거세게 일고 있다.

저커버그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마치 투표권을 박탈당한 것처럼 느끼는 그런 사람들에게 직접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담론을 개선하기 위한 최고의 해결 방안은, 단지 주장이 아니라 전인적 인간으로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이며,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가장 적합한 도구입니다.”

그는 또,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와의 싸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그래서 그것이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비평가들에게도 한 마디 썼다. 그는 가짜 뉴스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가짜 뉴스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법은, 거짓 정보 게재를 금지시키는 것보다는, 사실 확인자들(fact checkers)이 해당 문제의 정확성에 더 많은 논쟁을 제기하는 것처럼, 추가적인 관점이나 정보를 보다 많이 노출 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저커버그가 기업으로서의 페이스북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그의 관심이 더 이상 이 거대 소셜 미디어를 보다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끌고가는 것에 있지 않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의 모든 주를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는 이 젊은 CEO의 새해 결심이 그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추측을 낳게 했지만, 그는 이를 부인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일종의 면책 조항 같은) 말로 글을 마치면서 공동체를 안심시켰다.

"페이스북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배우고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 글로벌 공동체를 이룩해 내기위해 적어도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